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1 19:24
오늘 밤 10시 30분 채널CGV 영화는 <러빙 빈센트>입니다.
화가 반 고흐의 죽음을 파헤쳐가는 애니메이션 영화인데 이 영화의 내용이 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흥미진진합니다.
얼마 전에 이 영화를 작은 규모의 극장에서 봤을 때는 고흐 그림의 붓자국이 움직이는 것 따라 제 눈동자도 움직이는지 좀 어질어질하더군요.
고흐의 그림을 신선하고 독특한 애니메이션으로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하고 갔다가 그 기대를 다 충족시키진 못했는데
TV로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저는 영화 내용을 전혀 모르고 봤는데 예상과 많이 다른, 거의 범죄 추리 영화여서 좀 놀랐죠.
영화 속 그림들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서 한 번 더 보려고 해요. 혹시 이 영화 아직 안 보신 분 계시면 같이 봐요.
2018.10.01 19:31
2018.10.01 21:24
물휴지 님한테서 맨날 도움만 받았는데 제가 정보를 드리는 날도 있군요!!! 기뻐요. ^^
2018.10.01 20:06
2018.10.01 21:34
애니메이션 영화의 목소리 배우까지 아시는 자두맛사탕 님, 존경해요!!! ^^
저는 얼굴 다 나오는 배우 이름도 못 외워서 맨날 까먹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 하고 imdb.com에서 이 영화 캐스트를 들여다 봤는데 한 명도 모르겠네요. ^^
말씀하신 더글라스 부스의 연기나 열심히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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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얼샤 로넌이 있군요.
2018.10.01 21:45
2018.10.01 22:02
Rotoscoping이라는 게 뭔지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에요. ^^
A Scanner Darkly(2006)도 로토스코핑으로 만든 거로군요. 어쩐지 키아누 리브스가 너무 사실적이다 싶었어요.
이 영화 볼 때도 좀 어질어질했는데 로토스코핑으로 만들면 다 그런 건지...
Waking Life(2001)도 로토스코핑으로 만들었네요.
어쩐지 눈이 울렁거려서 끝까지 못 본 영화들은 다 로토스코핑... ;;TOT;;
2018.10.01 20:27
2018.10.01 21:49
저희 동네 OOO 센터에서 상영할 때는 스크린이 별로인지 DVD가 후진 건지 영화 보다가 눈이 이렇게 되었는데
오늘 채널CGV 화질은 좀 좋았으면 좋겠네요. ^^
2018.10.02 00:43
중간에 급하게 답장해야 하는 이메일이 몇 통 와서 영화를 제대로 못 봤네요. ㅠㅠ
영화를 다시 꼼꼼하게 보진 못했지만... 사실 저는 이 영화가 왜 고흐의 그림 스타일을 차용했는지 좀 의아해요.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런 시각적인 스타일이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잘 모르겠거든요.
고흐의 그림 스타일을 영화에서 사용한다면 이 영화의 화자는 고흐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흐의 죽음을 추적하는 그 우체국장의 아들이 아니라...
왜냐하면 고흐의 그림 스타일은 고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드러내는 것이고, 왜 고흐가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았는지, 왜 그렇게 표현해야 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고흐 자신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차라리 이 영화가 고흐의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그의 삶과 예술에 관한 영화였다면 이 영화의
표현 방식과 내용이 융화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은 안 받았을 것 같아요.
내용은 고흐의 죽음을 파헤치는 추리 영화처럼 진행되는데 화면 여기저기에서 번쩍이고 움직이는 부분들은
관객인 저의 시선을 분산시켜서 영화 속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낳더군요.
고흐의 그림에 나왔던 이런 이런 인물들이 영화 속의 이런 이런 사람임을 알려주는 것, 그 이상의 재미나 정보를
주는 것 같지도 않고... 오늘 TV로 보면서는 훨씬 덜했는데 영화 보면서 눈이 좀 피로해서 그랬는지 저는
이런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사용한 목적이 무엇인지,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것과 합치되는 형식이었는지
여전히 의문을 갖게 돼요.
2018.10.02 23:56
전적으로 동감해요. 형식과 내용이 전혀 따로 놀아요. 게다가 내용 자체가 별 게 없긴 하지만.
일단 인상파 자체가 순간의 인상을 이렇게 영속화시킬 수도 있구나 라는 그런 느낌의 회화인데, 고흐의 붓질과 색깔만 차용한 인물들이 역시 어지러운 화풍의 소품과 건물을 배경으로 움직이면서 산문적인 대사를 쳐대는 활동사진으로 옮긴다는 게 무슨 예술적 의미가 있는지 설득력이 전혀 없었어요.
초반의 시각적 경험이 신선하긴 한데 딱 그것 뿐. 장편으로 만드느라 들인 품새만 아깝다.. 라는 느낌밖에 안드는 영화였어요.
2018.10.03 17:16
앗, 저랑 느끼신 게 몹시 비슷해요. ^^
고흐의 그림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와서 보여주는 게 영화의 독창성에 기여하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 스타일은 어디까지나 고흐의 것이지 감독의 것이 아니고, 고흐의 스타일은 정지된 그림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그 역동성과 생생함 때문에 상당한 예술적 감흥을 주는 것이지
이미 움직임이 전제된 애니메이션 화면에서 그런 스타일을 쓴다고 뭔가 더 새로운 예술적 감흥을 주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단지 고흐에 관한 영화라고 고흐 화법을 그대로 가져온 거라면 너무 단순한 적용이라고밖에는...
차라리 고흐의 관점에서 보이는 세상, 고흐의 불안정한 혹은 정신병적 심리 상태로 인해 그에게
인식되었던 세상을 그런 스타일로 표현했다면 왜 그렇게 만들었어야 했는지 필요성은 이해할 수 있겠는데...
어쨌든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신 분이 계셔서 반가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