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유령신부


별 생각없이 항상 예매율만 확인하고 영화예매를 하는 친구가 이 영화를 예매했네요

또 어쩜 당연하게도 bbc드라마 셜록을 본 적도 없는 친구지요,

그러니 그 친구가 이 영화를 재미없게 본 것은 당연지사^^


솔직하게 드라마 셜록을 나름대로 재밌게 봤던 저도 중간부터는 졸리더군요

나름 아기자기하게 구성도 촘촘하고, 원작팬서비스도 있고, 유머도 몇 개는 빵빵 터지지만

극장에서 보기에는 뭐라 그럴까........흠

주인공을 따라가는 맛이 너무 약해요 


어떻게 셜록홈즈가 주인공인데 따라가는 맛이 약할 수 있냐며 반문하신다면

오래된 시나리오의 제일명제로 답해 드리지요,

주인공은 욕망이 있어야 한다라고


이 영화에서 우리의 홈즈공이 갖는 욕망

즉 모리아티에 대한, 마이크로포트에 대한, 왓슨에 대한 각각의 욕망들은 사실 다들 실체가 없는

이데아속에만 있는 것들이지요.

즉 영화를 끌고 가는 동력이 되지 못 합니다.


헐리웃에서 만든 블록버스터홈즈영화와 다른 접근방법으로 충분히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제가 이 영화를 재밌게 보기에는 9000원이 조금은 아깝게 느껴집니다^^



대호


작년에 가장 보고 싶었던 한국영화중 하나였는데 해를 넘겨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매우 흥미진진하게 이 영화를 보았고 할 말도 무지하게 많지만 어떻게 서두를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흠.......이렇게 시작해보죠

듀게에서 어떤 분이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남긴 평중에 인상깊은 구절이 하나 있었습니다.

최민식이 아니라 정만식이 주인공이면 어땠을까? 라는 요지의 내용이었는데요

앞서 홈즈에서 얘기한 것처럼 영화는 주인공의 욕망이 분명히 보여져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정만식이 주인공이면 이 영화는 매우 심플한 이야기가 됩니다.

절대악인 대호를 잡아야 하는 주인공의 악전고투 스토리지요.......

물론 대호를 잡는다는 1차적인 스토리 이외에,

2차적으로 역시 익숙한 스토리인 괴물을 잡기위해 자신도 괴물이 되어가는 스토리도 붙어 가겠지요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최민식입니다.

물론 앞서 말한 주인공의 악전고투스토리가 최민식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습니다.

주인공'들' 의 악전고투스토리로 변하면 되는 것이지요

어차피 이 영화에서 최민식의 캐릭터 자체가 무협소설에서 익숙하게 봐 온 은퇴한 절대고수로 설정된 이상

최민식을 현역으로 복귀시시키는 것이 앞서 말한

정만식의 악전고투중 하나로 설정된다면 특별히 달라질 게 없는 심플한 스토리가 되지요

그러나 이 영화는 그렇게 심플한 스토리로 가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영화는 할 말이 무지하게 많아집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할 말이 많아지죠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라고


최민식은 이 영화 대호의 개봉시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자신은 천만덕이라는 캐릭터의 욕망에 대해서 완전히 공감한다고........

이 노련한 배우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일말의 불안감을 표현한 것이겠죠

본인은 공감하지만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는^^


흥행결과는 최민식의 우려대로 됬지만..........

저는 이 영화가 감독 박훈정으로서는 실패작이겠지만

작가 박훈정으로서는 다른 한국영화 걸작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최고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훈정 작가님, 근사한 이야기였어요

.......응원하겠습니다.



조선마술사


십년전쯤에 이런 스토리를 쓴 적이 있어요

'흑풍이 간다' 라는 제목이었죠, 관심은 없으시겠지만^^ 잠시 소개해드리면 


병자호란 직후에 청나라에 팔려가는 어린 여자아이와 그 아이를 호송하는 흑풍이라는 짐꾼남자가 있습니다.

의주를 건너서 청나라땅을 넘자마자 마적단을 만나

다른 일행들은 다 죽고 여자아이와 짐꾼남자만 살아남게 됩니다. 

그 두 사람을 구해준 사냥꾼과 어린 아들이 있습니다.

겨울이 닥쳐 다시 봄이 올 동안 잠시 그들은 같이 있게 되는데

그 사이 어린 여자아이과 사냥꾼의 아들은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몰락했다고는 하지만 양반집 여식

사랑보다는 가문이 우선이죠.......청나라로 결혼하러 가야 가문이 평안해진다는 걸 압니다.

흑풍 또한 여자아이를 데려가야 돈을 받게 되죠

그렇게 다시 흑풍과 여자아이는 심양에 도착하고 돼지같은 청나라 관리와 혼례를 치르게 되는데

사냥꾼의 아들이 그 날 밤 여자아이를 데리고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뒤쫓는 청나라 병사들에게 잡히기 직전

우리의 흑풍이 나타나 두 사람을 구해주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참......고전적이고, 원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뻔한 이야기죠^^

그래서 안 팔렸어요, 절대 제가 못 쓴게 아니예요 흑흑........ 


쓸데없는 이야기로 앞을 시작한 이유는 이 영화 조선마술사의 스토리구조도 제 것과 비슷하다는 이유죠

물론 이 영화는 제 것과 다르게 조선의 마술사라는 차별적인 기획포인트가 있으니 팔렸겠죠

(물론 더 잘썼겠지만 그건 논외로 하죠^^)


여기까지 말했으니 제가 이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들보다 굉장히 재미있게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참 재미가 없어요..........

그 이유는 역시 djuna님이 말한대로 만드는 사람들이 참 건성인 게 큽니다.


그럼 왜 건성이었을까? 에 대한 질문에 저 나름대로 답을 하자면

만든이들이 너무 감정, 특히 사랑이라는 것에 메말라 있어요


기성품이고 뻔한 이야기라고.......

만든이들 또한 뻔하게 느끼면........ 보는 이들도 똑같습니다.

아마도 제작비가 좀 더 투입되었으면 만든이들이 좀 더 열심히 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들의 감정변화에 신경썼을 것 같지는 않아요

마술쇼같은 볼거리에만 더 신경 썼겠죠


조선의 마술사라는 것이 셀링포인트인 것은 맞겠지만

그건 결국 부차적인 거잖아요.......

결국은 사랑이야기일텐데 그럼 사랑이야기로 재미가 있어야죠


다들 '사랑' 에 너무 심드렁하지 마세요

그래도 그것밖에 없잖아요^^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