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더위, 새 시작.

2015.08.10 18:42

a.앨리스 조회 수:1419

일본에 십여일 있다 오니, 한국이 시원한 신세계를 경험하게 되어요.

하지만, 일본에서보다 밤 잠을 이루기가 힘드네요. (왜냐면 내 방엔 에어컨이 없거든  -_- )

새벽까지 30도 근처를 찍다가 어제, 그제 26도 정도로 내려가니 분명 '열대야'인데도 시원하다고 느껴요.

길기만 하던 여름이 천천히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점빵 차린지 5년인데, 하루 하루 마냥 긴 일상이 그만큼 지나고보니 순식간이에요.

난 언제나 20대 후반과 서른 살 언저리 그대로인 것 같은데, 이렇게 계속 늙어지는 것이겠지요.

역마살이 도졌는지 엉덩이가 근질근질 했습니다. 해서, 정신 차리니 다른 점빵자리를 계약.

몸은 두배로 바쁘겠으나, 그래도 좋으니 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존 점빵은 오늘부터 리모델링 작업중인데,

장소 라는 것도 사람마냥 시간이 흐를 수록 낡아지고, 먼지도 쌓이고 그래서 가끔은 분칠을 해주어야 하는 건가봐요.

금요일까지는 아수라장인데, 이 와중에도 '악 이럴수가!! ' 라는 표정으로 발길 돌리는 손님들을 보면

그래도 이 장소를 찾으려고 일부러 발걸음 향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보면 내가 정신 차리고 좀 착해져야지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하느님보다 높은 분 이라는 기새 등등한 새 건물주 님께서는 서류 덕후이셔서,

모든 '것'에 대해 서면처리를 요구하시고,

저는 내일도 인감도장과 계약서를 들고 공손히 건물주 님께 다녀와야합니다.

새로운 건물주 님과 계약하던 날은 태어나서 가장 많은 '갑'과 '을'에 대해 들은 날이랍니다.

 

날씨가 좀 시원해지면 좋겠어요. 길거리를 쫑쫑 거리며 돌아다니기에 너무너무 덥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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