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2 10:35
어느덧 ‘여성혐오’란 표현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지만 사실 초창기에만 해도 매우 노골적인 성차별 발언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조차 ‘혐오라니? 나 여자 좋아해!’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치적 용어가 아닌 일상 용어로서 ‘혐오’란 그야말로 ‘싫어하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저는 여성혐오, 성소수자혐오, 지역혐오 등의 조어 속 ‘혐오’란 단어엔 크게 세 가지. 그러니까, 멸시, 폭력, 타자화가 담겨져있다고 생각을 해요.
실제로 구글에서 racial hatred를 검색해보면 유색인종에 대한 멸시와 폭력, 몰이해를 다룬 기사들이 검색 결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요.
여성을 뮤즈로 신격화하거나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단 소릴 하면서 우쭐해하는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태도는 명백히 hatred이나, 그러한
태도를 ‘혐오’라는 단어로 설명하려 할 때 이러한 문제에 별 관심없는 사회적 다수들이 과연 의문없이 이를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도, ‘지금 당신의 발언은 성소수자 혐오입니다’라고 지적했을 때 ‘그게 왜 혐오야? 나 게이물 많이 봐!’같은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가…
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겨우 자리하기 시작한 ‘혐오’란 단어 자체를 차버리는 것은 너무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일일 듯 싶고요.
결국 할 수 있는 거라면 구경하듯 바라보는 시선, 터무니없이 높여 이르는 말들, 다수자를 default값으로 설정하는 태도 역시
모두 혐오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적극 알리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15.08.12 10:45
2015.08.12 11:35
그러네요? ‘기본’이란 뜻은 아예 사전에 언급도 안 돼 있네요…저도 지금 알았습니다 주위사람들 다 그냥 쓰고 저도 별 생각없이 써와서
2015.08.12 11:03
2015.08.12 11:39
감사합니당
2015.08.12 11:21
저도 글 내용에 적극 동의합니다. 제게 가장 인상깊게 남은 여성혐오는 학교때 선생님들이 "여자는 ~면 안된다"는 종류의 훈계였는데요. 이게 여성혐오 발언이라는 걸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알지 못했다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2015.08.12 11:39
보통은 여자는 소중하니까, 여자는 귀하니까. 뭐 그런 말들을 같다 붙이죠. 그것도 ‘혐오’라는 인식의 공유가 절실합니다.
2015.08.12 12:09
그럼 말을 하는 분들에게는 거의 예외 없이 '여자는 2세를 잉태할 몸'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2015.08.12 12:52
구분이 필요합니다.
공격을 하려는 특정 대상이 지금 '혐오주의자'인건지 아니면 그냥 개무식한건지 아니면 바로 밑에 '고만 싸우자'는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는 자기삶의 무게만으로 벅차죽겠다는 사람인건지 말이죠.
구분이 필요해요. 뭉뚱그려서 싸잡아서 대상을 규정하면 산으로 가고 쓸데 없는 에너지만 소비합니다.
자~ 마조히스트님은 누구 때문에 화가 나신건가요? 물론 저라면 위에 열거한 세가지 경우 모두에게 짜증이 납니다.
거의 비슷할 정도로 비오는날 먼지나게 두들켜 패주고 싶을정도로 한심한 느낌이 들어요.
즉 잘못의 정도로 위계를 세우고 구분을 하자는게 아니라 병증에 따라 처방도 달라지기 때문에 구분을 하자는겁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인터넷게시판에서 저런 쓰레기들을 주장에 화도 이젠 안나게 되더군요. 무디어 진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싸워봤자 개뿔도 소용없는 주제중의 하나가 저런거더라구요.
차라리 여성의 유리천정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활동을 지지, 추동하거나
사회적, 관행적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들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활동'만이 의미가 있겠다 싶어요.
생각을 해보니 "요즘 젊은 것들이란...ㅉㅉㅉ"라는건 오천년전에도 관용어였다면서요
"여자들이란..." 따위같은 그냥 남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여성에 대한 비하, 멸시, 혐오, 차별 '의식' 이런건 아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급한 인간들의 의식에 수천년간 자리잡혀 있는 찐따같은 생각이더라구요.
그러하니 님도 가만 있으시라~고 하는건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2015.08.14 07:11
중요한 지적이신 것 같아요. 혐오 안에 대상화, 타자화의 의미를 포함시킨다면 논쟁의 양상이 좀 달라질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겠죠.
지금 현상을 보면, 대상이나 문제에 대해
"적극적 적대시" --- "무관심(&대상화 타자화)" --- "적극적 지지" 정도의 입장이 있다면
당사자들이 느끼기에는 적대시하는 사람이나 무관심한 사람이나 별다를 것 없는 포비아로 느껴지는 것 같고
한쪽에선 무관심(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대상화나 타자화로 인한 몰이해?)에 까지 혐오(포비아) 딱지가 붙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는 것 같네요.
게다가 혐오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논쟁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피로를 가중시키는 것 같고요-
글 내용에는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좀 딴 얘기지만 원글 쓰신 분은 IT분야 종사자 아니신가 싶네요. default를 기본 값의 의미로 사용을 하셔서요. 금융 쪽에서는 채무 불이행의 의미로 사용을 하더라고요. 사전을 찾아도 그렇게 나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