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에 나왔답니다. 에피소드 13개에 편당 45분 정도에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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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터 이미지의 웃기는 점. 주인공이 없습니다! 근데 다른 포스터 이미지들에도 주인공은 없습니다. ㅋㅋㅋ)



 - 배경은 2015년 당시 현재입니다... 만. 1995년에서 시작해요. TLC의 '워터폴'이 흐르면서 어떤 대학의 말도 안 되게 럭셔리한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죠. 그리고 여성 사교 클럽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극대화해서 빚어 놓은 듯한 여자애들 몇 명이서 욕조에서 혼자 아기를 낳고 피투성이가 된 친구를 발견합니다만. "이딴 일 때문에 워터폴을 놓칠 순 없어!"라며 춤을 추고 놀다 돌아와보니 애 낳은 친구는 죽었네요. 아 이걸 어째!!! 하다가 현재로.


 1995년에 나왔던 그 대학교에 신입생이 도착합니다. 사랑이 과하게 넘치는 아빠와 함께 왔는데, 어려서 세상을 떠났다는 엄마 때문에 상실감이 큰 젊은이로 자랐나봐요. 그래서 엄마가 다녔던 대학에, 엄마가 속했다는 사교 클럽을 들어가고 싶어서 왔다는 과도하게 열정적인 사연을 안고 그 클럽 가입을 시도합니다만. 그 클럽은 1995년 장면에 나왔던 그 기숙사에 있고, 과도하게 부자에다가 말도 안 되게 성격 더럽고 멍청한 엠마 로버츠와 친구들이 장악하고 있네요. 당연히 주인공은 개무시 당하고, 그래도 어찌저찌 가입을 했더니만 딱 타이밍 좋게 붉은 악마(!) 코스프레를 한 연쇄 살인마가 활동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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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대충 모자쓴 분이 주인공이고 그 옆 분은 '놉'에서 아키라 바이크 놀이 하는 그 분인 것인데요)



 - 그냥 미국 드라마들 중에 재밌는 거 뭐 없을까... 하고 이것저것 검색해 보다가 한참 전에 알게 된 드라마였는데, 당시엔 볼 방법이 없었어요. 근데 며칠 전에 디즈니 플러스를 뒤지며 언제나 하는 '대체 여긴 볼 게 왜 이렇게 없어?'라는 생각을 하던 중에 어라? 이게 언제 부터 있었지!!? 하고 혼자 놀라고는 신나서 봐 버렸죠. 근데... 간단하게 컨셉과 출연진만 알고서 상상하던 거랑 아주 많이 다른 드라마였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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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은 쩌리고 계속 이 분들이 나옵니다. 빌런이 주인공인 드라마라고나 할까요.)



 - 그러니까 전 이게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랑 같은 제작진이란 것도 몰랐어요. 시작하자마자 크레딧에 뜨는 그 찬란한 이름들. 라이언 머피! 브래드 팔척!! 오 마이 갓. ㅋㅋㅋㅋㅋ

 대충 확인해 보니 엠마 로버츠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3에 출연한 게 이 드라마보다 2년 정도 전이니 거기에서 눈도장 찍혀서 다시 출연한 것 같구요. 빌리 라우드는 반대로 이 드라마에 먼저 나온 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멤버로 들어가게 된 거였군요. 덧붙여서 사실상 데뷔작! 배우 얘기 꺼낸 김에 좀 더 말해보자면 보시다시피 제이미 리 커티스도 나오구요. 통통한 바보 왕따(...) 회원 역을 맡은 게 아비게일 브레슬린. 그러니까 '미스 리틀 선샤인'의 그 꼬맹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씩씩한 친구로 나오는 분은 최근에 '놉'에서 동생 역으로 인상을 남긴 키키 파머에요. 여기에 비해 남자 배우들은 인지도가 많이 높은 편들은 아닌데... '탑건: 매버릭'에서 젊은 버전 아이스맨 포지션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글렌 파웰이 탁월하게 골이 빈 갑부집 근육맨으로 나옵니다. 음. 이렇게 적어 놓으니 뭔가 화려해 보이는 것 같은 기분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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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제목 때문에라도 꼭 캐스팅 했어야 했을 이 분.)



 - 근데 뭐 됐고. 대체 이 괴상한 드라마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한참 생각을 했는데요.

 첫 회(이자 파일럿 에피소드)를 보면 코믹한 터치의 슬래셔 드라마 같거든요. 근데 별로 재미는 없구요. 그래도 첫 회를 본 김에 2회를 보다보면 좀 당황하게 됩니다. 갑자기 '무서운 영화'의 드라마 버전이 되어 버려요. 애초에 1, 2화를 함께 공개했다는 정보를 보면 파일럿을 내보낸 다음에 컨셉을 바꾼 건 분명히 아닌데. 암튼 1화와 2화간의 위화감이 꽤 있습니다. 급발진!! 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갑자기 다 포기하고 막 달리는 개그물이... ㅋㅋㅋ


 그리고 그렇게 쭉 보다 보니 대충 이렇게 정리가 되더군요. 그러니까 정말로 '무서운 영화'의 드라마판을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닌 것 같구요. 그냥 주 장르를 코미디로 잡고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막장성을 아예 고삐 풀고 극한까지 밀어 붙이는 작품입니다. 이미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가 격한 막장극이니 이건 코미디로 갈 수밖에 없다... 라는 느낌. 어차피 제작진이 같은데 소재까지 비슷하다 보니 서로 닮은 느낌이 강해요. 다만 그 쪽은 궁서체 진지 드라마인데 이건 막장 코미디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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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어디에 진지함이 있겠습니까. ㅋㅋ)



 - 그래서 이 드라마는 어딘가에 중심 박고 진지하게 평가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개연성? 애시당초 저 멀리 외우주로 던져 버렸습니다. 캐릭터들의 입체성이나 일관성 따위 생각할 필요도 없구요. 나오는 개그들 중 과반이 화장실 개그나 섹드립들인데 드라마 컨셉을 생각하면 이것도 단점이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죠. 심지어 라이언 머피의 인생 모토인 PC함도 이 드라마에선 되게 괴상해집니다. 여전히 PC함에 집착하는 건 맞는데 동시에 또 선 넘는 개그들이 계속 나오고, 거의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들이 여성 혐오 캐릭터인데 그걸 풍자 터치로 다루면서도 또 이입을 시키려고 하고... 그냥 혼돈의 카오스에요. 그래서 가능한 평가라면 그저 '나는 웃겼음/안 웃겼음' 정도가 아닐까 싶구요. 뭐라 진지하게 평하기가 난감. 초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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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캐릭터들도 나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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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그냥 다 멍청이들입니다. ㅋㅋㅋ 그러니 얼른 '매버릭'이나 찍으시졈.)



 - 그런 측면에서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핵심 컨셉으로 잡고 있는 막장 개그 & 전개입니다. 여기에서 뭔가 오묘하게 '배우신 분들'의 숨결이 느껴져요. 그러니까 멀쩡한 사람이 완전히 정신줄을 놓은 사람을 흉내내는 느낌이랄까요. 진정 미친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대략 정신이 아득해지는 코미디 같은 건 기대하지 마세요. 정말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막장 개그들 속에서 진짜로 웃긴다 싶은 건 대체로 멀쩡한 사람이 센스 좋게 넣은 티가 나는 드립들이더라구요.


 또 그렇게 막 나가는 전개가 몇몇 괜찮아 보이는 설정이나 캐릭터들을 그냥 흐지부지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 럭셔리 기숙사를 배경으로 늘 화려하게 차려 입는 예쁜 여자애들이 탐정 놀이를 하는 건 나름 재밌어 보였는데 워낙 이야기가 될대로 되라는 식 전개라 시청자의 추리 의지를 꺾어 놓구요. 또 몇몇 캐릭터들의 관계 맺음이나 변화 같은 건 분명 재미란 게 있었는데 '반전의 반전 거듭!'을 위해 영 하찮게 흘러가버린다거나... 그런 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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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값 하느라 멀쩡한 드라마를 만들 틈도 없이 바쁩니다.)



 - 그럼 이제 장점은 뭐냐. 고 물으신다면!!

 어쨌든 그렇게 무턱대고 런닝 타임 내내 드립을 던져 대다 보니 종종 몇 개씩 얻어 걸립니다. ㅋㅋ 그래도 한 회에 한 두 번 이상씩은 피식피식 웃었던 듯.

 그리고 예쁜 여배우들이 우루루 나와서 럭셔리한 차림으로 패션쇼 하는 '눈요기' 드라마 좋아하신다면 썩 괜찮아요. 그러고보면 라이언 머피 드라마들이 대체로 눈요기는 잘 시켜주는 편이죠.

 우리 엠마 로버츠님께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3'에서 충분히 못 보여줬던 '갑부집 오만방자 Bitch' 캐릭터가 맘에 드셨던 분들이라면 에피소드 13개 내내 배터지게 즐기실 수 있구요. 덧붙여 제이미 리 커티스도 뭐 이 정도면 간만에 비중도 크고, 나름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캐릭터 맡으셨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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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짜리 엠마 로버츠 캐릭터 패션쇼(?)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걸 보시면 되긴 하는데 그걸 원하실 분이 과연...)



 - 그런데 사실은 이게...

 제겐 그냥 엠마 로버츠 쇼였어요. ㅋㅋㅋ 스토리상의 주인공은 분명히 따로 있는데, 그 분은 이 드라마에서 [상대적으로] 정상인 역할을 맡아서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주인공 캐릭터거든요. 네,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둥 스토리와는 별개로 이 드라마는 쭉 그 기숙사의 빌런 사교 모임 '샤넬' 패밀리가 분위기를 압도하며 흘러가고 그들의 보스가 바로 엠마 로버츠입니다. 시종일관 안하무인 일자무식 바보 멍청이에 못돼 x먹은 성품을 뽐내며 등장하는 매 장면마다 의상을 갈아치워가며 패션쇼를 하고 놀랄 일이 생길 때마다 "꺄아아아아아악!!!!" 하고 두 손 모아 비명을 지르는 이 분. 너무 무식하고 말도 안 되게 못 돼서 그냥 웃음만 나오는 이 분. 제게 이 쇼의 재미는 8할이 엠마 로버츠, 1할이 제이미 리 커티스, 나머지 1할 정도가 스토리였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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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익후. 우리 빌런님 사진 한 장도 안 넣을 뻔 했네요. 문자 그대로 'Red Devil'이라 불립니다. 드립은 참겠어요.)



 - 대충 결론 내겠습니다.

 어차피 막장인데 갈 데까지 가 보자! 는 쪽은 이 '스크림 퀸즈',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정신줄은 붙잡고 얘기 들려줬으면 좋겠어... 라는 분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대략 이렇게 정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구요. 사실 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시즌 3 이후로는 거의 진지한 태도로 본 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도 볼만 했습니다. 엠마 로버츠가 계속 나오니까!!!

 작품성. 완성도. 몰입할만한 드라마. 이런 거 원하시는 분은 절대 피하시구요. 제대로 된 호러를 원하셔도 다른 거 보셔야 합니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도 고어로 도배해서 그렇지 하나도 안 무섭잖아요.

 갈 데 까지 가 보자고 작심하고 달리는 막장 전개에 역시 작심하고 펼치는 여배우들 패션쑈. 열심히 선곡해서 넣어 둔 90년대 팝음악들. 그래서 켜놓고 딴 짓 하며 걍 가볍게 낄낄거릴 거리가 필요하다... 뭐 이런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도 합니다만.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 아. 시즌 2까지 나오고 캔슬된 시리즈인데요. 시즌 1의 이야기는 시즌 1에서 완전하게 마무리됩니다. 나오다 마는 드라마 보기 싫으신 분들도 보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시즌 2는 같은 인물들만 재활용한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더라구요. 사실 전 시즌 2도 연달아 달리고 있습니...



 ++ 아무도 관심 없으시겠지만 이런 분도 나오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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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나 그란데요. ㅋㅋ 사실상 거의 카메오 수준입니다. 그냥 '예쁘긴 예쁘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퇴장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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