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구경꾼, 빙수)

2018.03.12 04:12

여은성 조회 수:720


 1.나중에 제대로 써 보겠지만...요즘은 남들의 일에 끼어드는 건 자제하고 있어요. 왜냐면 나는 어딜 가도 구경꾼인 걸 잘 아니까요.


 집단은 세 종류의 사람들로 이뤄지죠.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요. 여기서 중요한 건 셋 모두가 이해당사자라는 거예요. 그리고 그들 스스로를 드높일지, 흙탕에 처박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그들 자신의 몫이란 거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못한 구경꾼이 어줍잖게 끼어드는 건 좋지 않아요. 왜냐면 그건 너무 쉽잖아요.


 예를 들어서 내가 지나가는데 체대생들 여러 명이 모여 기합을 주고 있다고 쳐요. 예전에는 그런 걸 보면 한 마디씩 야유하는 걸 좋아했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요. 외부의 구경꾼이라는 언터처블의 입장을 이용해서 쉽게 야유하는 것일 뿐이거든요. 잘 알지도 못하는 그들을 굳이 조롱할 필요도 계몽시킬 필요도 없어요.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병신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냥 내버려 두면 되는 거죠.



 2.요즘 싫어하게 된 두 녀석이 있어요. 배우 정우성과 시인 박진성이요. 나는 '너무 늦게 외치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에 매우 공감하거든요. 악당이 더이상 언터처블이 아니게 되었을 때, 앞장서서 악당의 시체에 매질을 가하는 놈들은 자신의 명성을 위해서 그러는 것 뿐이예요. 나는 어지간하면 수단을 문제삼지 않아요. 하지만 자신의 명성을 드높여 보려고 시체가 된 악당의 죄를 너무 큰 소리로 읊는 건 지나치게 얍삽한 거예요. 내 기준에선.


 얼마간의 분풀이로 그러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끝장이 난 정부나 고은을 그렇게 요란스럽게 때려 보고 싶으면 샌드백이 된 뒤가 아니라 언터처블일 때 했어야죠. 사람들이 샌드백을 때리는 건 샌드백이 미워서가 아니잖아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 때리는 것일 뿐이죠. 샌드백이나 상대하고 있으면서 온갖 폼을 잡으며 너무 요란스럽게 치는 건 꼴불견이예요.



 3.뭘 안들어주면 자살하겠다며 엄포를 놓는 놈들을 종종 보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참 이상했죠. 


 왜냐면 자살이란 건 본인을 위해 하는 거잖아요? 절대 남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고요. 필요에 의해 식사를 하거나 필요에 의해 잠을 자듯이, 필요에 의해 자살을 하는 건데 왜 저걸 가지고 엄포를 놓나 궁금했어요. 그놈이나 그녀가 나에게서 빌려간 돈이 없다면, 그들이 죽어있든 살아있든 전혀 상관이 없는데 말이죠. 친구도 아닌데 말이예요.


 자살을 하겠다고 줄창 예고하는 년놈들에겐 해줄 말이 하나밖에 없어요. 이왕 하는 거, 실패하면 본인도 타인도 괴로울 테니까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준비하라고 말이죠.



 4.휴



 5.꼭 자살을 해야겠다면 자신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한방에 성공을 시켜야 해요. 왜냐면 자살이란 건 신기하게도, 실패하고도 본인의 입지가 강화되는 이상한 일이란 말예요. 얼마나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이예요?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자살하려다 실패한 사람을 금이야 옥이야 떠받들곤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일을 하다가 실패한 사람을 저렇게 잘 대해 주다니. 왜 자살하려다 실패한 사람을 상대로 그런 감정 소모를 주위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거죠?


 자살하다가 팔이나 눈알, 다리 등...영구적인 손실을 입은 채로 살아남으면 정말 자살을 하려고는 한 거라고 알아줄 수 있어요. 한데 자살시도를 해 놓고 아무런 신체적 기능 저하 없이 살아남는 녀석들은 어이가 없어요. 이딴 건 자살시도라고 부르면 안 되죠. '자살쇼'라고 불러야죠.


 그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자살을 해놓고 실패하면, 주위 사람들에게서 많은 좋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거든요. 자살시도를 할 거라면 무조건 성공해야죠.



 6.심심하네요. 생일파티 하고 싶어요. 한데 전에 조언받은 대로 '정상적인 곳'에서 하는 건 겁이 나거든요. 왜냐면 그런 곳들은 아무도 안 와 주면 생일파티를 할 수 없단 말이예요. 예약을 해놨다가 아무도 안 오면 매우 쓸쓸하단 말이죠. 


 하지만 호스티스가 나오는 곳을 예약하면 한명도 안 와 줘도 상관없거든요. 혼자서도 재밌게 생일파티를 할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는 '호스티스가 있으면 혼자가 아닌거잖아.'라고 하겠지만 아니예요. 호스티스들은 rpg게임에 나오는 npc같은 거죠.



 7.뭐 내일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생일파티를 해야 하니 모르겠고...낮에는 샴페인이랑 빙수 먹고 싶어요. 밤에는 생일파티해야 해서 낮술로 먹어야 하니까 6시 이전에 먹을 사람 있으면 쪽지주세요. 장소는 장충동이예요. 내일 도박장에서 재미를 보면 돔페리뇽로제, 재미를 못 보면 모엣샹동로제 먹어요. 여기서의 로제는 초사이어인 로제의 그 로제예요. 이름에 로제가 붙으면 전투력이 올라가는 건 샴페인과 사이어인의 공통점인가봐요.


 열심히 일하고 빙수 먹으러 강북 가고 다시 한강을 건너 밤에 생일파티하면 돌아와서 수면제를 안 먹어도 되겠죠. 수면제가 필요없을 정도로 바쁘게 몰아붙여 보고 싶은데 잘 안 돼요. 다음 주는 비는 시간이 절대 없이 무언가로 다 채워 보는 실험을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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