- 시리즈입니다. 에피소드 6개에 편당 40여분 정도 되구요. 2016년에 나온 게 아직 후속이 없으니 이게 완결이겠죠. 장르는 코믹 호러, 스포일러는 없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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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대여점 비디오 표지퀄의 포스터 이미지. 첨엔 경악했는데 생각해보니 의도적인 것 같... 지만 너무 리얼해서 문제. ㅋㅋ)



 - 한 여자가 자동차 트렁크에 갇혀 납치됩니다. 외딴 폐공장에 도착해선 납치범들이 트렁크를 열고 가면을 벗는데... 포스터의 주인공들이네요. 심지어 끌려간 여자는 그 중 한 명의 친구입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데!!" 라며 울부짖는 친구에게 "네 안에 들어간 악마를 몰아내줄게!!!"라고 외치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3일 전'으로 점프합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퇴마 능력자들 이야깁니다. 세상엔 인간들 몸에 숨어 살며 남몰래 사악한 짓들을 저지르는 악마들이 있어요. 그리고 어쩌다보니 태어날 때부터 이들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있고 악마들은 당연히 이 능력자들을 싫어하죠. 주인공 중 금발 머리 '에이미'는 평생 자기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살다가 어느 날 드디어 악마에게 공격을 당하고, 운 좋게 하필 그 자리에 있었던 검은 머리 '라켈'에게 도움을 받아 살아납니다. 그렇게 된 김에 콤비 결성은 당연한 수순이겠고. 자잘하게 눈에 띄는 악마 하나 잡으려고 난장 코미디를 벌이는 와중에 이런 시리즈엔 필수적인 거대한(?) 조직의 음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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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렇게 둘이 주인공입니다.)



 - 제목에 트와일라잇을 언급한 건 사실 매우 부정확한 드립입니다. 그냥 신비의 존재들, 혈통의 비밀, 인류 멸망의 음모를 꾸미는 초자연적 존재들에 소리소문 없이 맞서서 아무도 모르게 지구를 구하는 주인공들에다가 우정, 연애 같은 게 주된 떡밥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인데 그 비슷한 게 딱 떠오르는 게 없어서 적어봤어요. ㅋㅋ


 그래서... 위에 언급한 대략 저런 이야기입니다만. 동시에 아주 영국 드라마다워요. 꽃미남 군단 같은 건 당연히 없겠죠. 주인공들은 어려서부터 사회 생활 망했고 친구 몇 제대로 만들어 본 적 없는 루저 캐릭터들이구요. 악의 군단도 전혀 간지 나지 않는 데다가 기본적으로 몸개그를 주로 하는 바보 멍청이들입니다. 더욱 어이 없는 건 이 퇴마사(?)들과 악의 군단의 능력치인데요. '그냥 사람'입니다. ㅋㅋ 악마 들린 사람과 그걸 알아보는 사람. 그걸로 끝이에요. 사정이 그렇다보니 퇴마 방식도 아주 단순하죠. 걍 몽둥이로 죽을 때까지 패면 악마가 입에서 검은 연기가 되어 빠져나오고 그대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참으로 결정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거, 등장 인물들이 하나 같이 다 뚱한 표정으로 다니면서 태연한 표정으로 독한 드립, 과한 섹드립을 칩니다. 영국 코미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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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주로 셋이 함께 다닙니다. 오른쪽 젊은 남자분도 나름 씬스틸러에요. 주인공들 못지 않게 웃겨주고요.)



 - 여기까진 대략 예측 범위 안의 특징이었는데, 의외였던 건 호러와 코미디의 배합이었네요. 당연히 코미디 베이스에 호러가 좀 들어가는 이야기일 걸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요. 의외로 진지한 호러이고 코미디가 양념입니다. 설정도 바보 같고 주인공들도 코믹한데 호러에는 진심이랄까. 이런 장르 특유의 '괴상하고 진지하게 웃기는' 장면들도 자주 나오지만 그보다 그냥 궁서체 호러 장면이 더 많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그게 진짜로 무섭진 않아요. 뭐 설정부터 그렇잖아요. 인간 형상으로 가끔 얼굴만 흉측하게 바꿔가며 아무 능력 없이 그냥 인간의 한계 안에서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악마들, 그리고 갸들을 그냥 물리력으로 때려 잡는 주인공들 이야기니까 아무리 호러 분위기를 깔아도 정말로 무섭긴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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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주인공팀을 풀버전으로 꾸려 보자면 이렇게 넷입니다.)



 - 호러와 함께 드라마 또한 예상보다 강한 편입니다. 유치뽕짝 설정 위에서 굴러가는 이야기이지만 우리 루저 주인공들의 진실된 관계에 대한 갈망 같은 부분들은 꽤 진지하게 다루고 있구요. 그게 호러나 코미디보다 더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그래서 마지막 에피소드 근처쯤 가면 유머가 많이 죽어서 아쉽더라구요. 뭐 대신 주인공들의 애틋한 사연이 나쁘지 않게 묘사되긴 하는데, 비슷하게 가면서도 유머는 계속 살릴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역시 좀 아쉬웠구요.


 다만 불행 중 다행인 부분이라면, 캐릭터들이 좋습니다. 라켈, 에이미 두 주인공 모두 개성 확실하고 둘이 합도 잘 맞구요. 그냥 에이미랑 한 번 하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상황들에 계속해서 스스로 뛰어들어 고생을 자초하는 한심한 남자 제이크도 보다보면 정들고 좋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에서 컴컴한 포스로 제게 인상을 남겼던 토니 커런이 맡은 빌런 대장 캐릭터의 사악한 개그도 재밌구요. 이렇게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잘 짜여져 있어서 그냥 얘들끼리 꽁냥거리며 드립 주고 받는 것들만 봐도 심심하진 않았어요. 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은 부분이 그거라고 느끼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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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돼먹고 사악하게 비틀린 영국 신사 캐릭터 개그는 제겐 언제나 먹히는 치트키 중 하나죠.)



 - 그래서 뭐 대충 정리하자면...

 대애충 여기저기서 빌려다가 짜놓은 호러/판타지 설정을 바탕으로 독한 영국식 개그를 연료 삼아 달리는 루저 인생들 구원담입니다.

 호러 효과나 이야기 자체의 재미에는 기대를 최대한 낮추시는 편이 좋아요. 후반 에피소드로 가면 조금 심심해지는 느낌도 분명히 있었구요.

 다만 영국식 뚱하고 독한 개그 구경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볼만 합니다.

 솔직히 '아주 재밌었다!' 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즐겁게 봤어요. 특히 주역 3인방이 참 귀엽고 웃겨서 좋았습니다. 역시 드라마는 캐릭터빨... ㅋㅋㅋ




 + 결말은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마지막에 떡밥 같은 장면이 살짝 나오긴 하는데 그냥 '시즌 이어갈 일 생기면 얘네들 얘기 좀 더 넣을게' 수준이고 이야기가 미완으로 느껴지게 하지는 않아요. 이게 6년 전 드라마라는 걸 생각하면 참으로 다행인 부분이죠. ㅋㅋㅋ



 ++ 주연 배우들이 맘에 들어서 출연작을 찾아봤는데, 특별한 건 안 나오네요. 에이미 역할 배우가 다운튼 애비에 나오긴 했는데 작은 역이었고,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라켈 역 배우는 여기저기 참 많이 나왔는데 제가 아는 작품이 '애놀라 홈즈' 하나 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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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시즌이 안 나온 게 좀 아깝긴 합니다. 다 떠나서 이 두 캐릭터는 참 보기 좋고 재밌었거든요.



 +++ 근데 다 보고 나서도 어째서 제목이 '크레이지 헤드'인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윗짤 슬레이트에는 크레이지 '페이스'라고 되어 있는데 그 역시 모르겠구요. 제목 짓기가 귀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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