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7 05:44
1.음...여러분은 놀러 나갈 때 어떤 계획을 가지고 나가세요? 하긴 계획이라는 말까지 쓰는 건 좀 거창하긴 하네요. 나는 놀러나갈 때 몇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가죠.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은 일까지 일어날 수 있는가...와 나쁜 일이 일어난다면 어디까지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말이죠.
좋은 일이라...'좋은 일'이란 건 각자가 다르겠죠. 내게 좋은 일이란 건 내게 기쁨을 주거나 위로를 주는 사건을 뜻해요. 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만 기쁨을 느끼거나 위로를 받죠. 그 시간이 끝나면 또다시 지겨운 시간을 보내야 해요.
2.여러분은 결혼을 좋아하나요? 좋아하냐고 묻는 건 좀 이상하긴 하네요. 결혼생활이라는 길게 이어지는 결합...그걸 좋아한다 싫어한다라는 한마디로 퉁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여러분에겐 결혼이 필요한가...필요하다면 결혼의 유효 기간은 얼마인가라고 물어보는 게 옳겠죠.
하지만 알 수 없는 거예요. 결혼을 안한 사람은 자신에게 결혼이 필요한지 아닌지 모를 테고, 결혼을 한 사람은 이미 되돌리기 힘든 결정을 내렸으니까 나름대로의 해석을 덧씌우겠죠. 실제보다 더욱 긍정적이거나 더욱 부정적으로 말이죠.
어쨌든 결혼이라는 건 힘든 것 같아요. 결혼상대에게 충성심을 원하는가...돈을 원하는가...파트너쉽을 원하는가...이것부터가 올바르게 전제되어야 할테니까요. 게다가 그런 전제조건에 맞는 상대를 찾는 단계로 가면 그건 더더욱 클리어하기 어렵죠.
3.그러나 그런 상대를 찾아낸다고 해도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그 역할을 계속해서 해내라고 강제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충실한 하인이든 돈줄이든 파트너든...어떤 인간에게 일정한 롤을 계속 수행하도록 만드는 건 힘든 일이예요. 왜냐면 인간들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니까요.
하지만 나는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요.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똑똑하거나 적어도 영악한 사람이니까요. 영악하지 않은 여자를 보면 그녀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이 되곤 하죠.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시선 밖으로 나가도 알아서 잘 살걸 믿으니까 걱정되지 않아요.
4.휴.
5.또다시 휴일이군요. 지겹네요. 손면도기로 면도할 때마다 피가 한군데씩 나곤 해서 브라운 면도기를 샀어요. 브라운 면도기의 절삭력은 손면도기와 차이가 없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요. 그리고 써보니 역시...인터넷은 인터넷일 뿐이군요. 제대로 된 정보는 거의 없고 온통 선동뿐이예요. 쳇.
오늘내일은 하루종일 빡세게 운동을 해야 해요. 미칠듯이 수영하고...미칠듯이 무거운 것들을 마구 들어야죠.
6.휴...지겹네요. 어쩔 수 없죠. 기쁨을 얻거나...위로를 얻는 순간을 뺀 모든 순간이 지겨운 거니까요. 인생이란 건.
7.월요일날 낮에 고속터미널-삼성역-명동을 갈 거예요. 번개할 분 있나요? 고속터미널에서 만난다면 크림새우랑 마파두부 먹고, 삼성역에서 만난다면 아이즈원 LED광고 좀 보고 불고기전골 먹고 팥빙수 먹고, 명동에서 만난다면 아이즈원 꽃길 프로모션 보고 스테이크 먹고 술이나 한잔 해요. 간만에 웨스틴조선 가보고 싶어요. 아니면 리모델링한 소공동롯데나. 월요일 번개니 시간은 널널하겠죠. 일요일 오후 5시까지 쪽지 확인해 볼께요.
하아...하지만 또 막상 하려니 지겹고 귀찮네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비록 이틀이지만) 손면도도 하는 거 말이죠. 모든 게 지겨워요. 규제가 느슨한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하루 종일 주사기나 꼽고 멍하니 지냈을 텐데 말이죠. 한국에서는 새털 같은 시간을 없애기 위한 노력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하긴 맨날 똑같은 것만 하니까 질리는 것일 수도 있겠죠. 내게 일어나는 일들은 다른 건 언제나 다 똑같고 달라지는 건 사람뿐이거든요. 하긴 사람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한데...
왠만한 사람 만나 결혼하시는게 좋을 듯도 한데 때가 아니라면 지금의 곱배기가 될 가능성도 조금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