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기묘하고도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슬프네요. 이 영화의 유령은 뭐랄까 강력한 잔류사념이 만들어낸 존재처럼 보여요. 근데 그게 어쩔 수 없는 숙명같이 여겨집니다. 되살아난다는 선택지가 없는 이상 인간은 죽을 때 어떤 경우 미련과 집착을 가지게 될테고 후회를 반복하겠죠. 영화는 이를 유령이란 형태로 표현하고 있고요.
집착과 미련을 살아 생전에 다 풀어야 하는 것.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미학이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만 쓴다면 저는 감독의 의도나 각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걸텐데, 어떻게 형언하기 어려운 시간적 제약이 인생에는 존재한다는 걸 영화는 보여주는 것 같에요. 그와 함께 허무주의도요.
아무튼 올해의 마지막에서 세 번째 영화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고스트 스토리>는 많이 무섭지 않으면 나중에 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