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로 구성된 드라마이고 시즌 2 같은 건 나올 일 없이 완벽하게 끝납니다. 편당 길이는 50분에서 한 시간 사이 정도구요. 스포일러 없게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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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미국에서 시작해요. 혼자 사는 듯한 나이 많은 여성의 뭔가 좀 수상하지만 특별할 건 없는 일상 모습을 짧게 보여주고... 장면이 바뀌면 큰 저택에서 벌어지는 결혼식 전날 파티 상황이구요. 좀 전의 그 여성이 파티에 참석해서 이것저것 지켜보고 구경하다가... 어찌저찌 해서 사람들을 앉혀 놓고 '이건 내 이야기는 아닌데...' 라면서 귀신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하죠. 네. 액자식 구성이고 이 분이 계속해서 나레이션을 해줍니다.


 배경은 1988년 영국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미국인 젊은이 '대니'라는 여성이에요. 벌써 영국에서 머문지 좀 된 것 같고, 집에선 언제 돌아오냐고 성화인 것 같은데 본인은 돌아갈 생각이 없어서 새 일자리를 찾아 면접을 보네요. 그 일자리란 바로 제목에 적힌 '블라이 저택'에서 상주 가정교사일을 하는 것이고, 당연히 결과는 합격이겠죠.

 그래서 도착한 블라이 저택은 문자 그대로 '대저택'인데요. 거기 살고 있는 건 부모를 잃은 자식 둘과 그들을 돌봐주는 고용인들, 가정부와 요리사, 정원사 한 명씩 뿐이에요. 하나 뿐인 친척인 작은 아버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돈만 보내주고 그 집을 몇 년간 찾지 않고 있네요.

 다행히도 그 고용인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고 애들도 착해서 주인공은 안도합니다만. 장르의 소명을 다 하기 위해 곧 괴상한 일들이 벌어질 뿐더러 주인공 본인조차도 뭔가 숨기고 있는 일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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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를 한 장으로 요약해주는 좋은 짤입니다. 애들은 내가 지킨다!!!)



 - '힐하우스의 유령'을 이미 보신 분들이라면 참으로 익숙한 느낌의 드라마입니다. 비슷한 놀이를 다시 하고 있으니까요. 유명한 호러 원작을 하나 가져다가 개작을 해보세! 가족 이야기로 만들고, 어른들의 (사실 별 악의는 없었던) 잘못된 선택으로 고통 받는 애들을 넣고. 과거와 현재가 오가며 마주치는 장면들 막 넣어서 관객들 혼란에 빠뜨리고!! 선량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어떻게든 서로를 돕기 위해 몸부림치는 애잔한 드라마를 중심에 깔아야겠지! 에피소드에 따라 인물별로 관점을 바꿔가며 보여주는 장면도 넣고! 관객들이 알아서 찾아내는 재미를 줄 수 있게 잘 안 보이는 위치에 별 의미 없는 귀신들도 가끔씩 좀 넣어주고!! 그리고 힐하우스 유령 배우들도 요소요소에 꽂아 넣자!!


 ...뭐 대략 이런 느낌이랄까요. ㅋㅋㅋ


 근데 뭐 괜찮습니다. 이게 뭐 여러번 반복된 컨셉도 아니구요. 또 전작(?)과 마찬가지로 개작이 굉장히 성의있게 잘 되어 있는 데다가... 그냥 전체적인 완성도가 좋아요. 1~2년 안에 비슷한 걸 하나 더 내놓는다면 그땐 좀 식상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는데, 이번까진 괜찮았습니다. ㅋㅋ



 - 그리고 엄밀히 따져보면 톤이 많이 다릅니다. '힐하우스의 유령'은 주인공들이 이미 다들 한 명도 빠짐 없이 꼬여버린 인생을 살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출발했잖아요. 이미 (1차적인) 결과는 다 알고 있으니 귀신이 날뛰는 과거 시점에서 중요한 건 '왜 그렇게 되었느냐'라는 미스테리의 해소 정도였기 때문에 보는 내내 '아이고 이 불쌍한 인생들...' 이러면서도 기본적으론 관망하는 태도로 보게 되는 이야기였죠.

 반면에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현재, 그러니까 귀신 소동의 결과를 마지막까지 감추고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꿈도 희망도 없다는 느낌은 덜하고, 대신에 그만큼 등장 인물들을 걱정하며 맘 졸이며 보게 됩니다. 뭐 도입부의 액자 상황을 보면 최소한 생존자가 한 명은 있다는 얘기인 데다가 그 양반 말투가 하도 평온해서 그렇게 큰 걱정까진 안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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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인s. 좌측부터 정원사, 요리사, 가정교사, 가정부이고 다들 참 법 없이도 천년 만년 잘 살 분들이십니다.)



 - 또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힐하우스의 유령'은 그 가족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였잖아요. 그래서 각자 에피소드 하나씩에서 주인공을 맡았구요. 또 그러다 보니 딱히 빌런이라고 할만한 캐릭터 없이 모두모두 (원래는) 선량하고 착한 인물들이 치사하고 더럽고 사악한 집에게 농락당하고 인생 꼬이는 깝깝한 이야기... 였는데.


 '블라이 저택의 유령'은 그냥 콕 찝어서 미국인 가정교사 대니가 원탑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다 조연입니다. 가끔씩 특정 인물의 관점에서 진행될 때가 있긴 한데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얘기이고 주인공은 엄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대니에요. 그리고 그렇다 보니 유령 말고도 빌런들, 좀 좋게 말해줘서 뜻하지 않게(?) 빌런으로 기능 하는 인물들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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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적인 존재 & 그 정돈 아니지만 매우 깝깝한 인간)



 근데 문제는... 개인적으로 좀 이 드라마의 단점이라고 느낀 부분인데요.

 이놈들에게 도통 공감이 안 됩니다. 나름 사연이 있고 원래부터 그렇게 나쁜 뜻은 없었으며 이후에도 뭐... 중얼중얼 핑계와 사연들을 열심히 보여주긴 하는데 그게 하나도 납득이 안 돼요. 특히 여자분! 차라리 남자놈이야 그냥 애시당초 글러먹은 놈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면 되니 오히려 괜찮은데, 저 여자분 때문에 훨씬 난감했습니다. 둘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그렇고 그 후에 남자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등장 인물들이 한 20번 정도는 '정말 영특하고 빛나는 사람이었지'라고 반복해서 칭찬을 하는데, 이런 식으로 시청자들을 세뇌하려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했네요. ㅋㅋㅋㅋ 영특은 개뿔.



 - 다 보고 난 후에 이야기상 선역과 악역, 멋진 놈과 찌질한 놈... 을 각 캐릭터들의 인종과 성별과 관련지어 생각해보니 재밌더군요. 확실히 21세기 & 넷플릭스 드라마답달까요.



 - 그리고 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얘길 아직 안 했군요.


 러브 스토리입니다. 그거야 뭐 힐하우스도 그렇지 않았냐, 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종류가 달라요. 거기서 다룬 게 가족들의 사랑 이야기였다면 이 드라마는 그런 거 말고 '연애질'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분명 힐하우스처럼 가족사의 비극을 소재로 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엔 그 운 없는 가족들의 비극에 얽혀 들어간 더 운 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에요. 대충 헤아려 봐도 하나둘셋넷다섯... 여섯 커플 정도? 의 지지리도 운 없고 궁상 맞은 사랑 이야기가 드라마 내내 펼쳐지고 그게 이 드라마의 핵심입니다.

 이놈의 저택이 저주 받은 저택이 아니라 큐피트의 저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참 이 양반 저 양반 할 것 없이 이 집에만 발을 들여 놓으면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데요. 에... 다행히도 이게 참 잘 쓰여졌고 그래서 잘 먹힙니다. 특히 (당연히도) 주인공 대니의 이야기가 그렇죠. 이게 설명하자면 몽땅 스포일러라 뭐라 말은 못 하겠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믿어주세요(...)

 이 주인공의 연애담에 대해선 듀나님께서 리뷰에서 그냥 태연하게 적어 놓으셨던데, 큰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그래도 모르고 보시는 편이 더 좋을 겁니다. 보다보면 쉽게 짐작이 가긴 하지만 그래도 미리 알고 보는 것보단 당연히 낫겠죠.



 - 별로 안 무서워요. 진짜로. 호러 영화에 내성이 거의 없으신 분들도 보실만 할 겁니다. 

 호러 장면이야 당연히 자주 나오긴 하는데, 대체로 무섭다기보단 그냥 기이한 분위기 조성 정도이구요. 고어도 없고 보는 사람 긴장타게 압박하는 연출도 거의 없고 깜짝 놀랐지! 도 별로 없어요. 호러 스킨을 가볍게 씌운 연애물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 또 뭔가 얘기 하고픈 건 많은데 머릿 속에서 정리가 안 되네요. 그래서 그냥 정리합니다. ㅋㅋㅋ

 '힐하우스의 유령'을 재밌게 보셨다면 이것도 재밌게 보실 겁니다. 반대로 그게 재미 없었으면 이것도 그냥 그럴 가능성이 커요.

 전작과 마찬가지로 공포 보다는 인물들간의 드라마에 집중하는 작품인데 이번의 드라마는 '연애'이고 그게 또 대체로 슬픈 멜로라는 거.

 둘 중 뭐가 더 낫냐... 라고 물으신다면 '취향 따라 달라요'라고 비겁하게 회피하겠습니다. ㅋㅋㅋ 솔직히 말하자면 전체적인 완성도는 '힐하우스' 쪽이 나은 것 같은데, 보는 사람 취향에 따라선 '블라이 저택' 쪽이 몇 배는 더 재밌고 슬프고 그럴 수 있어요. 음. 적고 나서 보니 진짜 쓸 데 없는 얘기군요.




 + 아... 그리고 또 중요한 걸 하나 깜빡했네요. 배경이 영국이잖아요. 영국뽕!!! 이 당연히 따라오겠죠. 그리고 이번 저택은 힐하우스 따위와는 쨉도 안 되는 곳이란 말입니다. 넓은 부지 안에 호수도 있고, 가족 예배실도 있고, 조각상들이 서 있는 정원에다가... 게다가 그런 근사한 공간에서 일하는 성실하고 유능한 고용인들까지!! ㅋㅋ 이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보세요.



 ++ 착한 사람들 우글우글 나와서 인생 꼬이는 이야기가 플래나간 특기인 건 알겠는데, 이 드라마의 고용인들은 정도가 좀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면서 계속 아니 쟤들은 뭘 저렇게까지... 라는 생각을 했네요. 물론 제 멘탈이 썩은 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 끝까지 다 보시고 나면 첫 화의 도입부는 다시 한 번 보신 후에 마무리하시는 게 여운 강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이것도 귀신 들린 집 이야기... 라고 본다면 한 가지 재밌는 점이, 귀신 들린 집 이야기들 대부분의 문제점인 '그냥 그 집에서 도망쳐 나오면 되지 않아?' 라는 의문을 상당히 잘 해결한 케이스입니다. 그 집 사는 사람들이 이 집이 귀신 들린 집인 걸 몰라요. ㅋㅋㅋㅋ 그나마 눈치 챈 캐릭터들은 각자 사정상 탈출할 의지가 없구요. 뭐 '그 남자의 집' 만큼 신박한 느낌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꽤 괜찮은 해결책 같더군요.



 +++++ 칼라 구기노가 도입부의 노년 여성 캐릭터로 나옵니다만... 음. 좀 이상합니다. 뭐라 설명하면 안 될 부분인데, 암튼 이상합니다. ㅋㅋㅋ 감독의 의도적인 훼이크가 들어가 있기도 한데, 그래도 암튼 이상해요. 일단 배우의 나이가 '노년'과는 아직 거리가 멀기도 하고 또... 음. 스포일러 피해서 소감 적기 참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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