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개봉한 앤트맨을 이제서야 겨우 보게 되었습니다. 

가오갤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깨알같은 재미가 있는 소품(?)같은 블럭버스터였어요.

주연인 폴 러드나 마이클 더글라스외에도 조역들까지 캐스팅, 연기가 좋았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Judy greer는 올해만해도 주라기 월드, 투모로우 랜드등 무려 세편의 영화에 나오네요.

원래 미드나 영화에 워낙 자주 등장하는 배우이지만 Imdb를 찾아보니 20년간 경력이 화려하고 촘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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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친구와 얘기를 하는 중에 우연히 건담이 화제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알게 된지도 제법 오래 된지라 취향을 서로 어느 정도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몰랐던 공통주제를 찾아서 조금 놀랐어요.

어쨌든 윙건담이 아닌 우주세기 건담(사실 샤아)을 좋아하는 여성팬이라니... 친구가 조금 달리 보였달까요?


건담 얘기에 심취해서 영화도 대충대충 보고 계획했던 저녁도 스킵한 채 근처의 hobby shop에 가서 건플라를 하나 사서 친구집으로 향했습니다.

애초에 건담 이야기가 나온게 친구가 건덕인 자기 동생에게서 소포로 받은 건담 dvd때문이었거든요.

그것이 이번에 나온 Gundam The Origin 1편 - 푸른 눈의 카츠발입니다.

짧게 설명을 하자면 1979년에 나온 TV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작화가인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원작에 새로운 해석을 붙여 그려낸 코믹스에서 등장인물인 샤아의 과거 이야기만 다시 3부작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아무튼 건덕 친구와 건플라를 조립하면서 건담 애니메이션을 보는, 평소 하기 힘든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조금 더 가까워진거 같지만 그래서 더 어색한 느낌입니다.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어릴적 설정으로나 접했던 지온 즘 다이쿤과 그의 뉴타입론, 스페이스 노이드의 독립론의 묘사가 다분히 조롱에 섞인듯 하다는 점입니다. 

인류의 새로운 진화이자 미래를 주창한 위대한 이론가 대신 권력에서 멀어져서 골방에 쳐박혀 쉰소리하는 늙은이로 표현된달까요?

진바 랄또한 강직한 충신이 아니라 겁쟁이로 묘사되고 무엇보다 지온 다이쿤의 정실부인의 존재는 아연실색하게 만듭니다.

오히려 전형적인 악당인 자비가의 인물들은 악하지만 현실적인 존재들로 나옵니다.

미래의 세계를 다뤘다지만 카츠발은 그냥 왕자님입니다. 못된 대신의 흉계에 무능한 왕이었던 아버지를 잃은.

친구의 스포에 의하면 다음편에서는 왕자와 거지 기믹도 등장할 거라더군요.


1편은 왕자와 공주가 충신들의 도움으로 악당의 손을 피해서 지구로 향하면서 끝이 납니다.

뭔가 현대적인 재해석이 있을거란 기대와 반대로 오히려 동화같은 분위기가 더 강조된 작품이네요.

사실 샤아에 대한 일반의 비판중에는 '뛰어난 이론가인 아버지와 달리 복수라는 개인적 감정에 휘둘린 인간'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 그런 얘기는 이제 못할거 같네요.


나쁘지 않은 작품같습니다.

3부작이 샤아의 과거부분만 다룬다면 본편의 복수극은 못보게 될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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