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다는 푸념

2016.01.03 21:52

모나리자 조회 수:2697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래서 20대 초중반부터 친구들에게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지요.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저는 여전히 독신입니다.

그 사이 결혼하고 싶었던 상대가 두 명이 있었지만 잘 안 됐고

이 사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저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런 애매한 시기를 보냈어요.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랑은 줄고 욕망은 늘어나는 것이 보이더군요.

누군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것이 어려워요.

경험이 쌓이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상대의 많은 것이 보이고, 그래서 더 몰입이 안 됩니다.


이 사람하고 연애하면 이런 게 잘 맞을 거고 저런 걸로 싸울 거고... 부터 시작해서

가정 형편, 그 사람의 부모님이나 친구들, 돈 씀씀이, 그로 인해 영향 받을 내 삶까지

누군가에게 깊이 빠지기 전에 이미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며 소망이 있다면

새해엔 저에게 진심이라는 게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작년보다 더 숙성된 사람이 아닌,

작년보다 더 날 것 냄새 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듀게 여러분들도 올 한 해 생생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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