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코엑스 MX관 H열에서 봤습니다. 화면은 적당한 크기로 잘 보였는데, 올려다 본 것도 아닌데도 이상하게 목이 조금 아팠네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3D로 봤는데 별 효과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1..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해변 전투씬과 이후 다이애나의 액션씬은 모두 볼만했습니다. 공중에서 화살 세 개를 한 번에 쏘는 장면은 환상적이었고요, 다이애나가 한쪽 무릎을 꿇고 방패로 총알을 막아내는 씬에서는 영화 300의 장면(스파르타 병사가 방패로 페르시아군의 '마법'을 막아내는 장면)이 연상되었는데, 멋있었습니다.

2.. 전쟁의 신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왔다지만 원더우먼이야말로 전쟁의 신이 아닐까 싶더군요. 전장에서 앞장서 싸우고, 군인들에게 앞으로 돌격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승리를 가져다 주는 초월적인 존재가 전쟁의 신(또는 군신)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나름의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원더우먼도 전쟁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갤 가돗이 유대인 시오니스트라는 걸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알면서도 영화를 보는 중에 그 사실을 떠올리지 않기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원더우먼이 독가스를 뿌리는 독일군과 싸운다는 내용이잖아요. 정의의 편인 유대인 전쟁의 신->시오니즘->이스라엘 건국과 중동전쟁 등등으로 줄줄이 생각이 났습니다. 공교롭게도 위에 언급한 영화 300 역시 페르시아 군과 싸우는 내용이네요. 영화를 본 뒤에는, 오스만 제국의 반대편에서 싸우는 터키인 특공대 멤버(새미어 였나요?)라는 설정이 특이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4.. 원작 만화를 보지 않은 저로서는, 원더우먼이 2차 세계대전 때 뭘 했는지 그 후에 좌절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유대인 학살은 몰라서 막지 못했다 쳐도 히틀러를 없애지 못한 걸 보면 당시에 뭔가 크게 실패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다음 번 영화에 그런 내용이 나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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