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0 18:28
http://egloos.zum.com/zeeeing/v/553946
위는 박가분씨와 전에 연인관계였던 분께서 쓰신 글이네요.
한윤형씨 글을 평소에 좋아했던 입장에서 이번 일은 많이 충격이었어요.
더구나.. 사과문? 인지 해명글인지도 좀 어처구니가 없네요.
자기합리화인지 객관적인 분석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모를 구차함이 느껴져요.
한쪽 입장에서만 생각해선 안되고 물론 그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글쎄요.. 그냥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며 사과하는 게 깨끗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박가분씨까지.. 그러고보니 저도 운동단체에 몸담고 있으면서
남성동료의 발언이나 행동으로 느꼈던 불안감과 불쾌함 등이 이것저것 떠오르네요.
반면에 제가 연인인 남성에게 가학적이고 폭력적으로 대한 적도 있구요..
가정폭력 피해자로서 가해자의 행동을 반드시 답습한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제 개인적 경험에서는 영향이 있었습니다... 정말 끔찍하게도 너무 힘들었어요.
고치기 위해서 전문가에게 혼자서, 또는 연인과 같이 찾아가기도 했고. 숱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했어요..
씁쓸하네요. 진실공방이 좀 더 이어지겠고 제가 섣불리 판단한 것이 틀릴 수 있겠지만
개인의 공간에서부터 사회 전반에까지 내재된 폭력이 사라지기 전까진
가해자와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오겠죠..
진보-보수를 떠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치열하게 성찰해야 할텐데,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더욱 그래야할 거라고 생각해요.
주장하는 가치도 그렇지만, 그나마 이렇게 알려지고 공론화될 기회라도 좀 더 있잖아요;
-한윤형씨 전 연인분이 쓰신 글
http://mydefinition.tistory.com/65
-이에 대한 한윤형씨의 글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684452091787928&id=100006694609111
2015.06.20 18:55
2015.06.20 19:53
2015.06.20 20:24
말씀하신대로 개인의 역사가 일방적으로 폭로되는 것이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네요. 가정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폭력적 성향을 보일 거라는 주홍글씨가 되어버릴 수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요.
2015.06.20 21:38
2015.06.20 21:01
아뇨, 여자 패는 남자들은 자신이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음을 철저히 이용합니다. 관계를 시작할 때부터(자신의 폭력적인 성향을 여자에게 드러내기 전부터) 자신이 얼마나 불쌍한 사람인지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여자로부터 위로받아요. 이게 남친에게 폭력적인 성향이 있음을 깨달은 후에도 여자가 남자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학대받고 자라서 순간의 울분을 참지 못해 나한테 휘두른 거야, 지금은 나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으니까 내가 이해해줘야지 ] <- 이렇게요. 실제로 여자는 남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는데도 결정적인 순간까지 관계의 주도권을 여자가 갖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거죠.
2015.06.20 21:00
피뢰침// 가해자 가정폭력 경험은 가해자 본인이 이미 책이나 여러 글로 공론화 했던 이야기로 압니다.. 대구 남자는 자기 여자나 개도 팬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죠.
2015.06.20 21:44
2015.06.21 00:06
"그냥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며 사과하는 게 깨끗"하다는 게 요즘 말하는 사과의 왕도인 듯하지만, 제삼자가 말하는데는 신중해야 된다고 봐요. 약점 하나 잡아서 폭로하는 김에 있는 말 없는 말 덧붙여서 상대를 인간쓰레기 만들어버려야겠다고 덤비는 사람들이 드문 것도 아니고, 군중심리는 그런 폭로에 더 열광하니까요.
문계린 씨와 한윤형 씨의 사건으로 들어가면, 문계린 씨가 주장한 "(술을 많이 마시고 한윤형 씨가) 짜증을 내고 있길래 '그만 좀 해라' 라는 제지"는 한윤형 씨가 주장한 "(술에 취했을 때 구타나 레슬링으로) 신체적 투닥거림을 시도하는 (문계린 씨의) 습관"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스트레스 끝에 이를 받아주다가 행거에 처박혔을 뿐 문계린 씨가 묘사하는 대로의 상습적이고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한 건 아니라는 게 한윤형 씨의 주장이고요. 아시겠지만, 연인 사이에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 많은 남성들은 여성의 선제적 데이트 폭력을 '남자답게' 장난으로 받아넘기려다가 '힘 조절'을 제대로 못하죠. 이런 상황에서는 신체적 가해 우려 때문에 남성의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 보통이고 한윤형 씨도 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듯합니다만, 한윤형 씨가 주장하는 대로 '힘 조절'을 못했을 뿐 '분노 조절'까지 못한 게 아니라면, 문계린 씨가 주장하는 데이트 폭력 피해는 상당히 부당한 것이 돼요.
맥락을 잘 짚어보시면 한윤형 씨의 가정폭력 경험 언급도, 한윤형 씨가 자신의 폭력성향을 정당화하기 위해 나오는 게 아니라, 문계린 씨가 한윤형 씨에게 상당한 폭력성향이 있음을 강조하고 관계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맥락에서 등장하죠. 아마 더 자세한 해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갈 것 같지만, 지금까지 나온 말로는 딱히 어느 편도 들기 어렵다고 봅니다.
2015.06.21 09:25
제삼자가 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데 매우 동의합니다.
데이트폭력, 신경숙 표절 그리고 최근 듀게 막말 문제제기까지 보면서 피로하고 마음이 안 좋은 건 문제제기에 필연적이다시피 따라붙는 인신공격과 매장심리 때문이었어요. 그 사람의 글이 전부 쓰레기며 앞으로도 그 사람한테 기대할건 없다는 식이요. 텍스트와 인격을 분리하는건 문학에서나 사상에서나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한 사람 그리고 그의 행동은 구분해야 된다는 진부한 도덕을 주장하게 되네요. 올해 SNS를 두고 누가 '정치적 내전상황에서의 내전상태다. 폭력적이라고는 하지만 그보다 나은 공론화 방식이 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한번의 폭력적인 사건을 가지고 내전을 벌이며 폭력을 확대하는 건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데이트폭력 문제제기에 관해서도 이수 님의 접근이 일방적인 편들기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더 자세한 해명을 부담스럽게 느껴 이 사건에 대해서는 할말없는 처지이지만요;;
2015.06.21 10:11
'제가 기억하는 피해자가 ‘맞았다’고 느낄 한 순간은, 제 입장에선 피해자가 부엌 바로 앞에 있었기에 식칼이라도 꺼내 들까봐 겁이 나서였습니다. ' 이런 문구도 있습니다. 님이 쓰신 상황은 가해자가 부정하고 있고 제가 옮겨온 이 문구는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건 인정하되 그 이유가 식칼이라도 꺼내 들까봐 때렸다고 변명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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