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7412



"기왕 솔직히 털어놓는 자리니 낯부끄러운 얘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저를 포함해 초기부터 전문가 여럿이 메르스 방역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전문가 몇몇이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병원을 공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아마도 그런 전문가의 조언이 관료나 정치인의 이해와 맞아떨어져서 병원 공개가 늦어졌겠죠."


"지금 메르스 방역 체계에서 전문가의 목소리가 굉장히 큽니다. 심지어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차관급으로 임명되어 병원을 폐쇄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죠.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터라서 모두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죠."


"전문가가 저렇게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맞나요? 방역은 수많은 자원을 동원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고도의 행정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입니다. 당연히 관료와 정치인이 맨 앞에 서야죠. 그리고 그들의 성과에 대해서 평가를 받고, 또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있으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고요.

그런데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요? 몇몇 전문가가 질병관리본부와 전국의 보건소 공무원 같은 공공 자원과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민간 자원을 총괄하는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권한 행사가 문제가 되었을 때, 과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전문가는 관료나 정치인이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에 만족해야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기존의 국가 방역 체계, 그러니까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지방자치단체-보건소로 이어지는 이 체계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했죠.

지금 메르스 방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애초 존재했던 이 국가 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하고 있었던 겁니다."


"군대가 첫 전투에서 패했다고, 기존의 지휘 체계를 무시하고 외부에서 자문하던 학자를 지휘관으로 앉히면 전쟁을 계속할 수 있겠어요? 처음에 국가 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런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후속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죠.

그런데 이번에는 첫 대응을 잘못했다고 아예 국가 방역 체계를 무시하고, 그 위에 외부의 민간인 전문가가 군림해서 진두지휘하는 이상한 체계를 만들어 버렸죠. 그것도 우왕좌왕하다 한참 늦게죠. 또 그렇게 뒤늦게 만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이번 메르스 대응을 되짚을 때 이 대목은 두고두고 평가를 해야 할 대목입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의 말이 먹히지 않는 구조가 애초 존재했던 거죠. 거기다 나중에는 외부의 전문가가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서 사실상 질병관리본부장, 그리고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보건복지부 장관 위에서 군림하고 있으니 국가 방역 체계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죠."








이 인터뷰를 보니 왜 그렇게 국가방역체계가 우왕좌왕이었는지 조금 알 것도 같네요.

그나저나 감염병 걸린 환자를 보는 전문가께서는 왜 그렇게 막강한 권한에 책임은 없는 자리를 덥석 받아드셨을까요.

오늘 기사를 보니 새 총리 바로 옆으로도 가시는군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이다..." 라고 했던 그 말. 우주가우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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