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아시는 분은 아시는 그분 이야기 입니다.

(그분 : 이전에는 파트장이었으나 다른 파트와 통합되면서 나이 어린 후배가 파트장이 되고 자기는 일반 파트원이 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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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파트 워크샵을 했습니다.

대단한건 아니고 평일에 퇴근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와서 회사 근처 공원에서 공차고 회식한거죠.

그런데, 워크샵 당일에 외부 출장, 교육 등등으로 사무실에 사람이 몇명 없었습니다. 저도 오후에 외부 교육이 있어서 워크샵 장소로 바로 갔죠. 다 모였는데 '그분'이 안나타나십니다. 전화를 해도 안 받습니다. 사무실에서 마지막까지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자기네도 다른 팀이랑 회의하고 조금 늦게 돌아왔더니 아무도 없길래 다들 간줄알고 부랴부랴 왔다고 하네요.


아.... 사전에 회의때 이야기도 하고, 날짜도 본인이 좋다는 날짜로 정한거고 제가 며칠전에 워크샵 일정/계획 공지 메일도 보내고, 당일에 막내 직원이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룹채팅방에 공지도 다시 했지만... 자기를 누가 모셔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온겁니다.  파트장도 외부 미팅이 있어서 바로 왔거든요.


제가 점심먹고 교육가기전에 '저 교육가는데 오늘 워크샵 어떻게 가실건가요?' 라고 물어보거나 막내 직원에게 챙기라고 언질을 주거나.. 최소한 교육 끝나고 전화라도 해서 '저는 바로 갈텐데 어떻게 오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봤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1시간동안 저희는 기다렸고, 1시간후에 겨우 파트장이 전화 통화가 되었는데 '나는 그룹채팅도 못 봤고, 당연히 당일날 다시 이야기 해야 하는거 아니냐. 오늘 아무도 나한테 얘기 안해서 안하는줄 알았으니 안가겠다' 라고 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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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당일날은 아차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딩도 아니고 뻔히 알면서 왜 이러시나.. 하고 짜증도 났는데요.

며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안챙긴게 실수네요.


다음날부터 파트장이랑 저 빼고 다들 트집잡혀서 한두번씩 심하게 갈굼 당하고 있습니다. 파트장이야 그렇다 치고 저는 또 안건드네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저한테 제일 화가 많이 난것 같습니다.


저도 종일 사무실에 있는건 아닌데, 파트장이랑 그분이랑 그 날 이후로 업무상 필요한 대화만 하고 거의 말 안하는 것 같고요.

예전에 자기 밑에 있었던 사람들만 모아서 따로 회의 하면서 또 갈구고 있고요. 앞으로 매주 자기 밑 사람들만 모아서 회의 하겠다는데 이게 파트장이 아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단이 다 제가 미리 '어떻게 가시겠어요?' 라고 물어보지 않아서 생긴 일이죠. 

특히나 집중적으로 당하고 있는 파견/계약직 사람들한테 미안하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해도 가는데요.

몇달전까지만 해도 자기가 수족처럼 부리던 사람(저)이 다른 사람 지시 받고 그 사람이랑 하하호호 잘 지내면 기분 나쁘겠죠. 

이런 저런 불만을 드러내고 폭발할 기회만 찾고 있는데 제가 그럴 기회를 준 셈이 아닌가 싶고요.


오늘 아침에 외주파견회사 이사님이 찾아와서 그분 왜 또 그러시냐.. 이번에 또 사람 그만두면 정말 구하기 힘들다며 하소연 하고 가셨는데...  할말이 없더라고요.  사람이 조금씩 변화하겠구나 생각한게 착각이었나 봅니다.


제가 '나는 직속상사가 두명이다.' 라고 생각하고 알아서 굽히고 챙기면 다른 사람들이 덜 힘들텐데.... 그게 안되네요.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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