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 관련 인터뷰 중, 요즘 넷플릭스에서 '아웃랜더'를 즐겨 보신다 하더군요. 그래서 주말에 '아웃랜더'를 몇 편 봤습니다. 아웃랜더란 이방인, 외국인이란 뜻인데 stranger나 foreigner라고 쓰지 않고 outlander라고 썼을 때 더 맛이 살아납니다. 영국의 여러 지명에 Land가 들어가 있죠. Scotland, England, Highlands, Island, Lowland, West land 등. 이 땅 (Land) 밖에서 온 사람, 나와 같은 집단에 속하지 않은 인간이란 뜻이겠죠. 


이 TV 시리즈 (원작은 소설)의 이방인은 누구인가? 시즌 1에서는, 스코틀랜드에서 지내야 하는 영국인 클레어가 마치 아웃랜더인 것처럼 그려집니다. 2부에서는 프랑스로 배경을 바꿔 클레어와 남편 제이미까지도 프랑스 입장에서 봤을 때 아웃랜더가 됩니다. 공간적 아웃랜더겠죠. 여자 주인공 클레어는 1948년에서 1746년으로 떨어진 시간 여행자입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는 자신의 시간에 맞지 않은 시대를 사는 인간들이 아웃랜더라고 할 수 있겠죠. 시간적 아웃랜더겠죠. 


하지만 저는 이 시리즈의 진정한 이방인은 사회적 아웃랜더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8세기에서 클레어는 늘 강간, 성추행, 성희롱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스코틀랜드 하이랜더들이나 영국 군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보호해 주려고 할 때에도 그렇습니다. 신사도(gentlemanship)라는 문화 (informal institution)이 그들의 행동을 어느 정도 통제하긴 합니다. 그러나 클레어가 그들과 동등하게 말하려는 순간, 신사들의 얼굴에서 웃음은 사라지고 야수들이 이를 드러내죠. 


2. 시민단체 '공동행동'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왜 하죠? 우리는 성평등에 투표한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는데, 선관위가 이를 선거법 위반이라며 불허했습니다. 근거는 공직선거법 제 90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라는군요. 다음은 자세한 기사. 링크 


이에 따르면 선관위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임기 만료 선거와 달리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반 선거인이 선거 실시 사유를 잘 알고 있는 게 이번 보궐선거의 특수성”이라고 밝혔다. '보궐선거를 왜 하냐'는 것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이는 투표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위법이라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3.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질문에 국민의힘 선대위 뉴미디어 본부장인 이준석씨도 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뒤 자살했습니다. 서울/부산 시장 모두 성추문과 관련해서 사임하거나 자살했습니다. 한국사회가 이미 성평등한 나라고, 페미니즘이 필요없는 나라라면, 서울 부산 양쪽에서 남성 시장 둘이 성추문 가해자로 지목되어 사임 혹은 자살하는 일이 있겠습니까. 


이준석씨 입장에서는 시대착오적인 페미니즘이 있고, 시대착오적이지 않은 페미니즘이 있는건지. 아니면 페미니즘 전반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보는 건지 알 수 없군요. 


2020년 기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보면 81.4%가 여성이고 18.6%가 남성입니다. 링크. 어떤 범죄 피해자에 81.4%가 여성이면, 이게 여성 문제라고 생각해야 당연한 것 아닌가요? 오세훈의 공약이 원룸촌 CCTV고 여기서 남녀노소가 다 혜택을 본다는군요. 그럼 원룸촌의 치안 서비스 이용자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링크.  


24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다방의 치안 서비스 안전정보 서비스 이용자의 80%가 여성이며, 서울 관악구 봉천동과 신림동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룸을 구할때 방범창 여부, CCTV 설치, 경찰서와 인접 여부 등 치안과 안전에 대한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다방은 설명했다.


안정정보 서비스는 다방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치안 정보 서비스다. 전국 CCTV, 경찰서, 파출소, 치안센터, 여성안심지킴이집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준다. 안전·치안 시설이 많은 지역일수록 지도에서 녹색, 적은 지역일수록 노란색으로 표시된다.


다방에 따르면, 이용자의 80%는 여성, 20%는 남성으로 나타나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대는 18-24세가 58%, 25-34세가 30% 가량 차지해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주를 이뤘다.


다방 앱 사용자가 안전정보 서비스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지역은 서울에서 일명 `원룸촌`이라 불리는 관악구 봉천동과 신림동이었다. 강북에서는 면목동, 수유동, 경기권에서는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안전·치안 시설을 찾는 사용자가 많았다.


이 안전정보 서비스는 민간업체 다방이 출시한 치안 정보 서비스입니다. 살펴보면, 핵심 이용자가 18세-34세까지의 여성이네요. 지역사회 치안이 좋아지면 마동석이나 서장훈, 밥샵 같은 남자들도 얼마간 이득을 보겠죠. 하지만 원룸촌 치안이 나빠질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게 누구인가요. 부모와 같이 살지 않는, 갓 독립한 젊은 여성이죠. 원룸촌 치안이 좋아질 경우 가장 이득을 보는 게 누구인가요. 젊은 여성이죠. 자기들이 내놓는 특정 정책이 실행되면 가장 크게 수혜를 입을 계층도 모르면서, 정책을 홍보해야 할 뉴미디어 본부장을 하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군요. 정책을 홍보할 때는 정책이 가져올 결과, 함의를 알아야 할 것 아닌가요. 시민단체에서 여성문제 관련한 질의를 한 게 '강요'인가요? 질문을 강요로 느낀다면 무슨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대화를 거부한다면 이른바 뉴미디어는 왜 운용하는 겁니까. 디지털 성범죄 사건 피해자 중 여자가 세자리수, 남자가 두 자리수라는 걸 자기 포스팅에 넣었으면서 숫자 보고 뭐 떠오르는 게 없나요? 여성 피해자 규모가 남성 피해자 숫자보다 열 배 이상 차이가 난단 말입니다.


가장 어이가 없는 건 이준석과 오세훈 후보의 입장이 상치되는데도 뉴미디어 본부장이란 사람이 그걸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오세훈은 그나마 립서비스라도 합니다. 링크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많은 여성 의료인과 간호사, 요양보호사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정과 사회 각 분야에서도 수많은 여성들이 기꺼이 돌봄노동을 감수하며 코로나19 치유와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여전히 성범죄, 무차별적 혐오범죄로 고통받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몰아친 일자리 참사 와중에도 비정규직, 저임금 비율이 높은 여성이 더 직격탄을 맞아 안타깝다


오세훈 후보 본인이 "서울시장이 되면 최우선으로 ‘여성 안심 프로젝트’ (그냥 '안심 프로젝트'가 아니고)를 시행해 CCTV 전면 설치 등 모든 여성이 범죄로부터 자유로운 ‘안심 귀가’, ‘안심 화장실’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는데, 오세훈 캠프의 뉴미디어 본부장은 오세훈 후보자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뭔가요? ("그런데 그게 왜 여성안전 문제입니까?"그게 왜 여성안전 문제인지는 이준석이 오세훈에게 따져야 하지 않을까요? 국민의 힘 내에서 이게 여성 안전 문제인지 안전 문제인지도 정리가 안되었다고 봐야 하나요. 프로젝트 이름은 '여성 안심 프로젝트'지만 우리 속내는 그거 아니야 라고 시그널을 보내려는 건가요. 그러면 유권자는 오세훈의 공약을 믿어야 하나요, 아니면 날 것으로 속내를 드러내는 뉴미디어 본부장의 메시지를 믿어야 하나요?  링크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왜 하는지, 그게 한국사회 양성평등의 현 주소에 대해 말해주는 게 뭔지, 이렇게 여성이 불평등한 취급을 받는 사회에서 서울시 내부 성추행,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 서울시가 조직차원에서 어떻게 성추행 재발을 방지할 것인지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힘 역시 답해야하는 문제입니다. 거기에 대해 답할 수 없으면 오세훈은 10년 동안 공부한 게 없다는 이야기예요. 


박영선 후보가 아무데나 AI를 써먹는다고 이준석씨가 한 마디 했던데, 오세훈 후보 측도 AI 갖다 대기는 마찬가지더군요. 오세훈 추보 측에서는 아이들 건강, 성장관리와 상담을 제공하는 AI기반 성장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더군요. 이 시스템 구축 한다며 또 어떤 업체에서 눈먼 돈을 따먹을지 기대가 됩니다.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육아는요 이미 역사가 오래된 분야라서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습니다. 몇 살 정도 되면 어느 정도 발달하고 키는 얼마고 체중은 얼마나 나간다 이런 내용이 이미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다 AI를 접목해서 성장관리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는 건가요? 하긴 AI도 낮은 단계의 AI가 있어서 (weak AI) 넓게 보면 실내 온도 조절해주는 장치도 AI라고 하긴 하더군요. 


다음은 이준석씨 (국민의힘 선대위 뉴미디어 본부장)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처음 올린 포스팅 내용. 링크. 


답정너에게 답하지 않겠습니다. 

안전, 자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 남녀구분이 필요한게 뭡니까. 

제발 시대착오적인 페미니즘 강요하지 마십시오.

윤미향, 남인순, 고민정

이분들 이미 국민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아래는 4월 1일 포스팅. 링크. 


여성안전문제는 오세훈 후보도 원룸촌 CCTV 설치 및 안전시설 확보등 공약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왜 여성안전 문제입니까? 일반적인 지역사회의 치안을 위한 공약입니다. CCTV가 남녀노소를 가리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자살률은 이미 널리 알려진 통계이지만 2019년 기준 남성이 9730명, 여성이 4069명으로 남성이 2.5배가 높습니다. 

20~30대로 한정해서 보면 

20대에서 남성은 10만명당 21.6명, 여성은 20대에서 16.6명, 

30대에서 남성은 10만명당 33.5명, 여성은 30대에서 20.0명입니다. 

20대 여성 자살율이 20~30대 남여 통틀어서 제일 작습니다. 

수치적 "성평등"을 원하는 거라면 오히려 남성의 자살율을 낮춰야죠. 

그런데 질문이 왜 이렇게 나옵니까? 자살율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서 낮춰야 하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여성가족부의 지원 통계를 보면 10대 남성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건수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고 (16->33) 10대 여성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건수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18->438) 둘다 피해자에게 심각한 상처를 남기는 만큼 서울시장이 아니라 정치권 누구라도 근절해야 합니다. 왜 여성으로 국한해야 하지요? 

위안부 할머니들 돕는다고 홍보하던 사람이 그분들을 이용했습니다 

평생 페미니즘 운동에 몸담았다는 사람이 정작 성폭력 피해자가 나타났을 때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서 조롱했습니다. 

칸막이를 나눠서 갈라치는 사람들의 결과입니다. 

성평등이라고 어설프게 엮었지만 저 질문들은 여성을 따로 떼어 물어볼 질문들이 아닙니다. 그냥 사회 안전에 대한 질문이어야 하고, CCTV는 남녀노소에게 혜택이 가고, 자살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심각한 문제이고 디지털성범죄는 남녀노소 누가 당해도 평생가는 상처입니다. 

수틀리면 "피해호소인" 이라고 공격하는 정당이 AI와 IoT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성 안심 Zone을 만들고 무상 디지털 도어락 준다고 해서 안전하게 느끼십니까? 

"CCTV와 인터넷 연결된 디지털 도어락 및 앱"이 도대체 뭡니까? 박영선 후보 공약낼 때마다 뭔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름은 "성평등"이라고 달아놓고 통계와도 맞지 않는 답변들을 유도하는게 시대착오적 페미니즘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이런 거 다 공약 걸면 뭐합니까. 

서울에서, 부산에서, 충남에서 굉장히 높은 비율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여성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집단인데.

모두모두 투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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