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작입니다. 장르는 대충 제목에 적은 거랑 비슷하구요.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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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뉴 키즈 온 더 블록이라고 그... 음... 암튼 그 '블록' 의미인 건 맞습니다. 한 블록만 정밀 타격하는 침략 외계인!!)



 - 최초의 여성 닥터님의 형상을 한 여자분께서 어두컴컴한 런던의 가난한 동네 골목길을 걸어갑니다. 그러다 한 무리의 10대 양아치들을 만나 칼로 위협당하고 지갑, 핸드폰, 반지까지 털려요. 그때 갑자기 쾅! 하고 떨어진 무언가 덕에 후다닥 도망치네요.

 양아치 무리의 리더인 '모세'는 그 '쾅!' 때문에 자기가 쫄았던 게 쪽팔려서 그게 뭔지 굳이 확인해보다가 정체 불명의 생명체에게 얼굴에 상처까지 입죠. 무너질대로 무너진 자존심 때문에 막 오기를 부려서 그 생명체를 쫓아가 죽이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고는 그것을 전리품처럼 들고 자랑하고 다니는데... 잠시 후 하늘에서 매우 많은 무언가들이 '쾅!' 하고 떨어져 내려오고. 그것들은 방금 죽인 그 녀석만큼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과연 우리의 양아치들은 자기네 '블록'을, 런던을, 지구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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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희망의 모험 영화 주인공들이 길바닥에서 죄 없는 여성에게 강도질을 시전 중인 모습입니다.)



 - 시작 부분에서 좀 당황했습니다. 전개를 보니 강도 피해 여자분과 가해 양아치들이 공동 주인공일 건 분명한데. 심지어 그 '모세'란 놈이 메인 주인공인 것도 분명한데, 시작을 이렇게 해 버리면 관객 입장에서 이입도 응원도 어렵잖아요? 이런 스타트라면 관객이 만족할만한 엔딩은 둘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양아치들이 결국 괴물들에게 다 찢겨 죽고 여주인공만 살아남는 것. 다른 하나는 가해자놈들이 정말 진심으로 반성하는 걸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 그런데 영화 분위기상 전자는 아닐 것 같고. 그렇다면 남은 건 후자 뿐인데 이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닌 걸로 보이잖아요. 어쩔씨구리!!!

 ...근데 이 얘긴 좀 나중에 마저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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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후 '브로드처치'에 나오고 더 훗날엔 최초의 여성 닥터가 되실 분.)



 - 그러니까 최대한 간단히 말하자면 어린이 모험극의 10대 범죄자 양아치 버전입니다. 외계인의 지구 침략이라는 소재를 이런저런 설정과 핑계를 넣어 비틀어서 그냥 양아치들 나와바리(...)로 배경을 한정짓구요. 현실 영국의 빈민촌 10대들 문제를 결합해서 이야기에 험악 살벌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부여하구요. 거기에 정체불명의 외계 괴물을 풀어 놓으니 애들 영화다운 나이브함 & 황당함과 살벌하게 폭력적인 상황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까칠하게 따지지 않고 그냥 보고 있으면 다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게 되니 성공적인 조합이었던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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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 괴물만 주인공들을 쫓는 건 아닙니다. 이거시 영국 빈민층 청소년의 현실!!! 같은 걸 진지하게 파진 않지만, 소재로 써먹긴 합니다.)



 - 하지만 그 와중에 이야기의 비중은 대략 살벌함 80%, 코믹함 20% 정도 돼요. 포스터 이미지나 설정에서 예상되는 것과 다르게 상당히 진지하고 심각한 이야기입니다. 가볍고 발랄한 영국식 개그 영화를 기대하고 보시면 좀 당황하실 거에요. 사실 제가 그랬거든요. ㅋㅋㅋ 그런데 다 보고 나면 이런 심각함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결국 '모세'의 갱생담 비슷하게 흘러가는데, 그러기 위해선 이 녀석이 진심으로 후회할만한 사건들이 관객들까지 설득할만한 톤으로 전개 되어야 하고 그렇담 피식피식 웃기는 분위기로 가선 힘들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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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멸망 같은 건 애초에 일어날 일이 없는 영화입니다. 무장한 경찰이면 어렵잖게 다 처리할 수 있었을 수준의 괴물이거든요.)



 - 일단 호러와 액션이 생각 외로 괜찮습니다. 이 영화의 우주 괴물은 참 작가 편할대로 만들어 놓은 무책임한 존재입니다만. 그 비주얼이 제법 그럴싸하고 극중에서 꽤 적당하게 위협적이기 때문에 호러 분위기 조성도 좋구요. 폭죽과 야구 방망이 + 일본도(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이용한 액션 장면들도 상당히 괜찮아요. 심지어 가끔은 간지(...)까지 나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막나가는 황당함도 아니고 매우 현실적으로 제약되는 것도 아닌 그 중간 정도에서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잘 짜놨어요. 희생자 머릿수 컨트롤도 딱 적절했다는 느낌. 쓸 데 없이 막 죽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해서 너무 관대하지도 않게. 꽤 적절하게 죽어나가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감도 잘 유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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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들 상태를 생각해서 적당히 리얼리티를 넣어둔 바이크 액션도 생각보다 괜찮았구요.)



 - 배우들 연기도 좋습니다. 조디 휘테커, 존 보예가 투 톱의 연기가 나름 탄탄하게 받쳐주니 다분히 쉽게 처리되는 둘의 화해와 모세의 성장이 뭐... 솔직히 그렇게 확 제대로 납득되진 않습니다만. 그렇게 심각하게 태클 걸 생각까진 안 들 정도로는 납득이 돼요. ㅋㅋㅋ 그리고 이야기상 진짜 주인공인 모세 역의 존 보예가 연기가 특히 괜찮았네요. '스타워즈'로 유명인이 되기 4년 전의 영화입니다만. 이런 단단한 연기를 보여주니 헐리웃에서 데려가 그런 대작에서 역할도 주고 그랬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연기 구경으로 따지자면 스타워즈보다 이 영화가 차라리 낫기도 하구요(...)

 아. 그리고 닉 프로스트도 나와요. 역할은 작고 딱 그냥 닉 프로스트가 아주 편하게 연기할만한 그런 캐릭터라서 별 임팩트는 없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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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폼만 봐도 뭐하는 캐릭터이고 어떤 성격일지 빤히 보이지 않습니까. ㅋㅋㅋㅋ)



 - 단점도 많습니다. 앞서 계속 말했던 도입부의 강도질 장면 때문에 주인공들에게 호감을 주기 힘들고, 그게 끝까지 완전히 깨끗하게 해결은 안 되는 점도 작지 않은 아쉬움이었구요. 또 끊임 없는 위기 상황과 액션으로 대충 땜질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사실 이야기가 그렇게 개연성 있게 매끄럽게 흘러가지도 않구요. 캐릭터들 중 상당수는 일회용입니다. 대략 상황 하나 커버용으로 등장한 후 상황 종료시 그냥 퇴장해버려서 군더더기 같은 느낌도 조금 있구요. 여러모로 아주 깔끔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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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더더기s의 일원들. 생각해보면 꼭 필요한 캐릭터가 아니고. 그래도 어쨌거나 활약하는 장면에선 괜찮고. 이 영화 캐릭터들이 대체로 이렇습니다.)



 - 하지만 뭐 결론을 내자면. 장점 단점 다 따져보고 생각해보면 그래도 장점 쪽이 좀 더 남는 느낌의 영화였네요.

 그러니까 끊임 없이 벌어지는 위기 상황들이 나름 참신하고 개성 있게, 그러면서 기본기도 충실하게 잘 만들어져서 살짝 부실한 중심 이야기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저예산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지만 열심히 머리 굴려서 한정된 공간을 잘 활용 해내는 잔머리도 좋구요. 사실 전혀 관심 없는 배우였던 존 보예가의 무명 시절 좋은 연기를 구경하는 것도 나름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 뭐, 좀 모자란 구석과 나름 괜찮은 구석들이 공존하는 B급 호러, 액션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큰 기대 없이 가볍게 볼 만한 영화 되겠습니다. 




 + 속편이 준비중이군요. 아직도 '준비' 중이니 빨라야 내년에 나온다고 치면 무려 12년만에!! 과연 ㅋㅋ

 그 외에 이 감독님의 대표작으로는 '왕이 될 아이'가 있는데 전 안 봤군요. 그리고 '앤트맨' 1편의 각본도 쓰셨답니다.

 


 ++ 'play xbox'를 'xbox랑 놀든가'라고 번역을 해놨어요. 아마 자막 번역가님께서 엑스박스라는 이름의 게임기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모르셨던 듯. 그러게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를 했어야지. 쯧쯧.



 +++ 극중에서 존 보예가가 맡은 캐릭터의 나이가 15세입니다. 영화를 찍을 당시 실제 나이는 만 18세쯤 됐던 것 같던데. 사실 아무리 봐도 만 18세로도 안 보여요. 그 아래는 말 할 것도 없구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도 노안 드립이 나오고 그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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