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형은 우주대스타가 맞네요.

2022.06.22 13:10

LadyBird 조회 수:987

워낙 기다리던 작품이라 연차내고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시사회 - 칸 공개 후로 왜 그렇게 호들갑들을 떨었는지, 개봉 후 현재 열광적인 관객 반응과 흥행속도가 충분히 이해됩니다.



우리가 할리우드의 수많은 과거 히트작 속편, 리부트 등을 보면서 또 추억팔이나 한다고 냉소적으로 바라보지만 또 이렇게 훌륭한 추억팔이에는 언제든지 지갑을 열 준비가 있는 호갱들인 것도 어쩔 수 없네요 ㅋ



자신의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제대로 해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작의 장점들은 그대로 계승하거나 현대의 제작기술로 더욱 업그레이드 해놨고 전작의 단점인 뻔한 서사구조와 얄팍한 캐릭터, 대사 등은 굳이 무리해서 개선하려고 하기보다 너무 짜치지 않을 수준으로만 신경 써놨습니다. 만약 이게 탑건 속편이 아니라 그냥 해군 전투기 파일럿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면 아무리 비행 액션 등의 장점이 있어도 무슨 이런 시대착오적인 영화가 나올 수가 있느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을텐데 다행히 이건 탑건 속편입니다. 36년 전의 위상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초대형 무비스타가 과거의 추억과 감동을 그대로 살려주면서 더욱 화끈한 스케일로 보여주겠다는 자세로 진두지휘한 프로젝트이고 그렇게 완성됐습니다. 



미임파 시리즈가 그렇듯이 톰 크루즈의 원맨쇼일 수밖에 없는 영화이고 충분히 그럴만한 매력과 기량, 아우라를 마구 뽐내주십니다. 직접 조종까지 한 건 엑스트라 플러스죠. 그냥 리스펙트 리스펙트 리스펙트입니다. 사이언톨로지고 뭐고 관객들에게 엔터테인먼트와 스펙타클을 전해주는 능력은 지금도 따라갈 사람이 없네요.



애초부터 그런 원맨쇼임을 고려하면 차세대 탑건 파일럿들도 그럭저럭 분량은 부여받는 편입니다. 깊은 캐릭터성 그런 건 없구요. 건방진 신예, 당찬 여성 파일럿, 묵묵히 제몫을 하는 흑인(;;) 등등.. 그리고 이건 개봉 전에 이미 공개된 정보라 스포일러는 아닐텐데 구스의 아들이 등장하고 그 무게에 걸맞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또 전작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이번에 카메오로 나오는데 속편까지 걸린 시간만큼 작중에서도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면서 해당배우의 현 건강상태 때문에 더욱 찐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본작 최고의 감동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재미있게 봐서 딱히 트집을 잡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위에도 써놨듯이 얄팍한 캐릭터마저 전작을 계승했는데 굳이 여주(?) 설정까지 그렇게 구식스럽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제니퍼 코넬리가 연기한 배역인데요. 작중 내내 하는 일이라고는 예쁘고 섹시하게 카메라를 보며 매버릭(관객들)을 홀리는 연애상대에 불과합니다. 전작의 켈리 맥길리스도 딱히 깊이가 있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로 가볍지는 않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정말 아름답긴 하시더군요.



하여간 탑건에 열광하셨던 광팬들(또는 톰 형의 광팬들)이라면 제가 따로 추천을 안해도 이미 다 예매를 하셨을테고 그냥 저냥 재밌게 봤다 정도인 분들도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전작의 오마주를 넘어서 아예 그냥 똑같이 카피해놓아서 이건 반칙 아닌가 싶은 시퀀스들도 있는데 이게 너무 잘 포장된 추억팔이라서 홀딱 넘어가버립니다. 전작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처음에 스튜디오 로고 뜨자마자 전율을 느끼실 거에요.


p.s. 정말 사소한 부분인데 그 히트곡 안나옵니다. 기왕 추억팔이하는데 좀 넣어주지 살짝 아쉽더군요ㅋ


관람예정이신 분들은 들어가기 직전에 요것만 또 한 번 봐주세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1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7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22
124546 이스트반 사보의 중유럽 삼부작 ‘메피스토’ ‘레들 대령’ ‘하누센’ [6] ally 2023.10.22 215
124545 ENTJ에 대해 catgotmy 2023.10.22 194
124544 장르소설 영어 [3] catgotmy 2023.10.22 189
124543 "인셀 테러" 라는 책의 소개기사 입니다. [1] 나보코프 2023.10.22 296
124542 준플 1차전 NC: Ssg [11] daviddain 2023.10.22 114
124541 [영화바낭] 늑대인간 말고 늑대인간 엄마 이야기. '울프킨' 잡담입니다 [3] 로이배티 2023.10.22 210
124540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이태원참사 다큐 "크러시' [7] 사막여우 2023.10.22 633
124539 수원 점집 금화당을 보니 가끔영화 2023.10.21 321
124538 짧은 바낭ㅡ 와카 전 보고 떠오른 14년 두산 야구 [2] daviddain 2023.10.21 141
124537 플라워 킬링 문 [2] daviddain 2023.10.21 318
124536 프레임드 #589 [4] Lunagazer 2023.10.21 65
124535 양자갈등의 환상 Sonny 2023.10.21 243
124534 [넷플릭스바낭] 남자가 잘못했네요. '페어 플레이' 잡담입니다 [5] 로이배티 2023.10.20 463
124533 마린 르펜,"벤제마 극우 이슬람 사상에 친숙한 거 안다" daviddain 2023.10.20 252
124532 히 트 2 이즈 커밍! [6] theforce 2023.10.20 280
124531 프레임드 #588 [4] Lunagazer 2023.10.20 82
124530 대배우 제임스 스튜어트님 시즌 432529752회째 연전연승 중...... 모르나가 2023.10.20 228
124529 후쿠오카 여행 가서 위스키 신나게 마시고 온 이야기 [6] 칼리토 2023.10.20 531
124528 여초 커뮤니티와 남초 커뮤니티의 차이 [2] catgotmy 2023.10.20 465
124527 배속보기와 요약보기 등에 관한 이동진의 견해(온전한 감상이란) [6] 상수 2023.10.20 39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