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는 넷플릭스에서 제 취향이라고 계속 추천하는 걸 무시하고 있다가 (워낙 평이 별로라)

나름 재밌게 본 "비지트"도 최근에 넷플릭스에 떴길래.. 연상작용이 유발한 뽐뿌에 의해서 (...아무말;;;) 약간 충동적으로 봤습니다.

보고 나니.. 역시 안봐도 되었을...ㅎㅎㅎ


"흔적 없는 삶"은 "나중에 봐야지 목록"에 넣어두고 묵히던 여러 영화 중 하나인데, 핸드폰 요금제 때문에 유지되는 시리즈온에서 무료로 봤고.. 시리즈온 화질은 모바일용이라 그런지 별로던데.. 화질이 중요한 영화는 아니라 그냥 봤..

"윈터스본"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걸 목록에 넣어둘 땐 알았는데 그동안 잊어버려서 막상 보다가 "어 윈터스본이랑 분위기 비슷하네?" 그런 뻘생각을...ㅎㅎㅎ



두 영화를 묶어 말하는 이유는.. 이어서 봤다는 것 외에 별로 없지만...

굳이 더 찾는다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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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도 나온 이 배우입니다 허허허

다만 아쉽게도 "올드"에서는.. 토마신 맥켄지 비중이 별로 높지 않고 캐릭터도 별로인데, ...뭐 영화 자체가 별로고 좋은 캐릭터 자체가 없는 영화라..ㅎㅎ

그에 반해 "흔적 없는 삶"에서 연기와 매력을 최고조로 발산합니다..!


각각을 이야기하면..



1. 올드 (Old)

샤말란은 별로 발전이 없는 감독이고 언제부터인지 신작 소식에도 과연..?이라는 회의가 들긴 하지만

그래도 "더 비지트", "Split(23 아이덴티티)" 이후로 그냥 욕심 버리고 본인의 장점만 살리면 괜찮은 장르영화 만드는 내공은 있네.. 하는 (개인적인) 생각은 있습니다.

근데 기껏 회생시켜 "샤말란 유니버스"의 장대한 목표도 계획했다가 망한(?) "글라스"를 보면서는 혹시나가 역시나네 하는 실망도 했죠.


작년에 개봉한 "올드"의 시작은 흥미를 유발하는 샤말란스러운 초자연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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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초자연 현상인가???..는 제목과 포스터가 친절하게..ㅎㅎㅎ)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해변 휴양지에서 매독스, 트랜트 남매와 엄마 아빠 네가족은 휴가를 보내게 되는데 리조트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만 엄마 아빠의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이번 휴가를 마지막으로 갈라설 계획인 듯 하죠.

이 가족에게 리조트 매니저는 아는 사람만 아는 조용한 사유지 해변을 추천하고, 같은 추천을 받은 몇명의 관광객과 함께 버스를 타고 외딴 해변에 가게 됩니다.

해변의 풍경은 듣던대로 훌륭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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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놀이를 하던 아들 트랜트는 젊은 여성의 시신이 물에 떠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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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봐..!!)


이후로 사람들은 일제히 동요하게 되고.. 그 와중에 아이들의 외모가 급격하게 성장합니다.

이러한 이상한 현상에 사람들은 그 해변을 벗어나려고하지만, 해변을 둘러싼 광물 협곡을 지나가려고만 하면 의식을 잃게 됩니다.

30분이 지나면 1년이 늙는 이 무시무시한 해변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 다들 애쓰는 와중에 일행 중 의사라는 "찰스"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다른 사람들을 두렵게 합니다.


원래 샤말란이 막 설정과 디테일 묘사에 공들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설정과 이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보다 보면 논리적으로 안맞는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외모는 늙어가는데 머리카락과 손톱은 그대로인건?..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은 "죽은 세포"라 살아있는 세포가 받는 영향을 동일하게 받지 않을 거라는 추측을 합니다. 근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손톱이 자라는 원리는 죽은 세포인 손톱이 아니라 안쪽의 살아있는 세포가 세포분열을 해서인데?? 라는 생각이 들죠ㅎ

그 외에도 (영화적 허용을 감안하더라도) 논리적인 구멍이 많은 이야기인데, 사실 원작인 그래픽노블을 보면 설정이 꼼꼼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죽음에 대한 우화적인 이야기에 가까워서, 샤말란이 풀어가는 방식과는 많이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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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에 본인을 "죽음"의 메신저라고 하는 해부학 마네킹 스러운 아저씨가 왕을 찾아왔대요..)


그렇다면 차라리 이런 식의 연출보다, 디테일은 보는 사람의 상상에 맡기고 설정이 주는 공포와 긴장감에 주력하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애초에 샤말란이 그런 감독은 아니죠..


결말부엔 샤말란 영화 답게 나름의 반전도 있지만

그게 막 충격적이거나 파격적인 내용은 아니고,

따지고 보면 나름 복선도 있긴 한데

듣고보면 그래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 아이가 어른이 되는 변화와 관련하여 캐스팅은 (당연하겠지만) 최대한 닮은 배우를 하려는 노력이 보이는데,

"유전" 같은 영화에서 깊은 인상을 준 알렉스 울프의 얼굴점이 기준이 되어서!! 동일 캐릭터에게 모두 점을 그려넣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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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아들의 유혹? 껄껄)


종합해보면 제 감상은,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샤말란의 한계를 보여준 밋밋한 연출... 이었습니다.



2. 흔적없는 삶 (Leave No Trace)

데브라 그래닉이 연출한 2018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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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점수 100%!!)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수풀이 우거진 공원 안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윌(벤 포스터)과 탈 톰(토마신 멕켄지)는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면서 버섯 등을 구워먹으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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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의 숲속 보금자리)


주기적으로 남들 눈을 피해 숨는 법 같은 것을 훈련하는 이 부녀가 왜 이렇게 사는지 초반부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

그렇다고 문명과 완전히 단절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니어서 간혹 쇼핑을 하려고 시내 마트로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윌이 생활비를 어떻게 충당하는지도 보여주고, 참전 후에 PTSD를 겪는 전직 병사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 수 있죠.

이런 부녀의 은둔생활이 톰의 실수로 발각이 되고, 잡혀간 부녀는 조사 후에 좀 더 "정상적인 거처와 일자리"를 복지국에 의해 제공받게 됩니다.

새로운 환경에 딸인 톰은 차츰 적응해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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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의 즐거운 한때)


이와 다르게 윌은 불편하고 심란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고, 결국 다시 떠나려고 합니다.


딸 톰은 십대 소녀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떠돌면서 은둔하는 삶을 아버지를 위해 감내할 수밖에 없는데, 토마신 멕켄지는 이 모습을 담담하게 잘 그려냅니다.

아버지 윌이 왜 그렇게 "평범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문명으로부터 멀어지려 애를 쓰는지 자세한 사정을 보여주지 않지만,

벤 포스터의 연기만으로도 견디기 힘든 상처를 가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사람들에게 잡히거나 도움을 받다가도 다시 도망치는 행동을 반복하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이어지면서,

이 십대 소녀의 삶을 응원하게 되고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치게 되는 것도 감독의 전작인 윈터스본에서와 같습니다.

여린 이미지 속에서 강단있는 모습이 스며나오는 토마신 맥켄지의 매력을 데브라 그래닉이 누구보다 잘 끌어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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