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 ~ 5/1 오사카, 교토 여행 후기

2017.05.04 18:11

영화처럼 조회 수:1406

4/28 ~ 5/1 오사카, 쿄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아이들 친구 엄마끼리 대만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비행기 표도 안 끊어 놓고 지지부진하더니 결국 한 명이 펑크를 내서 나가리 된 김에 가족 여행으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2인 큰 아이가 2살 때, 6학년인 작은 아이는 엄마 배속에 있을 때 도쿄에 유학 중이던 형님네를 다녀왔지만 아이들은 기억이 없어, 실질적인 첫 번째 가족 해외여행입니다.

도쿄는 다녀왔으니 오사카를 목적지로 하고, 비행기 표를 알아보니 이미 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고, 그나마 저렴한 표를 골라 일정을 잡았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아이들에게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고, 쇼핑이나 맛집 탐방은 우선순위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네 번째 방문이지만 세 번 모두 도쿄였고 가이드가 있었던지라,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가족 동반에 가이드 없이 오사카 초행이라는 부담감이 엄습해왔습니다.

 

숙소는 교통과 주변 볼거리를 고려해 난바역 근처로 잡았고, 비용과 면적 등을 고려해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습니다.

일본 가정집답게 콤팩트한 원룸이었지만 호텔 대비 저렴한 가격에 소파배드까지 4개의 침대를 이용할 수 있었고, 난바역의 4개 지하철역 어디나 5분 이내에 접근 가능한 최적의 입지였습니다.

주변에는 대형마트, 편의점, 빵집, 먹자골목도 가까웠고, 호스트의 포켓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오사카로 목적지가 정해진 순간 아이들의 관심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해리포터 뿐이었습니다.

34일 일정 중 골든위크 시작 전날인 29일은 USJ로 일정이 확정되었고, 다음날은 듀게 여러분의 조언대로 교토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남는 시간에 난바 주변과 오사카 성을 돌아볼 계획을 세웠죠. 일정 계획에 조언을 주신 듀게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주항공 출발이 연착되어, 15:30 도착 예정은 16:20으로 늦어졌습니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니 셔틀전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더군요. 관련 정보를 본 적이 없어 당황했습니다.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오사카 시티 에어 터미널에 내려 5분 쯤 걸으니 호스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숙소를 안내받고 간단한 사용 설명을 듣고 체크인하니 저녁 7시 쯤 되더군요.

우리보다 해가 빨리 뜨고 빨리지는 일본은 이미 깜깜했고, 숙소 근처 먹자골목에 있는 우동집에서 저녁을 먹고 드럭스토어와 편의점에서 장을 봤습니다.

 

29일 아침부터 서둘러 USJ를 갈 예정이었지만, 5시부터 해가 환하게 떠올라도 아이들은 일어나질 않고, 결국 아침 산책 겸 마트와 빵집에서 장을 보고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먹은 후 10시가 다 돼서야 USJ로 출발했습니다.

USJ는 걱정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골든위크 시작하는 토요일임에도 주말 에버랜드 수준 정도의 인파였던 것 같습니다.

휴일에는 익스프레스권이 있어도 몇 시간 걸린다느니, 2~3개 타면 잘하는 거라느니 겁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익스프레스4를 구입하여 터미네이터2, 미니언 뒤죽박죽 라이드, 백 드래프트, 죠스, 워터 월드, 스파이더 맨, 해리포터 포비든 져니 등 총 7개의 어트랙션을 탔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렀으면 한두 개 더 탈수도 있었겠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어트랙션은 롤러코스터가 아닌 4D 체험만으로도 엄청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식이라는 터미네이터2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한층 발전된 스파이더 맨은 훨씬 뛰어난 몰입감을 줬으며, 최신기술이 총 집약된 해리포터와 미니언즈는 현실과 구별이 안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해리포터는 실제로 하늘을 나는 듯한 생생함이 실물 롤러코스터를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화재 현장을 재현하는 백 드래프트와 라이브 쇼인 워터 월드는 폭발이 난무하고 제트 스키를 내달리고 비행기가 날아드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압도되었고, 죠스에서는 물을 쫄딱 뒤집어썼네요.

 

30일에도 10시 쯤 되어서야 교토로 출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교토 일정은 망했습니다. -_-;;  물론 여행이 불만족스러웠다는 건 아니고, 계획을 다 충족하지 못해 아쉽다는 뜻입니다.^^;;

파에님의 추천대로 기요미즈테라, 기온 거리, 은각사, 후시미이나리 신사 순으로 계획했고, 게이한 전철 1일 관광권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게이한 전철을 타고 보니 교토 가는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요도바시에서 출발해서 앉았지만, 돌아올 때 중간에서 타면 서서 오겠더군요. 부랴부랴 노선도를 보고 일정을 조정해 후시미이나리, 기요미즈테라, 기온 거리, 은각사 순으로 가고 게이한 종점인 데마치야나기로 가서 앉아 오기로 했습니다.

후시미이나리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고, 센본도리이에서 한가한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늦은 출발로 맘이 급해 첫 번째 포스트에서 바로 돌아 내려와 기요미즈테라로 향했습니다.

인파와 함께 기요미즈자가를 거쳐 기요미즈테라에 도착했지만, 수리 중인 본전까지 들어가지는 않고 주변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산넨자카, 니넨자카에서는 게이샤와 마이코도 만났고, 네네의 거리를 거쳐 야사카 신사 앞에서 기온 거리까지 걷다보니 아이들이 지쳐버렸습니다.

카페에 들러 파르페를 먹으면서 쉬고 버스를 타고 은각사로 갔는데, 5시가 넘어 입장 시간이 끝나버렸습니다.-_-;;;

결국 철학의 길을 조금 걷다 다시 버스를 타고 데마치야나기로 가서 게이한 전철을 타고 돌아왔고, 덴마바시에서 내려 오사카 성 야경을 둘러봤습니다. 길이 너무 깜깜해 천수각까지 올라가지 않고 멀찍이서 사진만 찍고 돌아왔네요.

결국 교토에서 기요미즈테라, 금각사, 은각사 아무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만 했네요. 그래도 후시미이나리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산넨자카, 니넨자카를 비롯한 이름 없는 골목 구석구석에도 교토의 정취를 듬뿍 느꼈습니다.

 

마지막 날은 어젯밤에 오사카 성 본 걸로 치고, 도톤보리와 신사이바시스지 상점 거리를 둘러보고 난카이난바에서 난카이선을 타고 간사이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16:30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는 또다시 20분 연착되었고, 18:20 쯤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맛집은 찾아보지도 않았고, 쇼핑도 곤약 젤리와 기념품만 샀네요. 입장료가 드는 곳도 가질 않았으니, USJ에 몰빵한 여행이었네요. 첫 번째 해외여행이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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