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위안을 주는 '말아'

2022.10.05 20:03

LadyBird 조회 수:417

movie_image.jpg?type=m886_590_2


최근에 개봉했던 국내영화입니다. 다양한 작품에서 독특한 개성으로 존재감을 뿜어내왔던 심달기 배우가 처음으로 원톱 주연을 맡았네요.


대학 졸업 후 백수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20대 중반쯤으로 추정되는 주인공이 외할머니 병간호 때문에 자리를 비우게 된 엄마의 김밥집을 한동안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내용입니다.


뭔가 크게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는 않는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데 주인공은 딱 봐도 스펙도 앞으로 별다른 비전도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청춘이고 시간적 배경이 한창 팬데믹 중간인지라 자영업인 가게도 사정이 많이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암울하고 꿈도 희망도 없는 독립영화 톤으로 가기 쉬운 설정인데 그런 길을 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대책없이 말도 안되는 희망을 말하고 있지도 않구요. 소재와 설정에 비하면 은근히 밝고 좀 나른하면서 심달기의 너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생활연기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가 가장 집중하는 것은 모녀간의 관계입니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여기서 과하다 싶은 신파 없이 은은하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는 것에 성공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별다른 모난 성격 없이 자연스럽고 소소하게 주인공과 엮이는 캐릭터들간에 발생하는 일상적인 에피소드들도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띄울 수 있는 재미를 주고요. 덕분에 참 힘든 세상이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삶을 긍정해보며 살아가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 같습니다. 별 생각없이 포스터의 심달기 배우 얼굴만 보고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꽤 많은 위안이 됐습니다. 상영시간이 1시간 10여분 정도로 날씬해서 부담없이 보기 좋으니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movie_image.jpg?type=m886_590_2

개인적인 올해의 한국영화 씬스틸러로 꼽고 싶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감상하다가 뜬금없이 빵 터뜨리게 만드는데 아주 임팩트가 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2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4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48
124313 가렛 애드워즈의 오리지널SF 블록버스터 크리에이터를 보고(스포 좀 있음) [2] 상수 2023.09.23 256
124312 오늘 알게된 힘빠질 때 들으면 힘나는 신인걸그룹 노래 하이키(H1-KEY) - 불빛을 꺼뜨리지마 상수 2023.09.23 116
124311 디플 - 무빙 다 봤어요. 노스포 [3] theforce 2023.09.23 481
124310 프레임드 #561 [4] Lunagazer 2023.09.23 101
124309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 모티프 샀습니다 [7] 2023.09.23 393
124308 [더쿠펌] 돌판 문화를 스포츠판에 가져와서 빡쳐버린 스포츠 팬들 daviddain 2023.09.23 351
124307 유행어의 어원 - "상남자"의 사례 [15] Sonny 2023.09.23 513
124306 디즈니플러스 [12] thoma 2023.09.23 434
124305 [티빙바낭] (더) 옛날 옛적 할리우드는... '바빌론' 잡담입니다 [9] 로이배티 2023.09.22 353
124304 송과체 독서 꿈 catgotmy 2023.09.22 102
124303 바낭 - 하루에 한 두번씩, 현재와 미래의 죽음을 생각한다 상수 2023.09.22 138
124302 프레임드 #560 [2] Lunagazer 2023.09.22 62
124301 일본인 케이팝 아이돌 XG를 보며 - 케이팝이란 무엇인가? [4] Sonny 2023.09.22 415
124300 시대극에서 언어 고증을 놓쳤을때('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27] 하마사탕 2023.09.22 677
124299 고윤정이 로코 영화 찍으면 좋겠네요 catgotmy 2023.09.21 276
124298 [왓챠바낭]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잡담입니다 [17] 로이배티 2023.09.21 504
124297 프레임드 #559 [4] Lunagazer 2023.09.21 102
124296 "오펜하이머"의 작은 궁금증(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6] 산호초2010 2023.09.21 339
124295 오펜하이머 리뷰 둘 [2] daviddain 2023.09.21 257
124294 [넷플릭스바낭] 더 우먼 킹 - 영화는 좋았으나.. [6] 폴라포 2023.09.21 38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