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로 관심 없을 것 같은 곳에 관심 못 받을 글을 올리고 싶어지는 (왕년에 오덕계 회사 근무자였던) DAIN입니다.

이하의 글에는 언급하는 영상물 타이틀에 대해 작정하고 내용을 까발리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내용을 알고 보시는 게 나을거라 생각합니다.)

일부 스포일러는 드래그해서 선택해야 보이게 글자색을 바꿔놓겠습니다.


아마존프라임 드라마 가면라이더 블랙선 Kamen Rider BLACK SUN


일단 예고편 링크 부터 ㅎㅎㅎ

https://youtu.be/iyDt017Vhfg


원작은 섬나라 만화가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가면라이더 시리즈 중 하나인 '가면라이더 Black'이고, 1987년에 일본에서 '가면라이더 블랙'이란 제목의 TV드라마로 나왔던 작품인데

(1972년부터 쳐서) 가면라이더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으로 리메이크해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OTT로 어제 풀렸습니다.


거의 반철야를 해서 전 10화를 어젯밤새 동안 한큐에 쭉 달렸는데, 일단 한국에서도 아마존 프라임 계정이 있으면 한글 자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자막 번역은 좀 미묘하지만요…. 개조인간을 사이보그로 번역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뉘앙스가 다르다거나, 의미가 좀 어긋난 부분이 제법 보입니다.)


현재도 TV드라마로 계속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가면라이더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아동 프로 취급으로 챔프TV나 애니원등의 대원 계열 케이블 방송채널을 통해 더빙 방송 되고 있는데, 

일단은 아무리 그래도 섬나라 일요일 아침에 수퍼히어로타임 이라고 청소년 작품 트는 시간대를 차지하는 메이저~ 공중파 드라마인 쪽인데, 

이번에 아동대상이 아니라 작정하고 성인용으로 아마존 프라임으로 가면서 정말로 '폭력 수위가 아니라 내용의 수위가 높은' 영역을 가버려서… 

작정하고 저질렀구나~싶어지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일단 딱 잘라 말하면 이 게시판 주인장 듀나 님의 영화 리뷰에도 나온 '스파이의 아내'와 비슷한 부류의 정치적 영상물입니다. 

일본의 전쟁범죄를 까고, 현재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 분위기에 대한 나름의 일침과 반항적인 투쟁적 요소를 어필하고 있지요. 


스포일러=내용 까발림이 되지만 배경 설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2022년 현재로 추정되는 작중 일본에서는 '괴인'이라 불리는 인간과 이런저런 동식물의 특성이 섞인 늑대인간이나 참새인간 뭐 기타 등등 이종족 인간이 일부 섞여서 산지 오래되었습니다. 

수한 인간들이 그런 '괴인'으로 불리는 층을 차별하고 있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현재인 거죠. 

작중에서 내용이 진행되면서 괴인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나오게 되는데, 이런저런 설정 설명을 위해 작품 내용이 2022년의 현재와  50년전 과거인 1972년의 과거를 회상으로 오가며 진행됩니다.


머 결론은 과거 2차대전 때에 일본이 731부대 등에서 벌인 생체실험에 의한 인간개조나 생물병기 연구 부산물이 원초의 괴인~인 것이고, 

제일 처음 성공적으로 완성된 괴인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란 의미로) '창세왕'으로 불리는 중요한 존재가 되어있고, 

이후의 괴인은 창세왕의 몸에서 나온 뭔가를 이식 받고 창세왕의 엑기스를 통해 괴인화되거나, 그 괴인들의 자손들인 모양입니다.

결국 전쟁이 끝나고도 폐기되지 않고 살아남은 괴인들이 인간과 맺어져서 그들의 자손은 괴인으로 태어나고, 

이렇게 현재까지 일본의 인간 사회 속에 괴인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 체로 2022년 현재까지 이어져왔는데, 

막상 현재의 일본 정부는 과거에 일본이 생체실험과 인간 개조로 괴인을 만들었음을 감추고 있으며, 노골적으로 괴인을 차별하는 것을 선동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과거 1972년 무렵(현실에선 원조 '가면라이더'가 방송될 시점)에 일본 적군파 같은 느낌의 괴인 지상의 인권 운동권들이 당시 일본 총리의 손자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모양입니다.

1972년에 납치 사건의 중심에 있던 괴인 동맹 '고르곰'의 주요 인물이던 운동권 괴인이던 코드 네임 '블랙선'과 '셰도우문'이 붙은 네임드 괴인 두 명이 본 작품에서 더블 주인공이고, 

그 들이 2022년에 와서 괴인 중심의 정치집단이 된 '고르곰 당'하고 얽히는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물론 일본 총리는 72년 당시에 고르곰의 멤버에게 괴인 20만명의 표를 모아주면 XX해준다 하는 식으로 회유했었고…)


사실 작중에서 구체적으로 괴인들이 현재의 일본에서 어떻게 차별 받는지에 대해서는 아주 자세하게 그려지지는 않고, 

괴인을 일본에서 쫓아내자~같은 식의 (재일교포를 추방하자 하는 일본 국수주의 시위 비슷한) 시위 같은 거나 나오는 정도이긴 합니다만,

드라마 중에 주요한 조역 한 명을 헤이터 엑스트라들이 린치해서 죽인 다음에 전신주에 매달아 놓는 지경까지 가면, "아 그럴 것 같긴 했지만 정말로 해버렸구나" 싶어지는 부분이죠. 

작중에서 그려지는 분위기는 괴인怪人과 외인外人의 일본어 발음 차이가 거의 없음을 갖고 말장난 하듯이 바꿔서 표현하는 것이나 노골적인 현실속 실제 정치인의 캐리커처 등으로,

실제 일본의 '재일외국인' 같은 타자화나 차별 의식 및 현 정권에서의 평화헌법 폐기 등 여러 정치적 이슈들을 작중에서 성토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 와중에 정치깡패나 이런저런 수작으로 행려나 사회빈곤층을 납치해서 실험이나 뭔가의 재료로 써먹고 하는 등의 정부 레벨의 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한편으론 약한 괴인들을 외국에 팔아넘기는 괴인 옥션 등의 악덕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가상의 일본 속에서, 괴인 출신 남자가 고독하게 차별이 넘치는 사회를 살아가는 이야기인 셈인데…


일단 개조되어 만들어진 초기 괴인이 인간보다는 분명 강하고 오래살 수 있긴 하지만 2차대전 때 기준이 아니라 현재의 발전한 무기들에게 공략될 수 있다는 점과, 

인간과 피가 섞이며 약해진 현재의 2세대 이후의 괴인 아이들은 그리 강하지 않고 일부는 인간에게 당할 만큼 약하다는 점이 이 작품의 차별 정서를 그리는데 분위기 고조에는 맞기도 하고. 

주인공이 설정적으론 본래 강력한 괴인이지만, 괴인의 조직에서 받을 수 있는 '음식'인 헤븐~이란 것을 받지 못한 탓에 노화되어 약체가 된 상황이란 것도 나름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괴인의 음식 관련 설정으로는 또 나름 중요한 부분이 있긴 하고, 괴인을 만드는 '스톤'이라던가 여러가지 설정이 있어서 설명 한번에 이해하기 애매할 수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직접보시고 판단하셨으면 합니다.


일단 대놓고 작품 속의 일본 총리가, 얼마 전에 암살당한 실존 섬나라 정치가 모씨 생각나게 하는 부분도 있고 하는 작품이라, 내용적으로 정치성이 낮을 수는 없습니다.

작중의 고르곰 당 멤버 일부는 타락한 운동권 출신 정치가처럼 그려지고 있고, 실제로 그런 인물상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공통적으로 존재할 겁니다. 

(그러고보니, EBS의 마스코트 캐릭터 펭수가 검찰체험 하는 영상을 찍고 있는 것과, 본작의 정치적 요소 어필을 비교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이것저것 대중없이 적긴 했는데 이 와중에 블랙선이 히어로로 싸우는 장면이 극히 적어서 액션을 기대하시면 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이런저런 설정이나 내용전개가 나름 다크한 일본의 치부를 다루는 부분이기도 해서 흥미롭기도 하고 자극적이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하여튼 굉장히 괴이한 결과물이 나오긴 했습니다. 


정말 한국인 시선에선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미묘한데, 이형의 히어로가 싸우는 액션물이던 예전의 가면라이더 시리즈들을 생각하면 이건 사실 액션이 적어서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시사적인 부분이나 정치적인 강한 주장 부분이라던가 작품 내외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이런 내용을 뽑았다는 자체가, 

지금 극우적인 흐름이 강해진 일본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 자체가 이색적인 상황인거고, 또 이 작품에서 말하는 내용이 DC나 마블 쪽의 신화적이나 미국적인 이야기들과는 다른 섬나라 쪽의 회색 느낌인 거지요. 


자기가 볼 때 조금이라도 유치하다 싶으면 특촬 어쩌고 비유 삼아 저퀄의 대명사로 끌어들인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게시판이라 사실 대놓고 이런 말하기 좀 그런데, (웃음)

눈높이가 이상한 헐리우드 액션 영화 법칙이나 서구적 시선을 버린다면 이건 한번 봐 둬도 손해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우토로 마을 같은 곳을 떠올리게 되는 골목에 모여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죽은 사람 조문으로 한국 과자들 같은 게 놓여있으며 곳곳에 막걸리나 한복 같은 것이 숨어 있는 등,

대놓고 재일한국인 차별에 대한 은유를 던지는 일본산 액션 히어로물 드라마라는 게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겁니다,

 

섬나라 쪽에선 괴기 히어로물이던 원작의 스케일을 줄여버렸다~라던가, 정치적 성향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찬반 양론이고,

소위 2챤넬 같은 막말 사이트 들에서는 까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습니다만. (섬나라 유투버 들 사이에서도 '아동물 가면라이더'에서 못하는 걸 했다는 의견이 웃기긴 합니다만)

하여튼 아마존 프라임 보시는 분이라면 한번 재미 삼아 틀어보시는 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내부의 장기 자랑이라던가 신체 절단이 붙는 액션이 가끔 나오는, 어떤 의미론 혼자 심각한 드라마~이긴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비교 겸 참고 삼아 짧게 적는데, 본작의 구작에 해당하는 1987년판 '가면라이더 블랙'은, 
고르곰이라는 세계정복을 노리는 비밀결사가 고대인을 비밀기술로 개조한 괴인을 이용해 일본을 공격해오고, 
고르곰에서 만들어진 메뚜기 괴인이었던 주인공이 탈출해서 고르곰의 공격에 맞서 혼자서 싸우는 전형적인 변신 히어로물 전개였는데, 
머 사실은 창세왕이 되기 위한 운명의 싸움이 어쩌고 하는 장대한 판타지계 뒷설정이 붙는 작품이긴 하지만, 
일단 아이들이 적당히 무서워 하면서 볼 수 있는 좀 시리어스한 TV드라마 수준에서 정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리메이크격인 본작 '블랙선'에서도 블랙의 주요한 장면이 오마주 되고, 
주인공이 특유의 변신 포즈를 취하면서 변신하는, 변신히어로물 특유의 연출들은 이번 작에서도 구색 삼아 나오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정치적 프로파간다 직전 수위의 물건이 되도록 끝까지 달려버리는 게 나오는 것도 참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머 이렇게 적어도 실제 찾아 보실 분은 적겠지만 어제 한국에서 아마존 프라임 1위까지 올라가긴 했던 모양이라 ㅎㅎㅎ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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