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슬프지만 저한테 일어난 일입니다. 평생동안 다리 몇번 부러지고 치과 가는거 빼고는 건강하게 살아왔는데, 작년부터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갑작스러운 재채기가 발작적으로 나오고, 콧물이 줄줄 시도때도 없이 흘러나오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평생 고통받았던 적이 없기에, 저는 그저 시간이 지나가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고 한 육개월은 약도 먹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육개월은 커녕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나아질 생각은 하지 않고, 코를 풀기위한 부드러운 티슈는 제 장보기목록의 필수요소가 되어가더군요. 집안 환기도 열심히 하고, 청소기도 먼지 진드기까지 빨아들인다는 (?) 그런 좋은 종류로 바꾸고, 세탁은 항상 열심히 했었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콧물이 줄줄 나는것은 변하지가 않았습니다. 드디어 약을 먹기 시작하고, 좀 살만한가 싶더니, 이제는 제가 먹던 약에 내성이 생겨서, 이제는 다른걸로 바꿔보자 찾아보다보니.. 문득 우울해져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러 왔습니다.


이건 원인도 모르겠고, 영구적인 해결책도 모르겠고, 평생을 잘때 입을 닫고 코로 숨을 쉬면서 살고 왔는데, 이제는 코로 잘 숨이 안쉬어져서 입을 쩍 벌리고 자다보니 아침만 되면 바싹 말라있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찝찝함이, 영원히 제가 느껴야할 아침의 첫 감각이 되어버리는건 아닐까.. 조금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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