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바낭

2015.08.19 15:26

칼리토 조회 수:2165

늘 향수를 쓰지만 요즘같은 여름철에는 더욱 집착하게 됩니다. 땀냄새와 섞이면 더 심한 악취가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향수 안뿌리고 나온 날의 야생적인 땀냄새만을 맡아보지 못하신 분이 아닐까 싶고.. 향수가 없다면 페브리즈라도 뿌려야 더불어 살아가는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쓰던 향수가 똑 떨어진 참에 11번가와 쿠팡에서 연이어 향수 세일을 하더라구요. 하여.. 씨케이 원, 로디세이 뿌르 옴므 썸머, 불가리 뿌르 옴므, 불가리 뿌르옴므 스와..를 질렀습니다. 네개를 사도 10만원이 안되더군요. 예전 생각하면 국내의 향수 가격도 참 많이 착해졌습니다. 이정도면 심청이 수준. 


다들 가볍고 발랄하니 여름에 뿌릴만한 향수인데 불가리 스와(soir)는 밤에 뿌리는 향수라는 컨셉답게 좀 묵직하고 섹시합니다. 좋게 말하면 중후하면서 존재감이 있고 나쁘게 말하면 어질어질할 정도로 독하네요. 이럴수가.. 불가리인데.. 불가리 뿌르 옴므라면 달달하고 포근하고 보드랍기가 산들바람 같은 향수인데.. 이복 형제가 이렇게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향이라니. 음.. 


당분간 향수 걱정은 없겠습니다만.. 하루에 하나밖에 못쓰는게 아쉽습니다. 쩝. 


꼬꼬마 시절 향수란 걸 모르고 살때 만날때마다 몸에서 복숭아 비슷한 과일 냄새가 나던 아가씨가 있었는데.. 냄새가 참 좋다 했더니 자신의 체취라며 자랑을 했던 기억이 문득 나네요. 정답은 모 메이커의 샤워코롱이었겠으나.. 그때는 정말 여자들은 땀냄새도 안나고 몸에서 과일 향기가 나는줄 알았습니다. 수십년 전의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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