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를 평가했으니 민희진도 평가를 안할 수가 없겠죠.

다시 밝히지만 저는 민희진의 인격적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희진이 얼마나 착하냐 나쁘냐, 말뽄새가 평소에 얼마나 곱냐 하는 것들이 아무 쓰잘데기가 없어요.

지금 이것은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브가, 자본주의적으로 민희진을 평가하라고 배임과 경영권 탈취 건을 꺼내들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결정적인 문제는 같은 잣대로 방시혁과 박지원과 하이브 다른 임원들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카톡 다 포렌식해서 뿌릴 거면, 방시혁이랑 박지원도 똑같은 과정을 밟아야 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죠. 

일방적으로 한 쪽만 지독한 사생활 정보들을 유포하고 그걸 평가해야한다면, 그건 이미 공정한 게임이 아닙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241/0003354134


법원은 또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켰고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색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렵다. 또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하이브 측의 카톡 제출을 인용을 했고 배신적 행위를 모색한다는 것은 인정을 했습니다.

불법적으로 풀려나간 카톡이지만 그 내용들을 보면 민희진이 진지하게 계획을 짰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행위가 아예 없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걸 전제로 민희진을 판단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배임만 아니라고 도덕적 책임을 다 피하갈 수 있겠냐고 한다면, 그건 당연히 아니죠. 

지금도 수많은 업체들이 상도의나 구두로 행한 약속을 파기하고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법에 기대 자기 이익을 추구하니까요.

다만 저는 이 건에 대해 아주 많은 남자들이 지나칠 정도로 하이브 = 방시혁에 이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잡스와 빌 게이츠가 제록스의 기술을 훔쳐서 자기들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건 도덕적 판단을 안하죠.

오래된 일이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아마 이걸 두 거물의 싸움이라고 생각을 해서 흥미롭게만 받아들입니다.

아무도 제록스에 이입을 해서 빌 게이츠 잡스 이 나쁜 새끼들아!! 이렇게 안합니다. 


저는 민희진이 잘했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자본주의적으로 보면 민희진 역시 뉴진스에 오명을 묻게 했고 자신 또한 큰 손실을 볼 뻔 했기 때문에(현재진행형) 되게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봐야죠.

그런데 사람들이 이걸 도덕으로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도덕이라는 게 단순히 동업자나 협업자 간의 도리 이런 거라면 좀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감히 쩐주에게 대든다"는 권력적 의식이에요.

돈 대준 놈이 최고다, 돈 없었으면 어도어고 뉴진스고 아무것도 없었다, 민희진은 월급사장이다, 고용된 사람이면 고분고분 기어라...

엄밀히 말해서 하이브와 어도어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관계도 아닙니다. 

멀티 레이블로서, 하이브가 투자를 했을 뿐이지 투자 받은 창작자나 경영자가 자기 기술을 써서 가치를 창출하게끔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방시혁이 과연 책임을 다했느냐, 하면 당연히 아니라고 해야죠. 

돈을 대줄테니 창작을 해주세요, 라고 해놓고 그 창작을 하는데 계속 방해를 하니까요. 


이런 전후 맥락을 다 따져봐야하는데 그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유난히 안됩니다.

그러니까 하이브를 아예 평가를 안합니다. 오로지 민희진만 평가를 합니다. 

민희진이 직장인도 아닌데 왜 월급쟁이들이 민희진한테 이입함? 이라는 사람들이 정작 시총 2조 규모의 기업 의장한테 이입합니다.


좀 민희진식으로 표현해볼까요. 상대가 X같이 굴면, 나도 X같이 굴고 싶어집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민희진이 하이브 뒤통수를 치고 싶어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쪽을 약속을 깨고, 일을 같이 해아하는데 못하게 하면, 그건 월급쟁이 사이에서도 짜증이 납니다..

이 회사를 경영자로 키워가야 되고 그 기술을 자기가 다 원천개발해서 쓰고 있는데 그것까지 야금야금 훔쳐가면 이건 경영자로서 당연히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는거죠.

원청이 하청 기술 훔쳐가는 건 대한민국 기업들에서 너무 비일비재한 일이라 다들 만성이 되었나 봅니다.

창작이라는 업의 특성과, 기술 카피가 일으키는 판 전체의 가치 하락을 방시혁이나 하이브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민희진의 여론전을 위한 술수이고 계략이었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게 케이팝 팬이나 종사자들이 찐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는 게 또 문제입니다.

이 놈 잘 되면 그거 베껴서 우르르 카피 내놓고 원조부터 후발주자까지 모두 다 질리게 하는 게 창작업에서 과연 맞는 일인가?

대기업이 자사 레이블의 기술을 빼가서 그대로 산업에 쓰는 게 맞는가? 

지나가는 말로 했다지만 밀어내기 이거 괜찮은가? 팬들한테 돈 더 쓰라고 애들 주머니 털어가는 짓 아닌가?

이걸 그냥 민희진이 여론전 수작으로만 벌리려고 했다기에는 그 문제들이 다 심각하고 그 판의 종사자나 소비자들이 정말 문제로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번 사안에서 민희진만 판단하려는 사람들이 자본주의적으로, 냉철하게 문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성 자본가에 이입해서 "건방진 년" 하나를 찍어내고 싶은 남초 커뮤니티 특유의 폐쇄적 권력욕이 되게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정말 강조하고 싶은게... 민희진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면 그 사람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전 이건 뉴진스 팬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민희진이 선하고 뉴진스 맘이고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민희진은 철저하게 미학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자본주의 권력서열이나 대주주도 신경 안쓰고 겁없이 저런 계획을 "사담으로" 떠들었던거죠.

자기가 아름다움을 생산하고 그걸 퍼트리는데 그 작업에 방해가 되면 대주주고 뭐고 그냥 다 치워버리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좀 구태의연하게 말하면 현실적 정치감각이 떨어지고, 포장을 하면 미학적 태도가 삶에 깃들어있는 사람이죠.


저는 민희진을 좋아하고, 이 사람의 결과물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앞으로는 조금 몸을 사리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 또한 세상이 저열하니 비겁하게 적응해라... 라는 주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아무리 억측이고 오해라 할지라도 그걸 굳이 사가면서까지 어떤 불씨를 괜히 던질 이유는 없겠죠.

정치를 안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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