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에 나왔고 런닝타임은 95분. 스포일러랄 게 없습니다. 아아주 클리셰스런 이야기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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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전 3D의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였습니다.)



 - 또 핵전쟁입니다!! 콰콰콰쾈앙!!!! 하고 인류 대부분은 삭제. 살아 남은 애들은 운 좋게 오염을 피한 곳에 우루루 모여 살아요. 남은 인류는 적지만 사는 지역은 좁아 터져서 인구 밀도가 폭발하고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니 빈부 격차 폭발, 따라서 범죄율 대폭발 뭐 이러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신개념 경찰관 '저지'란 게 있구요. 중무장을 하고 경찰 업무를 보다가 범죄자를 발견하면 현장에서 바로 즉결 심판을 내리고 연행하든 (죄 질에 따라) 쏴 죽이든 하는 1인 사법기관입니다... 만. 이런 게 있어도 당연히 업무는 폭주해서 힘에 부쳐요.


 암튼 우리의 주인공은 그 저지들 중에서도 빼어난 전투력과 가차 없는 법 집행으로 악명(?)이 높은 드레드씨. 시작과 동시에 또 한 건을 해결하고 귀환합니다만. 그 날 따라 귀찮은 일이 자꾸 생기네요. 상부에서 '앤더슨'이라는 신입 저지 후보생을 하루 데리고 다니며 평가를 하랍니다. 듣자 하니 시험도 떨어졌다는데, 떨어진 애는 떨어뜨려야지 뭔 테스트요? 했더니 얘가 떨어뜨리긴 너무 아까운 재능을 갖고 있대요. 무엇인고 하니 상대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입니다. 그렇담 굳이 저지 안 시켜도 써먹을 데가 많을 것 같지만 암튼 시키니 해야죠. 그런데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피치 트리스'라는 초고층 빌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바로 출동했더니만 그 곳을 지배하는 범죄 조직이 건물을 봉쇄하고 둘을 죽이려 달려듭니다. 불쌍한 사람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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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 둘이 주인공인 것이지요. 칼 어번은 정말 끝까지 딱 저렇게만 나옵니다. 헬멧 안 벗음!!!)



 - 사실 제가 보고 싶었던 건 스탤론이 나온 전설의 망작이었습니다만 그게 vod 서비스에 없더라구요. ㅠㅜ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올레 티비에서 유료 결제하고 봤어요. 물론 전에 받은 티비 포인트를 써서 실제 돈은 안 들였지만. ㅋㅋ 그리고 이걸 '로보캅'보다 먼저 봤습니다. 이거 보고 나니 비슷한 복면 경찰 액션 영화 '로보캅'이 눈에 들어와서 그걸 이어서 본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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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것을 보고 싶었단 얘기죠. 근데 오히려 당시엔 되게 유치하다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레트로한 게 멋지지 않습니까 왼쪽도?)


 

 - '로보캅'과는 사정이 많이 다른 영홥니다. 일단 제작비가 절반이에요. 짧은 도입부 이후에 바로 구리구리한 건물에 처박혀서 거기서 뽕을 뽑는 스토리는 여기에서 출발한 거겠죠. 왜 종종 있잖아요. 제작비가 모자라서 걍 낡은 건물 몇 개 섭외하곤 '이거시 미래의 디스토피아다!'라고 주장하며 등장 인물 몇몇의 복장이나 소지 아이템으로 SF 기분을 내는 영화들. ㅋㅋ 딱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영홥니다. 


 액션도 대규모 폭발씬 이런 거 없고 다 빵야빵야 총질과 육박전으로 채워져 있구요. 당연히 톱스타 캐스팅도 없죠. 유명한 배우가 드레드를 맡은 칼 어번과 범죄 조직 보스 역의 레나 헤디 정도. 10년 전이니 둘 다 몸값이 요즘보단 훨씬 저렴했을 것 같구요. (여담이지만 전 칼 어번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나왔다는 걸 오늘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암튼 이런저런 제작비 절감 노력이 눈에 띄다 보니 5천만 달러... 라는 제작비에 비해서도 훨씬 규모가 작아 보이는 영화라는 거. 스케일은 거의 평범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물 급이라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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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악당들이 사용할 저 첨단 무기를 보십시오!!)



 - 가장 좋은 부분은 캐릭터 설정입니다. 일단 이게 형사 버디물이죠. 퍽퍽한 성격의 원칙주의자 베테랑 선배와 유한 성격의 이상주의자 신입이 짝을 이뤄서 갈등하다 나중엔 서로 이해하고 목적도 이루고 뭐 이런 뻔한 스토린데요. 두 캐릭터의 조합이 괜찮아요.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아서 표정도 볼 일이 없는, 말투도 무슨 임무 수행 중인 배트맨마냥 목소리 팍팍 깔고 읊조리는 노잼 드레드 선생... 은 그 자체론 정말 재미가 없는데요.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여리여리 신입이 옆에 붙어 있으니 그 노잼 캐릭터가 뭔가 츤데레스러운 속성을 부여 받아서 조금 괜찮아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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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가파 무지막지 베테랑 선배님의 후까시가 작렬하는 가운데)


 그리고 그 신입도 훌륭합니다. 주인공이 너무 넘사벽이라 그렇지 전투에서도 꽤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고요. 또 사기 능력이 있어서 드레드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방식으로 수사를 빨리빨리 진전시켜 주죠. 그리고 사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표정이 보이는 주인공편의 캐릭터'라는 거겠죠. ㅋㅋ 드레드 혼자 날뛰거나 다른 마스크 쓴 저지가 동료로 나왔다면 아마 영화 보다가 갑갑해서 질렸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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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의 이런 부들부들 액션이 밸런스를 맞춰줍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보스 역의 레나 헤디는... 성격이 난폭해서 그렇지 그냥 평범한 여자인지라 클라이막스에서 특별한 볼거리 같은 건 제공하진 못 합니다. 마주치자마자 사실상 싸움을 포기하는 수준의 행동을 하거든요. 사실 좀 힘이 빠지긴 해요. ㅋㅋ 하지만 드레드 하나로도 이미 마초마초함이 치사량에 근접하는 이 영화에서 보스까지 비슷한 근육질 남자였음 많이 질렸을 것 같구요. 또 중간에 요약 제시되는 이 분의 성장담(?)이 나름 인상적이어서 괜찮았어요. 훌륭하진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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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의 강함이 과하다 보니 이렇게 나쁜 저지들도 우루루 등장 시키긴 하는데... 그렇긴 하지만...)



 - 액션은 걍 준수해요.

 일단 드레드가 들고 다니는 싱기방기 만능 총으로 가끔 한 번씩 재밌는 구경을 시켜주는 부분... 이 있는데 참 소박합니다. 큰 기댄 하지 마시구요. ㅋㅋ


 대체로 이 영화의 액션은 드레드의 '망설임 없이 단호하고 정확한 총질'을 보여주는 데 치중합니다. 강호의 절대 고수 vs 다수의 조무래기들 구도로 양민 학살(...)의 재미를 주는 식이죠. 무기의 총알이 떨어져 버린 상황을 제외하고 이 영화에서 드레드를 위기에 빠뜨릴 강자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드레드의 간지를 위해!!! 집중이 되구요. 다행히 그 간지는 잘 살립니다. 물리적으로 대적하기 전까지는 레나 헤디의 광기 캐릭터도 분위기 조성 잘 해주고요.


 또 이런 벼 베기식 액션이 좀 심심해질만 하면 또 신입 저지의 부들부들 초긴장 액션이 섞여서 조화를 맞춰 주죠. 또 그렇게 아슬아슬한 와중에 결국 어찌저찌 잘 해내니 쾌감도 있고. 이런 식으로 두 캐릭터가 여러가지로 상부상조를 하며 영화를 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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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런팀 보스 레나 헤디님. 캐릭터도 배우도 기본적으로 폼 나긴 하지만 기대를 품으면 실망하십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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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돔널 글리슨도 나름 임팩트 있게 하찮은 역(?)으로 나와 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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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당황스러웠던 분은 저 노란 티의 찌질 빌런입니다. 알아 보시겠습니까? '더 와이어'의 에이본 박스데일씨에요. ㅋㅋ)



 - 레나 헤디의 빌런이 살짝 활약해주긴 하지만 배우들 연기 보려고 볼 영화는 아닙니다. ㅋㅋ 그쪽은 언급할 게 별로 없구요.

 비주얼면에선 뭐랄까. 말씀 드렸듯이 제작비 문제로 영화가 참 소탈한 가운데 연출로 그걸 극복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가끔 좀 과잉이란 느낌이 있습니다. 과장된 색감에 슬로우 모션을 섞어서 멋 부리는 장면들이 자주 나와요. 사실 아주 멋지진 않은데, 그래도 '아 이거 그만 봤으면' 수준까진 안 가면서 아슬아슬하게 균형 잡은 느낌이고. 또 어찌 생각하면 이런 장면들까지 없었음 영화가 훨씬 저렴해 보였을 것 같기도 해요. ㅋㅋ 암튼 뭐 최종적으론 준수하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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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중에서 유행하는 마약을 먹으면 시간 흐름이 1/100로 느껴진다... 는 설정으로 이런 장면을 자꾸 넣는데요. 감이 안 오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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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이런 식의 연출입니다.)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일단 매우 소품이라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스케일 면에서도 이야기 면에서도 '걍 할 수 있는 것만 최대한 말끔하게 해 보세'라는 느낌.

 시리즈로 이어갈 꿈을 갖고 만든 영화라서 그런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돈 많이 들인 파일럿 같은 느낌도 들구요.

 그래서 가장 큰 문제는 이게 결국 속편이 무산됐다는 거겠죠. 이 뒤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갈 때 존재 의미가 더 커질 작품이었는데. 이미 나온지 10년이 된 영화라 이후의 운명을 알고 있으니 재밌게 잘 보고 나서 뒷맛이 아쉬워지네요.

 사실 어떤 면에선 그래도 제작비 많이 들여 호사를 부렸던 스탤론 버전이 나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디스토피아 SF 히어로물이라고 하기엔 좀 격하게 소박한 느낌도 없지 않거든요. ㅋㅋ

 결론은 그냥 가볍게 즐길만한 액션 영화라는 겁니다. 원작 '저지 드레드'의 팬보다는 킬링 타임용 액션 영화 즐기시는 분들에게 더 환영 받을 법한 그런 작품이었어요. 어쨌든 저는 잘 봤습니다.




 + '레이드'와 유사성이 아주 강렬하게 눈에 띄어서 확인해봤더니 다들 똑같은 얘기들을. ㅋㅋㅋ 근데 촬영은 오히려 이 쪽이 먼저 시작했다고요. 게다가 빌딩에 감금되어서 개고생하는 형사 이야기라면 이미 브루스 할배의 그 영화가 있으니 뭐. 액션 스타일도 전혀 다르고 스토리도 배경 설정 빼면 닮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요.



 ++ 빌런들 둥지 건물 이름이 '피치 트리스'인 것은 설마 '무릉도원'에서 가져온 것일까요. 왠지 그럴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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