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꿈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니까 이야기를 덧붙여나가 볼게요.

어차피 꿈이고 제가 어떤꿈을 꾸었다는 증거같은건 없으니까 제맘대로 지어내도 되지만 모럴에 반대되는 행위라고 생각이 되어서요. 일종의 거짓말이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평생 거짓말을 안하고 산다는 건 아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하는 것이잖아요.


소설을 보다가 잠들었어요. 멋진 소설이었어요. 저도 똑같이 써보고 싶어서 안간긍긍하다 잠들었어요. 안간긍긍은 제가 방금 즉석에서 만든 합성어인데 안간힘을 쓰는 것과 전전긍긍을 합친 말이에요. 이 말이 1번 쓰이고 말까요?


꿈에서 어떠한 상황이 주어졌어요. 제가 남자인데 신사가 저를 사랑해서 지나가면서 새모이를 주듯이 문장을 던져주는 것이었어요. 그 신사가 문학의 신... 이라는 게 현실의 제가 일어나서 떠오른, 멀미나는 생각이고 실제로는 그 신사가 저에게 문장을 던져주었는지 제가 생각한 건지 기억이 안나요. 남자와 제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문장이 딴! 딴! 딴! 하고 나타났다 사라졌어요. 아니요 사실 스르륵, 스르륵.

그 문장들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데 신사와 제가 서로를 사랑하는 이야기를 노래하듯이 언어로 읊는 내용이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우리가 뮤지컬을 했던 건 아니에요. 오페라도 아니고.

그냥 그 상황을 소설체로 옮겼던 거죠. 꽤 괜찮았던 문장이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는게 슬프네요. 너무는 아니고 그렇다고 안 슬픈 것도 아닌데, 그렇다면 앞에 '너무' 같은 부사를 붙이는 건 사치스러워 보여서.

신사는 저에게 가르쳐주었던 것 같아요. 문장은 이렇게 쓰는 거야. 그럼 제가 답변을 하듯이 문장을 던지면서 아 이렇게요? 하고.


생각나는 문장은 딱 하나에요. 꿈의 끝물에 "이 유러피안 프리코치즈같은 자식!" 같은 비명이 들렸어요. 죽어가는 유령의 괴성같은 목소리였죠. 이것도 창작이에요. 사실 비명같은 건 없었고 그냥 생각이 났어요. 하지만 비명을 질렀다고 하는게 더 재밌을 거 같아요. 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아마 그 유령의 성격은 심슨 캐릭터들같이 괴팍하고 엉뚱한 성격이라서 주변 사람들이 맞춰주기 힘들고, 그래서 같은 유령세계에서 칼침을 맞아 쓰러졌을 거에요. 죽기전에 먹은 롯데리아의 유러피안 프리코치즈버거가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지막 비명이 엉뚱하게 튀어나온 거죠. 마지막에는 자신의 마음이 진실해진다고 하잖아요.


제가 아이디어단계에서 생각하고 있는 주인공의 이름을 가명으로 치즈라고 지어놨기 때문에, 치즈라는 이름이 마음에 안들어서 치즈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가 봐요. 체다 치즈, 리코타 치즈, 유러피안 프리코 치즈 버거, 까망베르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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