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스포일러가 의미 있으려나요? 몇 번이나 TV를 통해 감상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감상하니 생경하다고 할까 남다르게 다가오더군요. 가령 후반부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과 앨리스의 대화를 상당히 유의미한 느낌으로 되새김질 하게 되는데 아마도 큰 화면에서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 그점에서 이동진의 해설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나름 좋았던 시간이었던 듯 합니다.


원작소설에서 각색되어 뭉뚱그려 이해하고 있던 부분이 해설로 명쾌하진 않더라도 어느정도 해소되는 그런 시간이었던 듯 합니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만의 해석이라고도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이해하는데에 있어서 관객이 미처 판단하지 못했던 지점들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입체적인 해석이 가능하게끔 하니까요. 대표적인 장면을 뽑으라면 엘파소의 데저트 샌즈 모텔에서 보안관 에드가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살인 현장에 되돌아오는 씬이 있습니다. 이 장면에 대해 이동진 평론가는 에드가 안톤을 쫒지 않고 놓아준 것이라 해석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마지막부분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이에게 주는 100달러 지폐를 두고 지폐에는 피가 묻었기 때문에 아마도 쉬거는 르웰린 모스의 돈가방에서 그 돈을 꺼냈을 것이다 같은 추측도 신박한 해석이라 생각되었어요.


코맥 맥카시+코엔 형제의 세계관을 대변하듯 영화는 비참하고 암울하고 절망적인 세계에서 동이 트는 것을 시작으로 보여줍니다. 악이 활개쳐도 동이 틉니다. 그러나 안톤은 교통사고를 당하며 사라지죠. 돈의 흐름을 따라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 어떠한 비정한 선과 악일지언정 시간 앞에 무너지고 마는 인간의 무력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침이 되었을 때 늙은 노인이 아내(테스 하퍼)에게 자신이 꾼 꿈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부분에서 아직 전의를 꿈으로나마 불태우고 있다는 이동진의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모두 늙어가더라도 마음만큼은 여전히 세상과 맞서 싸우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시간도 없고 기억도 안 나서 다 쓰지는 못하고... 나중에 tving이나 iptv에서 제공되는 라이브톡 영상으로 한 번 쯤 시청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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