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5 14:44
3. 2030 여성 유권자
이준석의 여성인권 건드리기는 20대 남성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보였지만 역으로 20대 여성 유권자들을 이재명에게로 결집시키는 효과도 보여줬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이지 이준석의 패착이라고 볼 수 밖에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성들은 이재명 혹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거든요. 초반에는 이준석열이 아무리 저렇게 여자인권을 무시한다 해도 이재명은 패륜적 욕설을 한 사람이고 루머도 너무 많으니 믿을 수가 없어서 양당일택은 못하겠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전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씨가 합류하고, 여성스피커가 이재명씨를 본격적으로 홍보하면서 권인숙 의원도 선대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점점 여성표를 모아갔죠. 그러던 와중에도 이준석은 계속 기름을 부으면서 여성표들은 인터넷에서 과대표된거니 어쩌니 하는 망발들을 이어갔구요.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갑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10% 차이 우세승을 이야기했는지... 이재명에게 몰린 여성유권자들의 표는 여성유권자를 무시하는 이준석이 몰아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준석에 대한 반발심으로 이재명에게 표가 몰렸지만 이같은 투표성향은 유권자와 대선후보 모두를 성장시킨 스토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재명에게 표를 주면서 여성유권자들은 이재명의 공약들을 따져보며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을 어느 정도 누그러트리기도 했죠. 조금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이번선거만큼 여성이라는 사회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정책과 공약을 따지고 지지했던 대선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특히 이재명이 대선토론에서 당 내 인상들의 성폭력과 2차 가해를 사과하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깊었습니다. 그로 인해 민주당은 '성폭력 2차 가해당'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는 쇄신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또다시 안희정씨의 부친상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2차 가해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이곤 말았습니다만)
이번 대선으로 민주당은 소위 20대 남자들한테는 완전 찍혔고, 20대 여자들한테는 대단히 많은 표를 받았습니다. 이번 대선 전에 몇차례나 있었던 큰 성폭력 사건들을 생각하면 여성유권자들의 이같은 투표는 민주당에게 대단한 역전이자 기회입니다. 20대 여자들도 박지현씨를 필두로 민주당을 여성유권자들이 지지하기 좀 더 좋은 성평등하고 진보적인 당으로 바꿔보려는 마음이 아주 커보입니다. 양당제라는 한계 안에서의 변화이긴 하나 이 같은 마음을 민주당 측에서도 좀 제대로 이해하고 당의 쇄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습니다.
4. 정의당의 쇠퇴와 외부의 지지
살기 힘들어질 수록 양당제가 더 굳건해지는 건 아닌지 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최악이 아닌 차악이라는 이 구호가 결정적인 함정이 되어서 최선의 선택을 못하게 해버리거든요. 그렇기에 선거제가 개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심상정이 이재명한테 따져묻듯이 개편을 요구하는 모습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철수가 대선 중반까지 9~10% 지지율을 가져갔던 것도 아마 양당제 안에서의 선택강요는 피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정의당의 이번 선거는 이해와 비판의 여지가 모두 있습니다. 애초에 양당제 싸움 안에서 혼자 등터지며 싸워야 했던 것, 그리고 대안 세력으로서의 부상을 끝내 하지 못했던 것.
그럼에도 정의당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은 1분 찬스를 동성애자는 반대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에 할애하며 소수자의 인권을 지키는데 썼고, 이번에도 공군 성폭력 피해자의 특검법을 발의하고 장애인 단체의 이동권을 알리는데 썼습니다. 가장 정치적인 자리에서, 심상정은 한단계 더 높은 정치적 이용을 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에 감명받은 시민들이 꽤나 많나봅니다. 특히나 이재명을 지지하는 여러 여성유권자들이 하룻밤새에 심상정에게 선거비를 보전이라도 하라면서 하룻밤새에 12억원의 성금을 후원했다는 것은 꽤나 놀라운 일입니다. 심상정은 앞으로도 더 싸워나갈 수 있겠죠. 이것은 민주당에게는 여전히 당내 민심이 진보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동시에, 정의당에게는 아직도 공략할 유권자들이 많다는 뜻이 됩니다.
가장 위기가 가장 기회라고 하죠. 심상정이 그 12억의 마음을 120만표, 1200만표로 다 환원하길 바랍니다. 아마 트럼프 대선 이후에도 각종 인권단체나 진보인사들에게 후원금이 많이 들어왔다고 하니 가장 어두워질지도 모르는 이 때에 힘을 내줬으면 좋겠군요. 염치없지만...
2022.03.15 14:53
2022.03.15 16:06
왜 그렇게까지 날뛰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그냥 인간 자체가 경솔하고 그렇게라도 허풍을 치지 않으면 당내 입지가 위태로우니 그런 허풍을 쳤겠지만...
2022.03.15 16:53
2022.03.15 18:29
제 말이요... 아무리 노리는 지지층이 확고하다 해도 그걸 티는 안내고 보편적인 정책인 양 홍보를 해야할텐데 상대편 지지자들이 노골적으로 열받고 반대편으로 표를 다 쏟아주게끔 하는 전략과 태도라니요...
아마 자기 당내에서도 허풍쟁이로 꽤나 평가가 깎였을 겁니다.
3. 자기뽕에 스스로 취해서 고삐가 풀렸던 것 같습니다. 과대표가 어쩌고 어차피 정의당이 나눠가질 것이다 이런 소리를 하니 오히려 소신투표 하시려던 분들이 이를 악물고 전략투표를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