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주 미드 <왕좌의 게임>을 본방사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드디어! 왕대비 서세이가 교단에 의해 체포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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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 분 정말 대단했죠....

 

철왕좌를 원하는 웨스테로스의 하고 많은 호걸들 중에 단연 손꼽히는 발암 케릭터--;;

저는 드라마 보는 내내 의아했던 점이, 서세이가 대체 세상에 대한 겁이 없다는 점이었죠. 그 뿐인가요, 이 양반은 사회적 통념이라던가 아니면 정치가나 지략가로서 제일 기본인 '때와 장소를 가려 말하기' 혹은 '본심을 숨기기' '예의와 미소로 겉치례하기'... 이런게 도통 없는 사람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물뚝심송의 표현을 빌리면,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난 너 싫어! 하면서 자기가 미워한다는 본심을 상대한테 다 알려줄" 정도랍니다. 그러면서 뒤로는 그 미운 사람을 해칠 음모를 꾸미질 않나...세상에 이런 바보가 어딨단 말입니까...

 

죽은 로버트의 뒤를 이어 어린 아들들이 연이어 철왕좌를 차지하면서 서세이는 섭정 대비가 되어 꿈에도 그리던 권력을 차지합니다만 경솔하게도 종교계에 - 7위일체(삼위일체 말고...) 신을 섬기는 - 독자적인 군사력을 허용하면서 이 난장판에 만만치 않은 세력 하나를 추가시키는 우를 범합니다.

서세이가 이런 결정적인 실수를 한 이유는 며느리 마져리 왕비와 그의 가문인 티렐가에 대한 증오심 때문이었는데, 이건 뭐 흔한 왕실 외척간의 권력 다툼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 보다는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와는 전혀 다른 서양의 가족 문화 때문에 이들의 갈등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더군요ㅋ

 

<왕비 마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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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며느리지만 곧 올케와 시누이도 될 예정 ( 로라스가 왕대비 서세이의 약혼자입니다.^^;; - 근데 약혼자를 감옥에 쳐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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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든 근세든 유럽은 우리 동아시아 왕조와 달리 법제화된 '효도 문화'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가족 윤리로서 '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효도 문화'는 당연히 서양도 있지만 이것이 우리 동아시아처럼 국가를 통치하는 기본 윤리는 - 그러니까 마치 무슨 헌법이나 법률같은 것 -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유럽 왕실의 경우 새로운 왕이 즉위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

 

궁정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여인은 바로 왕비 즉, 왕의 아내가 되는 것입니다. 왕의 어머니나 할머니들이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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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조선의 황후나 왕비들은 남편이나 아들이 죽어서 대비나 대왕대비 혹은 황태후가 되면 상황에 따라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되죠. 바로 법제화된'효도' 문화 때문입니다. 공식적으로 대비와 태후는 아들들 중에 하나를 골라 보위에 올릴 수도 있고 임금을 폐할 권위도 주어집니다. 실제로 즉위식에는 '너를 임금으로 임명하여 옥새를 하사하노라' 하는 교지도 내립니다. 물론 대부분은 왕이나 황제 생존시에 미리 정해진 후계자가 보위를 차지하긴 합니다만 의외로 역사에서는 비상시국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이럴때 마다 대비나 태후는 '효도'를 내세워 공식적으로! 권력을 장악합니다. 어린 임금일 경우 섭정이 되어 직접 정치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임금인 아들이 다 자라서 말을 안 들으면 ' 너같은 불효자는 천자가 될 자격이 없다. 교지를 내려 너를 폐하고 네 동생을 새 황제로 삼겠다!'라고...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 세상에, 임금을 폐하는데 무려 사유가 엄마한테 불효........--;; (근데 조선에 실제 사례가 있네요. 광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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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왕이 된 토멘과 왕대비 서세이>

 

 

하지만 서양에서는 이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죠.

그래서 딱하게도 젊은 대비들은 재혼을 종용받아 궁궐에서 나가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게 됩니다. --;; ( 물론 대비의 친정에서도 정략결혼 용으로 과부가 된 딸을 어디론가 보내버리려고 하죠;;) 어린 왕의 섭정? 그건 당연히 왕의 숙부나 외삼촌들이 하는 거고ㅋ

 이것 참 재밌지 않습니까?^^;; 동양과 서양이 이렇게 다른 문화 차이가요ㅋ

물론 서양에서도 헨리 7세의 어머니 마가렛 보퍼트나 앙리 3세의 어머니 카트린 드 메디치, 루이 13세와 루이 14세의 어머니들이 재혼을 하지 않고 섭정이 되거나 정치에 관여한 사례가 있습니다만...모두 비공식적인 관여였고 합법적인 정권 장악이 아니라서 당대에도 많은 논란을 불러왔죠.

 

그래서 당당하게 며느리 마저리는 시어머니 서세이에게 궁궐에서 이만 떠나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분노한 서세이는 저렇게 정치적인 무리수를 두다가 저런 끔찍한 사단이 난거죠. (교단을 이용해서 왕비의 오라비를 동성애 혐의로, 그의 누이는 형제에 대한 위증죄로 티렐가의 남매를 구속함)  이런 상황도 그렇지만 참 서세이가 무모하다 싶은게 며느리의 가문 티렐가는 서세이의 아들 토멘에게 막대한 재정 지원과 함께 군사 원조도 도맡아서 하고 있었거든요. 대체 아무리 밉다고 해도 그렇지 자신의 강력한 후원자를 제거하려 들다니요;; 그것도 내전 중에....-_-;; 나를 도와준다고 칼든 놈을 화나게 하면... 킹스랜딩에서 왕비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져리의 아버지는 딸을 구하기 위해 군대를 끌고 수도로 진격해 오고 있고...대체 서세이는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일을 이렇게 벌인건지...그런데 돌연 서세이 본인도 교단에 체포....죄목도 무려 간통...왕의 어머니가...;;

 

 

 

 

사실 이 부분은 드라마에서 원작과는 좀 다르게 묘사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묘사가 훨 맘에 듭니다. 원작은...실제 역사에서 따와서 왕비 마저리도 간통죄로 체포됩니다만 ( 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 앤 볼린 사건과 일이 똑같이 진행되더군요;; 끔찍..ㅠ... 근데 전통사회에서는 여자가 지을 죽을 죄라는게 간통밖에 없는지....참...;;) 드라마에서는 동성애와 위증죄로 바꾸었네요. 저는 이게 더 낫다고 봅니다. 두 여자가 간통으로 엮이는 것보다는 동성애도 전통사회에서는 위험한 범죄로 여겨졌으니 성에 대한 스캔들로 사건을 이끌어 나간다면 이게 더 낫겠다 싶네요.(-_ど) 

 

 투옥된 왕비 마져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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