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은 하는데 언제 글이 완성될지는 며느리도 모르구요. ㅋㅋ 2008년에 시작했고 다섯 시즌에 에피소드는 총 62개네요. 결말 스포일러'' 없게 적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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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빠루 쥐어드리면 외계인들 잘 패실 것 같...)



 - 워낙 '나 빼곤 진작에 다 본' 레전설 드라마라 도입부 소개는 필요 없겠고. 그러니까 젊어서 전도유망한 천재급 화학자였던 양반이 개인사정으로 사업을 포기하고 교사로 눌러 앉았는데 전 동업자들은 돈을 박박 긁어 모으며 잘 나가서 배가 아프고. 그래도 내겐 행복한 가정이 있다능! 이라 정신 승리를 해보려 해도 하나 있는 아들은 장애인에 사정상 와이프는 전업주부, 게다가 임신까지 해서 나가는 돈도 나갈 돈도 많아서 쥐꼬리 봉급으로 벅차서 세차장 투잡 뛰는 피곤한 인생... 을 살던 중에 갑작스런 폐암까지 겹쳐서 정신줄을 놓게 되구요. 이 '월터 화이트'란 양반이 결국 동네 약쟁이 양아치 '제시 핑크맨'을 꼬드겨서 뉴멕시코 최고의 히로뽕 제작자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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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군과 백선생의 신나는 모험!!! 같은 걸 기대했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 일단 워낙 명성이 드높은 범죄물이죠. 그래서 전 무의식적으로 이게 되게 리얼하게 미국의 마약 산업(?)을 보여주는 리얼리즘 범죄물일 거라 멋대로 넘겨 짚고 있었어요. 왜 비슷한 급으로 이름 높은 범죄물들이 다 그렇잖아요. '소프라노스' 라든가 '더 와이어' 라든가. 근데... 전혀 아니더라구요? ㅋㅋㅋ 캐릭터들도, 스토리도 극도로 단순화되고 과장된 드라마틱한 이야기였습니다. 캡사이신이 뿜뿜하구요. 특히나 마약 조직과 카르텔 쪽으로 가면 이건 뭐. 대표적으로 카르텔 암살자 콤비 말입니다. 첫 등장 때 참 당황해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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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는 결론을 내리고 편히 봤어요. ㅋㅋㅋ



 - 그렇게 안 현실적이며 가볍지만 또 강렬하게, 몰아치는 위기와 드라마틱한 극복을 포인트 삼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에 진지한 건더기가 들어있긴 합니다. 뭐 무슨 사정과 핑계를 대든 범죄, 특히 마약은 답이 될 수 없고 용서 받을 수도 없다. 이런 것도 있지만 가장 핵심은 대화 좀 하고 살아라 이것들아 우리 하이젠버그, 월터 화이트라는 인물에 대한 캐릭터 스터디였던 것 같아요. 가만 보면 이 드라마에서 그나마 말이 되고 현실적이면서 나름 캐볼만한 내면이 있는 캐릭터들이 죄다 월터와 월터네 가족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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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해!!! 내가 한 일은, 나의 희생은 모두 다, 우리 가족을 위한 거야!!!!! ...를 대략 20회 이상 시전하시는 우리의 가부장 히어로!!)



 - 처음엔 제가 이걸 월터와 제시의 씐나는(?) 버디물 비슷한 걸로 생각을 했거든요. 초반의 코미디가 강한 분위기가 일조를 했고, 또 실제로 이 둘이 꽤 웃겼단 말입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이 둘이, 특히 월터가 자꾸 비호감 짓을 해요.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변명에 진심을 꽉꽉 눌러담아 개정색으로 시전을 하구요. 게다가 평소에도 월터가 제시에게 되게 심한 말을 전혀 안 웃기는 분위기로 난사하는데... 전 그냥 둘이 이러면서 가까워지는 걸 좀 과하게 표현한 줄 알았죠. 월터가 '그냥 원래 그런 놈'이라는 걸 깨닫는데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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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로 보면 카리스마 있어 보이는데 전 여기서 웃었습니다.)


 그러니까 월터는 남성성과 경제력이라는 두 가지 포인트에서 자신도 모르는 열등감을 품고 일생을 살아온 인물입니다. 그리고 자기 연민이 지나쳐서 사실은 본인 외의 그 누구도 진지하게 이해하고 아낄 수가 없는 사람이죠. 그런 것을 스스로도 모르며 잘 눌러두고 살다가 갑작스런 시한부 판정이, 그리고 그로인한 범죄 인생 시작이 그걸 해방시켜 버리는 거고. 그렇게 일생동안 목말랐던 갈증을 채우니 흥이 나서 와이프와 자식들에게까지 폭언을 하며 멋대로 통제하려 드는데 제시 따위야 뭐. ㅋㅋㅋㅋ 버디는 개뿔이었던 거죠.

 뭔가 좀 8090 시절 한국 드라마들 중 '고독한 소시민 가장의 비애'류 스토리에 나옴직한 캐릭터였는데, 등장 작품이 21세기 미쿡 범죄 드라마이다 보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폭주하며 자기 자신을 풍자의 대상으로 만드는 느낌이랄까,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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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닭 맛이 궁금해 죽겠던 게 저 뿐만은 아닐 것...)



 - 그리고 돌이켜 보면 월터의 이런 변화들이 적절한 전조와 복선들, 그리고 결정적인 장면들의 대사와 훌륭한 연기로 드라마 내내 잘 표현되어 있어요. 제가 초반에 헛다리 짚고 이상한 기대를 품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잘 보고 이해했을 텐데요. 뭐 이미 지난 걸 어쩔 수는 없구요. ㅋㅋ 드라마가 오피셜로 월터의 인성을 쓰레기로 못박아주는 게 5시즌 진입 직전, 시즌 4의 마지막 에피 마지막 장면이었다는 걸 보면 저 말고도 낚인 사람들 많았을 거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아 봅니다. ㅋㅋㅋ

 사실 전 시즌 4 막판 전개를 보며 '음? 할 얘기 끝났는데 왜때문에 시즌5에 에피 16개임요?'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지요. 단단히, 제대로 낚인...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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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무식 폭력 마초여야할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스윗 남편에 성실하고 유능한 직장인 + 주위에 두루 따스한 남자! 말버릇만 좀...)



 - 생각해보면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역시 캐릭터들이었네요.

 주인공 캐릭터 둘이나 대충 제시에게 역경만 만들어주는 기능이었던 여친들 캐릭터는 별로였구요. 전 주로 조연들이 좋았어요.

 일단 사울 굿맨. 넘나 노골적으로 작가가 본인 편의를 위해 만든 마술 지팡이 캐릭터였지만 나올 때마다 숨통 틔워주는 개그캐이고 배우도 잘 해줘서 재밌었구요. 제시의 친구들도 전형적인 약쟁이 바보들이지만 뒤로 가니 나름 갸륵한 모습들 보여서 좋았고 '엘 카미노'에서 짧게나마 정점을 찍어주더군요. 악당 프링은 뭐 걍 위협적인 느낌이 잘 살아서 괜찮았고 헥토르 캐릭터도 종만 울려대는 모습이랑 표정 연기가 웃겨서(!) 괜찮았어요. 그리고 뭣보다 행크... 처음엔 걍 무뇌에 비매너 양키 터프남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좋더라구요. 생각보다 유능하고 생각보다 정의롭고 생각보다... 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막바지에 등장하는 제시 플레먼스는 걍 그 날씬하고 앳된 비주얼이 재밌었(?)고, 갸와 엮이는 리디아의 캐릭터는 꽤 재밌었습니다. 극도의 소심함을 특기로 주변 사방에 죽음과 멸망을 뿌리는 아가씨라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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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이 변호사인지 마법사인지... 작가님들이 선 넘으신 캐릭터 사울. ㅋㅋ)



 - 좀 웃기다 못해 좀 지겨웠던 점 하나가요.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 드라마가 '대화'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주요 등장인물들이 싹 다 대화엔 소질이 없는 놈들이고. 월터와 제시는 만나면 서로 자기 말만하며 악다구니만 쓰고요. 월터와 아내는 서로 서로를 배려한다 생각하며 거짓말 아님 맘에 없는 소리만 하며 상황을 계속해서 벼랑과 파국으로 몰죠. 이 드라마에선 그나마 선역을 맡은 극소수의 인물들만이 정상적인 의미의 대화를 시도해요. 그마저도 거의 실패하지만요. 그건 뭐 그런데...


 전화는 좀 받게 하시죠 작가님들.

 이건 뭐 극중에서 나오는 통화 시도의 90%는 실패합니다. ㅋㅋㅋㅋ 이럴 거면 시티폰을 쓰라고 이것들아!! 뭔 핸드폰이 죄다 발신 전용이야. ㅋㅋㅋ

 특히 뭔가 위기 상황이 오면 100% 상대가 전화를 안 받아요. 솔직히 이건 작가님들이 좀 게을렀던 것이 아닌가 의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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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명 제시와 본명 제시의 투 샷)



 - 근데 이게 가만 생각해보면 결말 말이죠.

 이게 과연 주제(?)와 어울리는 결말인가 싶더라구요. 스포일러 피해 애매하게 말하자면, 결국 남성 파워!도 뽐내고 경제력도 써먹으면서 일생 꼴보기 싫었던 사람들에게 살짝  엿도 주고, 그러면서 본인은 다 깨닫고 성숙해진 기분을 만끽... 그런 느낌이라서요. ㅋㅋ 뭐 아무리 개차반이라도 결국 주인공이니 이 정도 예우를 잘못이라 생각하진 않는데. 그래도 뭔가 애매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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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마블 제시카 존스는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모락모락...)



 - 떠오르는 말은 끝이 없지만 제 오른손이 힘들어해서 이쯤에서 마무리 합니다. ㅋㅋ

 뭐랄까...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아주 컬러풀한 드라마였습니다. 비주얼도, 캐릭터도, 사건 전개도 다 참 강렬한 느낌.

 쉴 새 없이 새로운 위기를 던져주며 기발한 극복 장면들로 시청자들 멱살잡아 끌고 가는 전개도 아주 강력했구요.

 뭣보다도 그 중심에 선 월터 화이트의 그 유니크 & 독보적인 캐릭터와 담당 배우의 연기가 기억에 남아요.

 솔직히 '소프라노스'나 '더 와이어'가 더 잘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만. 월터 이 양반의 존재감 하나는 그 작품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았어요. 오래 기억에 남을 듯.

 네, 그렇게 재밌게 봤습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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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즐거웠어요!!)




 + 근데 이 드라마 인물들 헤어 스타일들은 왜...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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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이런 짤이. ㅋㅋㅋㅋ

 주인공 둘이 다 시작할 땐 머리가 있는데 결국 둘 다 대머리가...



 ++ 월터 화이트씨와 제시 핑크맨이 퓨전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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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 그 자체, 월터 핑크맨(...)이 됩니다.



 +++ 사실 '엘 카미노'도 봤어요.

 걍 본편 막판에 너무 허전하게 퇴장해버린 제시 캐릭터 이야기 말끔 맺음 편이더군요.

 이런 건 종영 1~2년 안에 내놨어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대충 봤습니다. 제시 플레먼스가 그동안 외양이 너무 달라져서 내내 그 생각만. ㅋㅋㅋ

 그래도 마지막까지 심하게 무뇌였던 제시를 조금이나마 정상인 만들어준 건 다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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