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자꾸 뜨길래, 도대체 뭔가 싶어서 봤더니, 요즈음 여성혐오 이슈가 떠들썩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놓고 여성혐오를 담은 코너가 인기 코너랍시고 뜨는 게 신기할 정도더라고요.

'남자끼리'라는 코너인데, 제목부터 삘이 오시지요. 코너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조연 급의 커플이 하나 등장합니다. 그때 남자의 어떤 행동 혹은 말실수에 여자가 트집을 잡으면 그걸 지켜보던 주인공격 남자가 임기응변으로 커플 남성을 돕습니다(그런데 이 부분부터가 어이가 없습니다. 커플 남자가 나이트에 갔다가 받아온 라이터를 여자친구에게 들킨 걸 다른 남자가 '제가 빌려준 라이터'라는 식으로 실드치는 식이거든요.). 그러고선 '남자끼리 돕고 사는 거죠. 요즈음엔 남자가 약자니까요.' 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그제서야 메인 격인 커플이 등장합니다.

그 커플 중 여성은 여성혐오 커뮤니티에서 섀도우복싱 대상으로 삼는, 소위 '김치녀'라고 칭해지는 과장된 캐릭터입니다. 계속해서 귀여운 척하는 말투를 사용하며 이것저것 사 달라 조르거나 이것저것 해 달라 요구하죠. 이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 격인 남성 캐릭터(위의 첫 커플을 도운 남성), 첫 커플 남성 캐릭터, 그리고 두 번째 커플 남성 캐릭터, 셋이 합심해서 역으로 놀려먹으며 어깨동무하고 쾌재를 부르는 게 이 코너의 핵심입니다.

웃찾사는 예전부터 유독 고민을 별로 하지 않고 유행어로만 밀고 가려는 코너들이 즐비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했는데, 이 코너는 정말 악의적인 게 눈에 보여서 더더욱 구려 보여요. 공중파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런 걸 대놓고 보여주고 또 사람들이 깔깔거리며 퍼나르는 거 보면, 정말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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