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9 16:03
저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명·걸작의 길로 가는데 느끼함은 정말 방해요소인 것 같아요.
최근 소콜로프, 쉬프 등의 연주를 듣다가 일부 곡들은 느끼해서 원래 이런건가 싶어 리흐테르의 같은 곡 연주로 들어보면, 느끼함이 전혀 없어서(건조하지 않고 감정이 넘치면서도) 새삼 감탄하는 일이 몇 번 있어서 이 글을 쓰게 됐는데요.
생각해보니 옛날에 키노 박찬욱인터뷰에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구절이, 영화 만들 때 염두에 두는 게 있는가 질문에 했던 "친구 이훈감독의 '느끼하게만 만들지 말라'라는 말." 대답이었어요. (근데 <아가씨>는 일부 느끼한 부분 있었던 듯도 ㅋㅋ)
암튼 느끼함은 없을수록 좋은, 아니 없어야 하는 요소인 것 같아요. 김연아의 피겨도 그래서 더 아름답고요.
그러함에도 느끼한 걸작들이 있는 것 같은데. 저에게 떠오르는 건 헤세의 <유리알 유희>네요. 느끼해서 죽을려고 하며 이 악물고 읽었는데 끝에 보상이.
2017.12.29 16:44
2017.12.29 17:53
2017.12.29 18:06
그중 하나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라이브 연주요. 느끼함을 딱히 느껴본 적 없던('광택없는 은같은 담백함' 표현!) 연주자였는데. 그냥 이건 누가 틀리다라기보단(제 인상 자체가 잘못됐을 수도 있고요), 리흐테르 당신은 대체...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 정도.
2017.12.29 19:31
배우 장동건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12.30 07:44
2017.12.29 20:34
물랑루즈
2017.12.29 22:27
스필버그, 이스트우드, 놀란 영화 일부(다수)들. 맨 후자 경우 걸작 운운하긴 그렇지만 그래도 한 카테고리라서.
2017.12.29 22:31
백인중년남성주인공의 의무와 책임감, 고뇌를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다 느끼하죠.
2017.12.29 23:48
느끼한 걸작이라...느끼한 작품은 많겠지만 느끼한 걸작은 없지 않을까요?
요리 먹고 나서 '속이 느끼해' 그런 다음 별점 평가 다섯 개 주면 이상하잖아요?^^
2017.12.30 00:01
[다크 나이트]요. 조커가 굳이 죄수 딜레마와 비슷한 게임을 벌이는 거나, 투 페이스의 타락이나, 마지막 고든 경감과 아들의 대사나, 걸작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뭔가 좀 느끼했어요.
2018.01.01 00:05
아메리칸 뷰티가 좀 느끼했던 것 같기도 하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들이 약간 느끼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