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복귀

2018.11.29 17:33

러브귤 조회 수:1137

# 3월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10월 말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각자의 학교에서 적응하는 동안 나는 그 들의 친구 엄마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 것 뿐인데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 못 됐는지 난 알수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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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다니다 훌쩍 그만 둔(거라기 보다는 그만 둘수 밖에 없었던) 회사에서

OFFER 가 왔습니다.

물론 집에서 부터 DOOR TO DOOR 1시간 20분 걸리긴 하지만,

물론 이 전 연봉 보다 무려 385만원 가량 깎이긴 했지만,

물론 이젠 이 회사에서 나이가 여섯 번 째로 많게 되었지만,

물론 같은 팀원 들이 92,93년 생이지만(나는 96학번인데..)

그래도 사회 생활에 다시 뛰어 들게 되었어요. 11월 부터.

뭔가 다이나믹 하진 않습니다. 아직까진.

적응 기간 중이거든요.

새로운 프로그램도, 새로운 동료들과도, 바뀐 시스템에도.

오늘로 3주 차 입니다. 4주 차 이후 부터는 얄짤 없겠죠.

내 몫을 해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낍니다.


# 개인 SNS 를 접하고 난 후 듀게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멋진 글을 읽기 위해, 다양한 생각을 알기 위해 듀게를 찾았는데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그런 글들을 쉽게(?!) 접하게 되는 경험을 하고 난 후

뜸하게 접속을 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 상에서의 고향 같은 곳이죠 제겐.

듀게가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노땅들이 '아..내가 젊었을 때 놀던 곳' 하며 기웃 거릴 수 있는

그런 오래된 카페 같거든요 제겐.


# 퇴근 시간에는 할 수 없지만 출근 시간에는 우아하게 앉아서 쭉 올 수 있거든요

덕택에 책을 읽을 시간이 생겼는데 요즘 읽는 책 중 빠져 있는 책이

박민규 님의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입니다.

읽으면서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가 흐뭇해 했다가 마음이 저렸다가

뒷통수를 턱, 하고 치는 문구에 잠시 넋을 잃었다가 하면서 출근 시간을

즐기고 있어요.

사실 책을 읽기 시작한 게 이번 주 화요일 부터에요(네, 그제요)

그런데 반 이상 읽어가고 있거든요.. 책을 읽을 수록 아깝고 아쉬운 게 얼마만인지..

쇼코의 미소,를 읽을 때 느꼈던 희열을 느끼더라고요. 제가.

겨울의 초입에 읽을만한 소설, 겨울이 되면 또 생각날 것 같은 소설

아직 중반 뿐이지만, 마지막을 알 수 없지만 뭔가 예상이 되어 벌써부터 마음이 아픈것 같은 소설...

두 번째 읽고도 이런 마음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려고요.


# 5년만의 복귀라서 그런지 정신도 없고 바쁘기도 하고 이 글도 네 번 째 저장해서 쓰는 글이 되었네요.


다들 즐거운 목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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