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9 18:32
'힙스터'란 단어를 2010년 이후부터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그 단어에 대해 느끼는 뉘앙스는 그렇게 좋지 않아요.
영화로 따지면 주류영화를 무턱대고 까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들을 오직 '자기과시'의 목적으로 받드는 사람들이 떠오르고요.
음악으로 따지면 데뷔 초 마이너 시절에 받들어대던 뮤지션이 메인스트림으로 떠오르면 무작정 '변절자', '배신자'라 낙인찍고 등돌리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대표적인 예로 라나 델 레이가 떠오르네요.
'자기과시'만을 위한 본인의 취향과 타인의 취향에 대한 '업신여김'이 '힙스터'의 이미지 같아요.
서로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힙스터와 스노비즘은 연관성이 꽤 있다고 봅니다. 특히 힙스터를 '자칭'한다면요.
2015.03.09 18:40
2015.03.09 18:44
제가 생각하는 힙스터 이미지는
"부모가 자랑스러워하기엔 애매한 자식, 명절 때 만나면 뭐하는지 묻기 어려운 친척(작년에도 물어봤는데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스타일은 독특하지만 후줄근한, 그래도 나름대로 할일은 하고 사는 것 같은 3-40대"
2015.03.09 18:52
언제부터인지 유튜브에서 옛날 노래들을 찾다 보면 자기가 10대임을 밝히면서 이런 노래 대신 저스틴 비버따위나 듣는 자기 세대들을 한탄하는 댓글이 종종 보이더군요. ㅎㅎ 본문을 읽다보니 생각났습니다.
2015.03.09 18:54
그런데 취향을 중시하는 사람치고 취향에 우열이 없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내 취향은 더 고급이고 남의 취향은 저급이죠. 그냥 입을 다물어서 충돌을 피하는 걸로 예의를 차리는 것 뿐입니다.
2015.03.09 19:01
뭐 저에겐 문화를 문화산업으로 바꾸어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사람들 정도로 보입니다
2015.03.09 19:16
2015.03.09 19:17
2015.03.09 19:36
2015.03.09 19:36
힙스터 항목에 <로베르트 무질>이 있네요. <교양>이라는 책에 로베르트 무질 얘기가 나오는데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를 읽은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남들이 잘 안하는걸 많이하고 젠체하는 이미지네요.
콜오브듀티를 좋아하는 힙스터게이머는 좀 안맞겠죠. Korg DS-10 같은 게임은 어울리겠네요. 아니면 고전게임이라든가
2015.03.09 20:18
최신 용례로는 조롱이나 경멸의 이미지만 남지 않았나요? 남들 욕할 때 쓰는 거 빼고 내가 힙스턴데... 하는 경우는 못들어봤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시작합니다. "때는 2001년, 장소는 뉴욕시티.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는 젊은이들의 서브컬쳐가 힙스터라는 칭호를 획득하고 ..."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2015.03.09 21:05
그 다큐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2015.03.09 20:37
추상적으로 생각나는 거라면 위키피디아에 나오는 정의 외에도 피치포크서 고평가하는 음악을 즐겨 들어요. 주로 일렉트로닉 (딱 의류매장에 나올 법한 프렌치 하우스..), 힙합 (약 빨 수 있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일맥상통하다시피 그들은 대부분 담배를 피고, 코카인이나 코데인이 들어간 시접같은 걸 즐겨 합니다, 주로 트랩계통의 힙합)... 록을 좋아할 수도 있을텐데, 실은 힙스터인 젊은충 중에 록에 대한 이해를 가진 경우가 잘 없습니다. 지난해 독일 Rock Am Ring에서 매장당한 메인 라이너였던 아이언 메이든을 보세요. 스냅백 쓴 10, 20대 애들이 어떻게 아이언 메이든을 알 수 있나요? 사실 그들은 스트록스나 벨벳 언더그라운드까진 좋아할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왜 좋은 지는 몰라도 뉴욕 출신의 유명한 인디 밴드이기 때문에 좋아할 수 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모드, 록커스의 패션 양식은 동경합니다. 더불어 뉴모던이나 스트리트 계열 패션을 좋아하면서 복고같은 것을 좋아한다 볼 수 있고, 한정판이나 콜라보 제품에 환장하죠. 특히 괴이한 이름의 미국, 일본 혹은 영국, 프랑스 어딘가에서 나온 소량생산으로 나오는 브랜드는 계속 해서 나옵니다. 아무리 덜 알려져 있어도 이들이 주요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어요. 또 지드래곤, 에이셉 라키, 칸예 웨스트, 드래이크 같은 하이패션을 추구하면서도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힙합 가수들을 좋아하고요. 포스트 모던 문체를 사랑하죠, 유아인 같은 허세(?)가 거기에 적절할 듯. 아트하우스 영화 중에서도 돌란 영화같은 걸 좋아하고, 여배우는 당연히 스칼렛 조핸슨과 린지 로한을 좋아한다죠 아마..
보통 미국서는 쿨한 척 컨셉 잡거나 심미안이나 취향이 남다른 마냥 군다고 까이기도 하죠. 환경, 인권 문제 등에 민감하나 정작 본인의 패션 아이템의 브랜드나 애플 제품의 노동문제나 환경문제는 등한시한다 같은 걸로 놀림받기도 하고.. 패셔너블한 강남좌파 뉴키드 정도의 위치랄까, 이미지를 단순하게 묘사할 만한 표현으로 말이죠. 굳이 따지자면 부정적인 이미지겠죠..
2015.03.09 21:10
저에게 스스로를 '힙스터'라고 위치짓거나 자의적으로 정의하는 사람들, 혹은 취향 쇼핑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힙스터나 스노브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그것'을 좋아하는 것 자체가 자기자신의 신념이나 생각, 감각에 기반하고 있기 보다는 타인의 인정, 어느 집단의 인정을 받거나 혹은 그것과 다른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들의 기호는 결국 타인의 인정을 기준으로 하거든요. 그 기호의 나열은 다시 (나는 특별하다는)자기애로 수렴하구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멋진 것이 아니라 결국 아무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뭔가 있어 '보이는 게 ' 중요한 이들에게서 그들은 아마 똥이라도 비싸게 팔면 예술이다 라고 하는 풍자와 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애초에 취향으로 자신을 정의하거나 자신을 설명하는 사람들에게서 멸시한지 오래되었는데 스스로도 그 이유가 궁금하긴 합니다. 사람이나 작품 이름 같은 기호를 나열하는 것이 대단한 문화적 교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워낙 많이 봐서 그런지....
2015.03.09 22:41
취향 과시를 통한 자기애보다 생활 방식의 과시를 통한 자기애 이미지가 더 떠오르네요.
2015.03.09 23:03
와 댓글들 읽다보니 흐드드합니다. 국내에선 누구보고 힙스터, 혹은 자기자신이 힙스터 이러는 건 못들어봤고 모두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 밖에 없는데요. 생각해보니 역시나 마음에 안드는 누구 욕 할때 나오는 말인것으로 기억해요. imdb 게시판 둘러보면 트롤들이 말 막히면 치고 빠질 때 emo와 더불어 애용하는 멸칭인 듯. 특히 브레이킹배드 게시판에서 트롤들과 팬들이 서로 '이 xx같은 힙스터' 하면서 욕하는 거 보고 박장대소했던 기억납니다ㅎㅎ
2015.03.09 23:04
2015.03.09 23:44
듀게는 굳이 표현하자면 요즘 인터넷 시쳇말로 X선비, X문가들의 커뮤니티겠죠. 힙스타는 아닌 듯.. 비교적 꼬장꼬장하게 말하는 분위기인데, 오히려 상극이죠. 힙스터는 감성입니다.
2015.03.09 23:32
아이폰, 인스타그램, 인디뮤직 등등..
근데 실질적으론 체감 못하는게 저나 주변이나 그런 사람은 없고 다 덕후 뿐이라...ㄱ-
2015.03.09 23:41
전 취향보단 특정한 겉모습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패션피플 느낌의, 여자보단 남자가 떠오르고요, 유행하는 뿔테 안경에 머리랑 수염을 깔끔하게 다듬고 약간 짤막한 바지에 셔츠같은걸 댄디하게 차려입고 특정 브랜드 구두와 예쁜 양말을 신은. 뭐 그런 느낌.. 구글에 hipster 라고 치고 이미지 검색하면 나오는 그런 사람들요. 아무리 자기 취향을 과시하고 대중문화를 까고 그런것보다 우선 저런 외모가 아니면 쟤 hipster 구나 라는 소리가 안나올거같아요 전 ㅋㅋ
2015.03.10 01:33
개인적으로는 첨단 유행을 선도하고픈 그런 일단의 부류들 이라는 이미지는 있습니다.
그리고 쿨 한것을 덕목으로 삼으면서 자신들만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도 좀 있구요.
한마디로 옷 잘입는 자유로운 영혼들이라고나 할까요? 그들만의 자유로움이긴 하겠습니다만.
2015.03.10 01:43
힙스터는 절대 스스로를 힙스터라고 하지 않음. 누가 너 힙스터야,라고 물어봐도 절대 아니라고 무조건 잡아떼야 힙스터.
대다수가 이십대. 간혹 삼십대 초반도 있지만 무척 드묾.
티셔츠는 누가 실컫 입다가 아름다운 가게 같은 곳에 기증한 거 사서 입으면서 가방은 50만원짜리 들고다님.
남녀 모두 레깅스팬츠. 말랐음. 태닝 안함. 면도 안할 확률 높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아티스트 좋아함. 그 아티스트가 인기 끌면 관심 끊음.
2015.03.10 06:05
어...남자도 레깅스를 입나요?!
2015.03.10 13:26
아 죄송. 스키니팬츠로 바꿀게요.
2015.03.10 10:23
전 여기서 처음 들었네요. 근데 소위 대중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힙스터로 묶어버리는 건가요? 힙스터라는 개념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 상당히 있을 것 같네요.
2015.03.10 14:38
개인적으로는 자신은 트렌드 세터이고 제일 먼저 "힙"한 걸 발견했다고 생각 하지만 그리고 몰개성적인 우중들이나 따르는 유행 같은 건 쿨하게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만 보면 그도 그냥 좀 이른 유행에 우루루 몰려다니는 무리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제가 사는 곳에 왠지 힙스터들이 바글바글한 것 같기도 해요. 힙한 게 몇 개월 단위로 휙휙 바뀌어서 장사꾼들 배만 불려주는 듯한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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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힙스터라보기보단 스놉..?
아니 그보단 "전문가 시리즈"의 그 전문가들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