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9 10:47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는 제조 자동화가 꽤 되어 있는 회사고 그쪽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동화를 하면 사람이 줄고, 인건비가 절약되니까 이득이겠지? 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래 댓글에서도 썼지만) 자동화의 목적은 품질 균질화 입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품질이 오락가락 하지 않게 하는게 1차적인 목적이것이죠.
물론, 사람은 줄어듭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동급의 생산라인을 비교했을때 자동화되어 있는 라인은 단순업무(아웃소싱) 포함해서 6명이 필요한데, 자동화율이 낮은 라인은 9명이 필요합니다.
와, 인건비가 1/3이나 줄어들었네!
맞는 이야기 입니다.
줄어든 인건비 1/3 만큼 회사 이익이 올라가겠네!
틀린 이야기 입니다.
자동화율이 올라갈수록 그만큼 유지보수 및 개선에 고급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제조업들이 자기네 주력 업무가 아닌 유지보수 업무는 외주를 주죠.
그리고 외주를 주면 인건비 1/3 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대략 생산직 인원 80명 정도 줄어들고, 외주 비용으로 기백억 정도 씁니다. 차라리 자동화 안하고 연봉 1억씩 주면 80억인데..)
조금 시야를 돌려서 핸드폰을 봅니다. 처음에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을 시작하면 아이폰을 쭉 쓰는 경향이 있고, 안드로이드폰을 사면 안드로이드를 쭉 쓰는 경향이 있죠. 왜 그럴까요? OS를 바꾸면 그만큼 유/무형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잘 쓰던 앱을 새로 구매해야 하는 비용, 새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비용 등등..)
제조 자동화도 비슷합니다. 처음 독일 지멘스로 라인을 깔면 그 라인 쓸때까지는 계속 지멘스에 종속됩니다. 내 맘대로 커스터마이징을 못하고 생산 스펙 조금 바꾸려면 지멘스 사람을 불러와야 하지요. 기술자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 불러오는데 2천만원쯤 합니다. 일본쪽은 좀 더 싸서 H모 업체는 기술자 5일 보내주면서 천만원 부르더군요. (그런데 그 기술자도 지멘스나 H사 정직원이 아니라 모기업의 협력사 직원이라는게 함정..) 단순한 유지보수는 국내 업체들을 쓸 수 있는데.. (그럼에도 기백억 들어가죠), 변경/개선은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고 메이커를 불러야 합니다.
요즘 저가 음식점이나 푸드코트, 패스트푸드에서 보이는 무인 주문대를 봅시다.
댓글에도 적었지만 자체 개발해서 쓰는 맥도날드도 제대로 커스터마이징을 못하고 있습니다.
김밥천국에서 무인주문대를 도입했다고 치죠. 가장 기본기능만 쓰고 커스터마이징 안한다고 쳐요.
그런데, 물가가 올라서 김밥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리려면 업체 불러야 할걸요?
요즘 매운게 인기라고 해서 땡초깁밥을 새로 개발했어요. 키오스크에 이거 추가하려면 또 업체 불러서 돈줘야 하고요.
즉, 내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를 개선하거나 변경할때 그게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 무인 주문대의 성능에 종속되버려요.
그냥 단순하게 프랜차이즈에서 하라는대로 하고 받으라는대로 받을게 아닌 독립된 업체는 이 부분에서 많이 손해를 봅니다.(빠르게 적응하고 개선을 못하므로..)
그리고 이런 업체들이 초기 비용을 싸게 하는건, 그쪽에서는 이익을 보려는게 아니라 자기네한테 종속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익은 유지보수비용으로 벌죠.
프린트 싸게 팔고 정품잉크에서 이익 얻는것 처럼요.
무인주문대의 단점은 그외에도 고객의 거부감이라던가 도난 우려, 고장이 났을때 주문 자체가 안되는 점 등등의 문제가 있겠지만..
자동화 장비를 실제로 도입/관리하는 관점에서만 보면.. 임대업체랑 장기계약해서 3년, 5년 써보고 나면 의외로 사람 쓰는 것이랑 비용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라는데 500원 겁니다.
옆동네 *마트에 무인계산대 4대 들여왔던데 직원 2명이 내내 서서 제대로 계산하나 지켜보고 있더군요.
광명에 있는 유명한 가구업체도 무인계산대 4대당 1명씩 직원 배치하면서 지켜보고 있고요.
인건비가 줄은것 처럼 보이지만. 계산 속이고 나가서 보는 손해가 있겠죠.. 어느 쪽이 더 많을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업종에서 무인화, 자동화는 특이점 와서 초AI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비용면에서는 절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이점이 30년대쯤 올 것 같다고 하니.. 20년이 채 안남았네요.
그때는 우리 뭐 먹고 살죠?
2018.08.29 11:00
2018.08.29 11:38
제가 다니는 회사가 SI 인력 인건비를 후려칠대로 후려치는대도 그쪽으로만 수십억씩 나가고 있습니다. 정통부 표준 기술자 인건비 대비해서 50% 이상 후려치길래 놀랐는데 이게 관례라더군요. 공장 자동화쪽만 이렇고 전사 그룹웨어쪽 SI는 얼마나 후려치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금액은 전사 SI 쪽이 더 높고요..
2018.08.29 11:56
아래 칼리토님 글 댓글에도 썼지만 기계값 외에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것처럼 사람을 쓸 때도 임금 외에 직원 채용, 교육, 복지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죠. 기계는 전원만 꽂아주면 24시간 일해도 불만이 없고 정규직 전환해 달라고 떼(..)쓰지도 않고 노조 만들어서 시급 올려달라 수당 제대로 지급하라 귀찮게 하지도 않죠. 지금은 자동화 무인화가 불완전해서 불편한 점이 많지만 할인이나 사은품 제공 등의 유인책으로 자동화에 익숙해지게 만들 거고 그 다음엔 할인 같은 혜택은 다 없애버리겠죠.
2018.08.29 12:42
저도 자동화에 수반되는 비용이 꽤 크고 아직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능력이 안된다는 가라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자동화에 투자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대기업만 살아남을 거라고 봅니다.
2018.08.29 11:33
예술의전당 주차비 정산 기계 앞에 사람이 서 있습니다. 저는 기계가 시키는 대로 따박따박 하고 있는데 그 분이 옆에서 맘대로 영수증 필요없음을 재빨리 눌러서 제가 항의했어요. 전 영수증이 필요한데 맘대로 그렇게 하시면 어떡하냐고. 그랬더니 기계에 있는 마이크로 어딘가에 있는 사람을 불러서 지금 막 결제한 제 주차비 영수증을 발급해 달라고 요청하더라구요. 그 분은 영수증이 출력돼 나오는 시간을 줄이려고 제 의사와 상관없이 영수증 필요없음을 눌렀지만, 저는 영수증이 필요한 사람이었고 의도와는 달리 시간은 더 지체됐죠. 대체 저 기계가 의도하는 건 뭘까 싶더라구요. 사람을 쓰니 인건비 절감도 아니고, 오히려 그 직원이 시간을 더 지체하게만 하고. 이런 일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어요.
2018.08.29 12:58
몇년전에 모 백화점 갔는데 주차인식기 고장나서 그런지 주차장 빠져나가는데 30분 걸렸습니다. 사람들은 화내고 직원들은 연신 죄송하다고 하고...
올 여름에 그 백화점에서 또 주차인식기 고장났는데 쿨하게 다 오픈해놓고 주차비 안 받고 바로바로 내보내더군요... (...) 주차안내직원이 '죄송합니다. 기기고장으로 그냥 나가세요~' 하니까 사람들이 화를 안냄..
2018.08.29 13:08
주제와는 거리가 먼 뻘 이야기지만.
집 근처 주유소 하나가 셀프 주유소로 바뀌었는데, 바뀐지 반년이 지나도록 셀프 아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서 있고 차가 들어오면 옆에 와 서서 잘 하나 못 하나 지켜봅니다. 그것 때문인지 셀프인데도 불구하고 싸지도 않아요. (근데 고속도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유일한 주유소라 가아끔 들릅니다;)
주유소들은 이제 대부분 셀프일 경우 밖에 나와 일하는 직원들은 없던데. 사장의 불안감일까요. 아님 유난히 진상이 많이 들르는 주유소일까요. 알쏭달쏭합니다.
2018.08.29 13:37
홈플러스 무인계산대에도 사람이 늘 한 명 두 명씩 서 있습니다. 무인계산대 자체가 조작이 복잡하고 오작동이 자주 일어나더라구요. 담배나 술 같은 경우에도 직원의 확인이 필요하구요.
아 무인계산대가 아니라 셀프계산대이군요... 어쨌든 지금은 조작이 익숙해져서 무인계산대를 많이 사용합니다. 조작이 어려워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거든요. 직원이 처리해 주는 것보다 속도가 훨씬 느리고.
2018.08.29 13:45
엇.. 댓글에 대댓글을 썼는데 댓글이 삭제되서 등록이 안되는군요.
그냥 복사해서 붙여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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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도날드로 예를 들면... 맥도날드에서는 소스류(마요네즈, 케찹 등)를 더 뿌려달라, 반만 뿌려달라 주문이 되요. (주문 받고 만들어주는 프로세스라서), 감자튀김도 소금치지 말아달라고 하면 새로 튀겨서 소금 안뿌리고 줍니다. 콜라의 경우에도 노아이스 주문이 가능하죠..
그런데 무인주문대 키오스크에서는 이게 안되요. 자체적으로 개발하는데도 안되거든요. 소스를 뿌려라, 안뿌려랴, 토마토를 넣어라 말아라는 선택 가능한데, 반만 뿌려라. 감자튀김 소금치지 말아라가 안됩니다. 자기네 주문 프로세스에는 되는데, 무인주문대에서는 안된다는건 무인주문대 개발 담당자가 정작 맥도날드에서 뭐가 어떻게 주문 가능한지 모르다는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맥도날드에서 그런 세세한 주문 받기 싫다는 이야기가 되거든요....
자체 개발하는 맥도날드에서도 이런데, 무인 키오스크를 임대해서 써야 하는 영세 업종은 더 하겠죠. 이런 그림이 그려지는 겁니다.
'우리집 땡초 깁밥에서 '덜맵게, 보통, 아주 맵게'를 선택하게 하고 싶어요.'
'에이, 사장님 그런거 지정하시려면 직접 만드셔야죠. 저희 프로그램은 그런거 안되요'
그럼 업소에서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옵션을 포기하던가, 아니면 땡초김밥 주문 들어오면 직원이 '3가지 매운맛 단계 가능한데 어떻게 해드릴까요?' 라고 가서 물어봐야 됩니다. 이러면 무인 주문대를 놓을 필요가 없죠..(....)
이 부분은 말씀하신 사용 편의성, 기계에 대한 거부감 문제랑은 다릅니다. 해당 업소가 프랜차이즈나 다른 업소랑 다른 경쟁력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인건비가 줄지 않을까 기대하고 들인 무인 주문대 때문에 도리어 경쟁력이 제한 받는 상황인거죠. 그래서 '종속' 받는다고 한것이고요.
특이점 이후의 AI 시대가 오면 사람이 기계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게 아닌, 기계가 기계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시대가 올테니 지금의 이런 제약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긴 그때가 되면 음식도 AI가 만들지도...
2018.08.29 14:26
아 제가 쓴 내용이 본문과 딱히 연관성이 없는 얘기 같아서 지웠습니다.
그런데 댓글로 말씀하신 사안들은 좀 다른 얘기인 것 같은데, 그런 세세한 주문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잖아요. 현재 자동메뉴판같은 경우엔 이제 막 스타트를 끊고 시범적인 운영을 하며 데이터를 구축해보는 성격이 크다고 보는데, 처음부터 그런걸 모두 몽땅 집어넣기엔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겠죠. 주문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요.
그런 요구사항들이 필요하다 느낀다면 메뉴에 그런걸 구현하는게 그렇게 어려운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서비스 측면에서) 셀프주문을 할수 있는 곳, 자동화시스템이 들어가는 업종은 일단 한정적인데, 그 업종들의 특징은 사용자 주문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는 거죠. 어차피 존재할 수 있는 가짓수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모든 메뉴 옆에 <양><농도><구운정도><매운정도>같은 바형 단추만 달아도 거의 모든게 쉽게 해결될 수 있어 보이구요.(보통이 디폴트) 더 디테일한 주문들이 필요한 소수의 사람이 있다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세부옵션을 사용자가 저장해놓고 기기 앞에서 사용자 인식을 하는 수준에서 선행 설정이 가능하게 시스템을 만든다면, 다 충분히 구현할 수 있겠죠.
메뉴를 시스템에 옵션선택할 수 있게 넣는게 딱히 돈이 더 무지막지하게 드는 것도 아니고...
결국 편의성과 익숙함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뭐로가든 사람 대 사람보다 불편할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런 시스템의 원 취지는 이용자를 더 편하게 만들자에 두지는 않는거니까.
이런 과정에서 분명 누락될 수 밖에 없는 점들도 존재는 할 거에요.그런데 그것 때문에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거라 봅니다. 일례로, 제가 이용하는 주차장이 작년부터 완전 무인시스템으로 바뀌었어요. 월정액을 끊고 쓰는 곳인데..원래 경비아저씨가 초소에 계속 상주해서 카드 결제를 해주시고 관리해주시고 했는데 작년부터 완전 무인으로 바뀌었습니다(코레일 산하 주차장). 이러면서 불편함이 생겼는데, 기존에는 월정액을 끊는 기간이 좀 유동적이었어요. 아저씨께 얘기하면 여러 사정을 봐주시기도 했고, 급하면 한시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알짤없죠. 존재하는건 특별한 상황에 이용하라는 인터폰 뿐인데, 결국 이런저런 불편함을 감수하며 쓰다보니 뭐 딱히 문제는 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익숙해지기도 하고, 이런 시스템이 또 장점도 있고(직접 가지 않고 핸드폰으로 결제가 될 수 있게 방안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결국 지금의 많은 혼란들과 어리숙함은 과도기적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들 같거든요.아직 어떻게 이용해야 하고, 어떤식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데이터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런건 시간이 해결해주는 거라 생각합니다.완전무결하게 기존상황들을 모두 대체할수 없는 변화일수는 있지만, 완전해야만 운영되는건 아니니까요. 방식의 변화겠죠.
무인 자동차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게 실제 운전사에게 요구했던 다양한 일들을 다 할수는 없겠지만, 운행 시스템에 큰 무리만 없다면 디테일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진 않을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그 다름에 익숙해질테고요. 잃는게 있는 만큼 얻는것도 있는거고.
2018.08.29 15:39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온/오프(넣기/빼기) 단추를 슬라이더로 만드는게 어려워? 라고 하지만, 애초에 슬라이드로 설계되지 않은 시스템(1/0)만 있는 것을 (0-9)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 저는 코딩은 못하지만, 개발자들을 관리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아주 조금 이해하고 있는거지요.
예를 들면, 내가 김밥천국을 하는데 무인주문대를 놓고 직원을 한명 줄이기로 결정했어요. 3년 임대 계약을 맺으면 A 업체는 월 20만원에 임대해주고, B 업체는 30만원이랍니다. 당연히 당시에는 김천에 뭐 대단하게 주문이 필요하겠어..하고 기본기능만 있는 A업체를 선택했죠. 그런데 위에도 말했듯 땡초김밥을 메뉴에 추가했는데 고객들중 1/3은 딱 좋다. 1/3은 너무 맵다, 1/3은 더 매웠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래서 3단계로 매운맛 조정을 하려고 했는데 A업체에서 자기네 프로그램에서는 넣고/빼고 밖에 지원이 안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는 고민이 생기는거죠. 이 3단계 조절 옵션을 제공하는 B 업체로 바꾸자니 A업체에 위약금 내야 하고 지금까지 모인 데이터가 호환이 안될 리스크를 가져가야 합니다. 계약대로 A 업체를 3년 쓰자니 새로 개발한 땡초김밥의 매출이 1/3으로 줄어들죠. 2/3은 너무 맵거나, 덜 맵다니까. 그런데 무인주문대를 안쓰는 옆 김밥나라에서 땡초깁밥을 3단계로 조절해서 팔아서 매출이 올랐어요. 속 터지는 일이죠.
시스템이라는게 그냥 금방 휙휙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시스템에 제품/서비스가 종속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커스터마이징을 잘 하려면 처음부터 비싼 시스템을 쓸 수 밖에 없고요. 자체 개발하는 맥도날드도 자기네 주문 옵션을 다 커버 못하잖아요? 요즘 스타벅스도 사전에 앱으로 주문하면 매장에서 주문할 필요 없다고 하던데 이런 기능을 쓰려면 앱 유지보수 비용과 서버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갑니다. 아마 이런 기능을 넣는다고 하면 배달 어플이나 카드 VAN사 처럼 주문 1건당 시스템 사용비용 얼마씩 떼어갈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현재 기술로 80~90%를 만족시키는 무인주문대를 개발 못한다는게 아니에요. 그런 시스템은 비싸서 영세업자들이 알바비용 줄이는 목적으로 쓰기에는 쉽지 않나는 것이죠. 그리고 80~90% 만족시키고, 장래의 확장성까지 고려해서 비싼 시스템을 쓰면 그냥 100% 하는 자율성이 있는 사람 쓰는게 낫겠지요.
2018.08.29 18:15
이미 무인주문대 쓰는 식당들이 많이 있는데요..일본의 작은 식당들 보면 거의다 무인주문대고요..저런식의 커스터마이징이 사실 일반식당에 그다지 필요도 없지만 커스터마이징하는거 어렵지도 않아요..게다가 프랜차이즈가 많은 우리나라 경우 더더욱 쉽고요.. 식당 무인 주문대 정도는 커스터마이징 축에도 못끼는 일입니다. 비싼 시스템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김밥천국 같은 작은 식당에서는 주문하고 나서 재빨리 주방앞으로 가서 아줌마 금방 주문한 김밥에서 단무지는 빼주세요 이러면 끝이고요..
자동화 시스템에서 시스템 개선하는거는 아주 엮인게 많은 복잡한 시스템에서 힘든거죠.
그리고 우리동네 공영주차장은 사람 없어진지가 몇년이 지났는데요..월결재도 자동정산기에서 다 가능하고요. .만약에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면 본부 사무실 이런데 가서 처리를 해야 하고요..그리고...씨씨티비로 본부 사무실에 공영주차장들을 다 감시하더군요.
그리고 무인주문대는 아니지만 POS 있잖아요..새로운 메뉴 추가되면 업체한테 전화한통 하면 그냥 와서 업데이트 해줍니다. 금액 바껴도 해주고 옵션 추가 되도 물론 메뉴를 더 추가하는 방식이지만 해주고요....POS 는 아무래도 보안때문에 좀 꺼리는거지는 몰라도 무인주문대 같은거는 그냥 원격 업데이트 하면 더 쉬울테고요.
2018.08.30 03:40
말씀하신 내용들은 그냥 다 지금 초기단계라서 비용과 수고가 더 들어보이는거죠. 애초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이건 초기 인터넷 마켓 개설상황과 비슷한 문제로 보입니다. 인터넷 초기엔 하나하나가 다 큰 돈이었죠. 하지만 요즘엔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도 많고, 업체도 많고, 심지어 간단한 선택만으로 무료로 설계에서부터 호스팅까지 알선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죠.인터넷으로 모든 선택과 결제까지 완료하는 사이트들이 비용이나 기술적 한계로 매대판매로만 돌아서는 경우는 못본 듯 합니다.그 초기에나 대단한 일이었지 요즘은 너무나 그 운영 서비스가 일상화되어 있잖아요.(인터넷 마켓은 포털 검색 수위의 문제도 걸려 있지만 무인시스템은 그런 장벽도 필요없죠) 메뉴가 바뀔때마다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요? 회사의 사이트 관리 관련하여 업체와 계약을 할 때 기본이 유지보수를 포함한 년단위 이상의 계약이죠. (저희 회사는 부처 포털을 운영합니다.데이터 검색 알고리즘 같이 까다로운 부분은 쉽게 바꿀수 없지만 그 외 대부분은 위에서 태클들어올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바꿔요.사용자들보다 정부 눈치보는게 더 중요한 업무라;; 그런데 음식점 메뉴 자동화 설계라는게 말씀하신 것처럼 완전히 휙휙 형태를 뒤바꿔야 할 일이 그렇게 존재할까요? 서비스는 애초 어느정도의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다양한 모델로 설계될 겁니다. 기업시스템 운영만큼이나 음식점 무인 시스템을 운영하는게 큰일로 보이지도 않고요. 맥도날드의 사례는 언급한대로 시스템의 한계나 비용의 어려움이 아니라 초기 사용자들의 혼란스러운 선택을 일부로 최소화 했을 가능성이 커보이고요.) 마찬가지로 자동화 시스템이 보편화되어 영세상인들까지 일반적으로 이용하게 된다면 거기에 맞는 서비스들이 우호죽순 생겨나는건 당연한 일일테니 그걸 지금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뭐든지 시장은 그 형편에 맞게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가격도 당연히 규모에 맞게 다양화 될테고요. 초기비용이 더 들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시범적으로 무인 시스템을 고려하는건 결국 장기적으로 치솟는 인건비 대비 효율성이 크다는 판단하에 진행하는 일이라고 보고요. 그렇게 점차 파이가 커지고 시장이 견고하게 만들어지면 땡초김밥이 아니라 2평짜리 담배가게에서도 시스템을 적용하게 될 수밖에 없죠.(이런 정도 수준은 초인공지능도 필요없는 일 같아요.모든 서비스업과 관련되어 자동화가 진행된다면 좀 까다로운 분야들은 있죠) 너무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장 모든 가게들이 현재 무인시스템으로 강제적으로 교체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 구축되지 않은 인프라를 두고 미래의 가치를 판단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거든요. 노동인구의 악순환을 염려해서 무인시스템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거라면 모를까...시장성이 없는데 기업들이 셈을 못하고 있다.라는 가라님의 의견은...좀 성급하지 않나 싶네요. (근래 무인화 시스템과 관련하여 큰 삽질을 했던 테슬라의 사례등을 빌려와 현재 성급한 전환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 정도라면 동의할수 있을듯 합니다.그런데 그 기간이 초인공지능이 개발된 후, 혹은 30년 후에나 이익이 날 것이다는 것은 좀 이견이 있고요.)
2018.08.29 15:35
결국 저소득층의 소득을 뺏어서 소수의 기업과 그곳에 다니는 고급인력에게 준다는 게 슬픈 일이죠. 게다가 기계 비용의 상당수는 중국의 공장이나 지멘스 같은 해외 기업으로 나갈 거고요. 그런데 정작 자동화를 하는 기업은 비용 절감도 안된다면, 더 슬픈 일이네요.
자동화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대형유통업체는 적극적으로 기계를 도입하거나(어차피 유통업체가 슈퍼갑이니 유지보수 비용도 후려치면 그만) 아마존처럼 자체 개발해서 사용하겠죠. 국민 대다수가 자본을 가진 소수의 소작인이 되어가는거죠. 편의점만 봐도 이미 그 시대가 도래한 것 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