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에 런닝타임은 94분.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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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돈이 없어 보이는 포스터와는 다르게 은근히 알차고 묵직한 캐스팅!!!)



 - 제목 그대로 스타트를 끊습니다. 큰 아들을 사고로 잃은지 5년 된 가정이에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아빠는 이혼해서 젊은 여자랑 같이 살구요. 엄마랑 작은 아들 둘이 지내는 중인데 엄마는 매사에 으르렁 성질 발사!!! 상태이고 어디서 다리를 다쳐 갖고 온 작은 아들도 순순히 당하지 않고 마주 으르렁대며 콩가루를 뿜뿜하고 있는데... 형이 죽을 당시 애인이었던 여자가 만삭의 몸으로 찾아와선 저 제목의 이야기를 하는 거죠. 이 애는 님하 아들의 아이에요! 믿어지지 않겠지만 그것이 실제로!!!

 '야 이 미친...' 하고 쫓아내긴 하지만 여자는 쫓겨날 때까지 넘나 의연 당당하며 확신에 차 있구요. 엄마와 둘째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왜 저러는 건지, 어떻게 수습을 해야 기분이 좀 나아질지 번뇌하며 각자 나름의 몸부림을 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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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니다. 제가 바로 5년 전 죽은 남친의 아이를 9개월 전에 임신한 기적의 여인!!!)



 - 사실 꽤 매력적인 도입부입니다. 벼락처럼 찾아온 비극으로 인해 영혼이 박살난 사람들이 기적인지 사기인지 모를 일을 맞아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반응하다 구원을 찾게 되는 진지한 드라마로 만들 수도 있고.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호러가 될 수도 있구요. 심지어 훈훈한 코미디가 될 수도 있어요. 저 임신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실 그걸 설명 안 해버리고 넘어가는 이야기로도 멀쩡하게 만들어 볼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면서 동시에 원하는 대로 아무 얘기나 막 (하지만 잘) 해도 될 그런 시작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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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저 분 때문에 복장 터지는 '죽은 남자애 엄마' 역을 맡은 에이미 라이언. '더 와이어'의 그 캐릭터와 달리 매사에 성질이십니다.)



 - 일단 전반부는 '고통과 구원에 대한 진지한 드라마'로 흘러갑니다. 임신한 여자도, 죽은 남자애의 엄마, 아빠, 동생도, 그리고 임신한 여자를 돌봐주는 노부부까지도 모두가 나름의 고통을 안고 있고 다들 뭔가 선댄스스런 톤으로 느리게 슬퍼하고 조용히 각자 몸부림치며 감정을 쌓아 올려가요. 잘 캐스팅된 좋은 배우들 덕에 나름 설득력도 느껴지구요. 솔직히 말해 언제나 그렇듯 또 하나의 호러를 기대하고 틀었던 제 입장에선 좀 실망스러웠지만, 동시에 재미가 없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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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요기까지가 말하자면 주인공 3인방. 대표작은 '주라기 월드'라는데 그 영화를 아직도 안 봐서...)



 - 런닝타임이 한 시간쯤 흘러서 갑자기, 아주 갑작스럽게 임신의 비밀이 풀리거든요. 거기서부터 갑자기 장르가 바뀝니다. 평이한 범죄 스릴러가 되는데... 문제는 이 때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이 완전히 산통을 깨고 곱게 빻아서 훅. 하고 불어 날려 버린다는 겁니다. ㅋㅋㅋ 이럴 거면 한 시간 동안 뭐하러 그러고들 있었나 싶어요.

 게다가 이 '평이한 범죄 스릴러' 파트가 끝난 후가 더 문제입니다. 에필로그격의 장면이 나오면서 갑자기 또 무슨 갬성 터지는 '명언'류의 나레이션과 함께 마무리가 되거든요. 근데 그 엔딩이, 사건의 진상을 생각해볼 때 진짜 끔찍하기 짝이 없는 배드 엔딩입니다. 문제는 그 진상을 관객들만 알아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의 그 사람들은 그게 무슨 해피엔딩인 줄 알고 하하호호 행복하게 끝이나는데... 허허. 허허허허허. 감독 양반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소? 라고 물어보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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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분스릴러 전개!!)



 - 이렇게 막판이 어그러지고 나니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보는 중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소소한 단점들이 새삼 눈에 띕니다. 센스 있고 싶어하는데 별로 안 웃기고 영화 톤이랑도 잘 안 어울렸던 드립들이라든가. 몇몇 캐릭터들의 좀 정리 정돈 덜 된 듯한 성격이라든가. 중요한 순간마다 '전화 한 통이면 되지 않음?'이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엉성한 전개라든가. 뭣보다 무슨 대단한 비밀처럼 꽁꽁 숨기다가 클라이막스와 함께 교차로 보여주는 첫째 아들 사망 사고의 진실(?)이 또 구려요. 어쩌라는 거지? 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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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사건이 틈틈이 플래시백으로 조금씩 끼어들며 내내 애상적인 분위기를 잘 조성하는데... 마지막에 으잉? 하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 좀 아깝습니다. 캐스팅이 상당히 좋거든요. 막 우주 대스타나 최강 연기파 배우 총출동 이런 건 아니지만요. 5년전 죽은 애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확신에 찬 그 분은 '앤디 맥도웰 딸'로 시작해서 이제 주연급으로 성장 중인 마가렛 퀄리. 죽은 형과 풍비박산난 집안 꼴 때문에 우울의 늪을 헤매는 젊은이 역할은 '주라기 월드'의 필립 체이스. 거기에 그렉 키니어, 에이미 라이언, 브라이언 콕스와 블라이스 대너(밋 더 페어런츠 시리즈, 기네스 펠트로의 엄마)까지 나와요.

 그리고 실제로 이 분들이 다들 잘 해줍니다. 이 영화가 그래도 꽤 그럴싸하고 멀쩡한 영화로 보일 수 있는 건 다 배우들 덕이에요. 이야기가 조금만 더 받쳐줬음 좋았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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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 엄마가 앤디 맥도웰이면 내 딸은 기네스 팰트로다!!!)



 - 종합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원작이 있다고 하지만 어차피 모르는 작품이니 패스하고 영화만 놓고 말하자면요. 욕심은 컸고 그걸 감당할 능력도 센스도 부족했던 사람들이 내놓은 결과물이었습니다.

 고통 속 구원담으로 흘러갔어도 됐고, 스릴러로 가도 됐고 다 괜찮았을 텐데 둘을 참 애매한 완성도로 만들어서 우악스럽게 합쳐놨달까요. 

 차라리 전반의 구원담 파트를 더 늘리고 '진상'이 밝혀지는 걸 거의 마지막으로 해서 어설픈 범죄 스릴러를 팍 줄여놨으면 훨씬 그럴싸한 작품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뭐 감독님도 다 계획이 있으셨겠죠. 결과물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말입니다.

 그래도 배우들은 좋고 다들 잘 하니 맘에 드는 배우가 여럿 나온다 뭐 그런 분이라면 보는 걸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그게 아니라면 다른 거 보셔요. 왓챠에 영화 많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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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양반은 그간 쌓은 업보(?)가 있어서 착한 할배 역으로 나와도 스샷으로 잡으면 느낌이 영... ㅋㅋㅋㅋ)




 + 글 다 적고 나서 보니 그렉 키니어 짤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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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괜찮은 배우인데 가만 보면 90년대 잠깐 이후로는 늘 언제나 눈에 안 띄게, 잊고 지낼만 하면 어디서 한 번씩 마주치게 되는 분. 제겐 이런 느낌입니다. ㅋㅋ



 ++ 처음에 올린 포스터 짤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원제는 'Strange but True'. 번역제 지은 분께서 어둠의 제목 학원 우등생이셨던 듯 하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니 뭐.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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