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득 올라온 아래 인터뷰 기사 하나로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게 됩니다.

 (굳이 시간을 내어 읽으라 권하진 않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30812.html

쌍용차 김정우 “30년 노동운동 행복해요…연대의 삶 배웠잖아요”

 사태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일단 노조에 의한 77일간의 공장점거농성과 대량 정리해고가 시작되던 2008년으로 보는게 좋을듯 싶군요. 

 그리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18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여로  중재노력 끝에 해고자 전원 복직이 합의되며 종결이 됩니다. 

 여기서 종결이라 함은 2008년 이후 발생한 모든 문제의 해결 및 해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더 이사의 농성과 집회가 멈췄음을 뜻합니다.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쌍용차 노사갈등은 노동계는 물론 자본과 정치영역 모두 수 많은 레포트가 나올정도로 여러 교훈이 있는 사건이었어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여기서는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일단 정치적인 측면에서 국한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2008년부터 2017년은 이명박근혜 정권하였습니다.  특히 사건이 촉발되던 2008년 이명박 정권은 제대로 신자유주의 정권이었고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의 심각한 정리해고와 노사분규에 팔짱을 끼며 방관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무자비하게 공권력 행사만 열심히 하던 정권이었죠. 용산참사와 더불어 쌍용차 사태는 결국 이명박 정권하에서 노사갈등에 대한 정치의 실종 속에서 발생한 비극이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전후하여 정치권에서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망라한 정치적  개입이 시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박근혜는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위하여 김종인을 내세워 ‘경제민주화’ 아젠다를 걸며 정국을 주도하며 친노동자적인 ‘쇼’를 보여주던 상황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2022년은 참 뭐랄까…. 야당 후보라는 놈이 120시간 노동,  최저임금 철폐, 쉬운 해고… 뭐 이렇게 역주행을 화끈하게 하시는지 하하하~)

 하지만 다 아시다시피 박근혜의 경제민주화는 대국민 사기극이었을 뿐이죠. 


 그러다가 2017년 박근혜는 탄핵되고 2018년 문재인 정권의 적극적인 중재개입 그리고 서울시장 박원순, 경기도지사 이재명이 지원책을 강구하며 11년만에 해결이 됩니다.


 그냥 대충 보더라도 정치적 영역에서 겨우 해결된 것은 아주 잘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치적 해결을 이끌어 낸 것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이겠죠.

 그리고 국민의 힘 세력이 만드는 정부와 민주당 세력의 정부의 차이도 보이고요.  이 사례만 봐도 적어도 그 놈이 그 놈이다 라고 할 수는 없어요.




2. 

 문재인 정권 역시 노동자 정권이 아니다!  당연합니다.  그런데 노동자 정권이 아니라고 해서 국민의 힘과 민주당을 똑같다고 할 근거는 못됩니다.

 왜냐면 

 

 문재인 정권에서 미완성이나마 쌍용차 사태의 교훈 속에서 추진한 정책 중 하나가 정리해고에 따른 실업자들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입니다.

 보수언론으로부터 지금까지도 집중 사격을 맞으며 거덜나고 있는 정책입니다.  

 

 쌍용차 정리해고에 대하여 당시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투쟁을 하게된 사정중 하나가 해고는 죽음이라는 사정에 기인합니다.

 당시 사측이 부정회계에 따른 부당한 정리해고를 벌였다는 의혹도 있지만 해고되는 노동자들 입장에서 공장을 나가서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폭탄이 터진 자동창업가 상황을 고려하면 더 끔찍)

 먹고살 방법이 없다는 절망스러운 상황이 크게 작용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가들은 노동자의 희생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할 뿐이므로 노사간의 대화에 따라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국가의 개입은 필수적입니다. 

 이건 뭐…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탄광노조 파업을 해결하던 시절부터 국룰이죠.  

 

 흠… 민주당 정권을 비판하고 이재명을 비판할 이유는 수백가지가 넘습니다.

 하지만 그 놈이 그 놈이다는 말은 언제나 듣기 거북해요.  일단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이런 편리한 주장이 주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악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선거라는 주장도 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건 매우 악질적인 프레임이거든요.

 나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지만 문재인을 선택한 분들의 뜻은 존중합니다.  

 사실 최선이니 차선이니 역시 최악이니 차악이니라는 프레임만큼 후져도 너무 후집니다.

 그냥 유권자 집단은 자신들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는거에요.  

 결국 남는것은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사후 평가입니다. 



3.

 나는 심상정이 지난 대선에서 당선되었다고 하여 더 나은 정부를 만들고 더 나은 지난 5년간의 한국이었을거라 감히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믿고 5년전에 심상정에게 투표를 한 사람은 종교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홍씨와 국짐이 만약 5년전 집권하였다면 지난 5년간 어땠을지는 매우 투명하게 확신합니다. 

 역시 그런 이유로 윤석열과 국짐세력이 집권하면 어떻게 될지 너무 명확하게 예상이 됩니다.

 

 나는 그래서 리버럴 진영의 유권자들이 국짐세력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유의미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봅니다.  

 그 정도만 해도 용산참사, 쌍용참사 같은 희생은 막을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 긴장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거나 억제하는 역할만 해도 대견스러운거구요. 

 그래서 5년전 대선날 내가 투표한 후보가 당선된 것은 아니지만 기꺼이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너무 우울합니다.  

 한국 정치사상 최악의 제1야당 대통령 후보의 면모를 보며 5년만에 백래시가 전면화한 정치권을 보면서(그 한가운데 일베의 아이돌 이준석이라는 쌍놈의 새끼가 있고)

 5년전 보다 더 나아간 아젠다가 아니라 10년전보다도 못한 아젠다가 판치는 선거판을 만들어 내고 있는 국민의 힘과 언론에 분노를 느낍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진보정당 후보가 진보적 아젠다를 선거 공간을 통하여 드러내기 어렵거든요. 

 게다가…

 진보진영에서 단일후보 합의에 진작에 실패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참 답이 없다 싶고 기운이 빠지는거죠.

 결국 한줌도 안되는 진보진영은 또 그 안에서 각자 자기 목소리만 내는데 급급한 선택을 하기로 한거죠. 

 이건 또 진보진영 자체만 봐도 15년전보다도 못한 퇴행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심상정을 비롯한 정의당 주류의 빈곤한 정치력이 개탄스러운것이구요. 

 오늘도 심상정 패거리들로부터 저한테 빈정거리는 소리 들립니다 “그래서 민주당 찍을거냐?” 

 

 그런데 심씨 패거리들이 잘 모르는게 있습니다.

 내가 비록 30년 진보정당 당원으로서의 가오가 있어 민주당은 절대 찍지 못하지만 심상정에게 투표 안할 용의는 얼마든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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