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잡담

2016.01.06 20:02

연성 조회 수:836

1.

오늘 성균관대 사서교육원으로 원서를 부치고 왔습니다. 전화상으로 합격률이 1.4:1정도라고 하더군요.

워낙 대학 때 공부를 안해서 이 성적으로 통과하고 면접 합격할 수 있을지 자신이 좀 없네요.

사서가 너무 많아서 포화상태이긴 하지만, 합격하고 1년동안 준비해서 내년에는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2.

꿈이란 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렇다고 매달리고 있다간 인생을 망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올해 1년은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도 안 해보고 가만히 있어요.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는데.

교차로를 열어보면 간호사를 모집하는 구인광고와 배송기사, 생산직을 원하는 구인광고가 제일 많습니다.

문제는 제가 전에 꿀이라 그러죠, 좋은 직장에서 편히 지내 그런지 생산직에 뛰어들 용기는 좀처럼 안 생기는 와중에

부모님이 곧 은퇴를 하셔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만 느낍니다.



3.

10년 전 20대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이었을 겁니다. 넌 나중에 뭐할래? 라고 점장이 물었을 때 조금 생각하다가 작가요. 라고 대답했었죠. 그 말에 큰 의미는 없었지만, 몇 년이 지나 소설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정말로 될 것만 같았죠. 그런데 끼적인 글의 상태를 보면 늘 미완성에, 설정놀음도 못하더군요. 한 번은 거울에 낸 적이 있었는데, 대화체의 단편이라 사건이라 할만한 게 없었습니다. 한번은 문학상에 단편소설을 내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늘 제자리를 맴도는 거에요. 아는 게 부족해서 표현력도 없고 복선이나 구조를 쌓지도 못하고 말이죠.


사실 전에는 글을 조금 쓸 줄은 알았어요. 뭐 대단하게 돈까지 받을 정도로 잘 쓴 건 아니고, 그냥 감상이죠. 정말 잘 쓰진 않았더라도 리뷰 공모전에서 상품권 한 번 받을 정도의 그냥 인터넷에서 추천이나 조금 받을 정도의 글이었죠. 그래서 느낀게 감상과 창작은 결국 별개의 것인 듯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의 노력도 거의 늘 그랬습니다. 모든 게 더 잘할 수 있을 만한 길이 보이지 않고, 늘 다 고만고만한 상태에서 머무는 겁니다. 심지어 나름 커리어가 걸렸다고 생각되는 일마저 말이죠. 중급, 어딜가나 흔히 보이는 좀 잘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말아요.


이곳의 주인장이신 듀나님도 그렇고, 김혜리기자나 김영하 작가같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부러워하게 됩니다. 채널예스1월호의 길리언 플린의 이야기를 읽다가 3대가 읽어야 작가가 나온다니, 정말 그 정도의 독서량을 갖추지 못한 저로서는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이디어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저 하나 먹고 살기도 부족하니까요. 실행력이 필요하고 실천해야죠. 하지만 실행력을 가지고 싶어도 실행할 방법조차 모르니 이제 나이도 다 찼고 글은 좀, 아니 정말 아닌 지도 모르겠습니다.




ps.

지난 번에 여러분이 추천해 주신 음악들 가끔 듣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광란과 향연에 지치다가도 듀게처럼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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