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양말부터 양복까지 와이프가 챙겨준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저는 제가 챙깁니다. 


뭐랄까.. 양말 정도는 가끔 얻어 신어도 특별히 멋내려고 그러는 것도 아닌데 제 몸은 제가 제일 잘 아니까.. 일단 맞는 옷을 고르는것 부터가 일종의 퀘스트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당연히 속옷도 제가 고르죠. 남자들은 위쪽을 가리지 않으니.. 속옷하면 역시 정겹게 발음되는 "빤쓰"하나 밖에는 없죠. 


오늘 문득 아침에 옷을 입다가.. 이 빤쓰가 언제적 빤쓰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되짚어 생각해보니.. 결혼하기 일년전쯤 샀던 기억이 납니다. 백화점에서요. 그때 한참 캘빈 클라인이 유행할때고.. 마침 세일을 하던터라.. 하나 가격치고는 빡세다 싶은 돈을 주고 샀네요. 


햇수로 따지면 9년째 제 옷장에 있는 이 빤쓰.. 언제부터 속옷의 수명이 이렇게 늘어난건지.. 아니면 이 브랜드가 그렇게 대단한 기술력을 가진건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옷을 옛날만큼 자주, 새로 사지 않고 있는 옷들을 늘 다시 입습니다. 패션이라는 단어가 뭐에 쓰는건가? 생각하기 시작하면 늙다리 기성세대가 되는 초입일거라는 위기감이 들구요. 그러다보니 때때로 옷장속에는 10년 넘은 옷들이 당연하게도 많습니다. 입지도 않으면서.. 국끓일것도 아니면 버려야 하는데 말이죠. 


봄도 되고 하는데.. 이제 좀 너무 오래된 옷들은 정리 좀 해야겠어요. 


PS : 보통 속옷은 얼마나 입으세요?? 제가 너무 오래 입는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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