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오랜만의 근황, 육아

2015.12.20 06:02

ripa 조회 수:1515

1.

엄청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잘들 지내시죠?

간만에 들어오려고 하니 아이디가 기억나지 않아 로그인하는데 애좀 먹었어요.

검색해보니 2년 4개월 전에 쓴 글이 마지막이었네요.


2. 

긴 시간만큼 많은 일이 있었어요.

직장에서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한 게 가장 큰 일이었는데요.

고생은 했지만 제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게 되어서 무척 만족스러워요.

그리고 이제 다른 도전을 해봐야 할 시기라서 살짝 두렵지만

이전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그것 또한 잘 될테죠.


3.

취직, 자취, 결혼.. 그 어떤 것도 큰 틀에서의 제 생활을 바꾸진 못했는데

아이를 키우니 변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제 2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에요.

주위에서 손을 빌려주지 않는 소위 '독박육아'를 하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퇴근하니까 아내가 하루종일 밥도 못챙겨먹고 아이 안은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걸 보면서 얼마나 애잔하던지요.


4.

그래서 집에 오면 머슴처럼 살고 있어요.

아이랑 아내가 자기 전까지 열심히 수발(?)들다가 잠이 들면 그 때부터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젖병 열탕소독(제일 싫어요 ㅠ)하고 가끔 요리도 하나씩 만들어두고요.

이걸 매일 반복하니 자는 건 항상 2, 3시네요.

그래도 따로 자니 중간에 깨진 않아서 5시간은 잘 수 있어서 좋아요. 아니 살 수 있어요.


5.

이렇게 힘들어도 아이의 배냇짓 한 번이면 사르륵 녹아요.

그냥 배냇짓도 이렇게 이쁜데 나를 알아보고 웃어주면 이건 또 얼마나 좋을지 모르겠어요.

3,4살 정도가 되면 아빠 퇴근했다고 좋아서 막 뛰어온다고 하는데 생각만해도 아흑..

사실 제가 살면서 이런 마음이 들거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글을 쓰면서도 제가 이상해진 것 같아요. 이렇게 딸바보가 되어가는 걸까요.


6.

힘들 때 마음의 위안을 많이 받았던 게시판이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전처럼 조곤조곤한 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족한 바낭 하나 남겨보아요.

요즘 날씨가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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