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헤이트풀8 스포)

2016.01.07 22:42

여은성 조회 수:1192


  1.주식이 떨어지는 볼 때마다 '돈도 종목이다'라는 진리를 깨우치게 돼요. 주식을 매도할 때 수익실현을 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돈이라는 종목으로 갈아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냉정해질 수 있겠죠. 문명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냉혹함이 우리를 생존하게 만들었고 문명화된 지금은 냉정함이 우리를 승리하게 만들어 주는 거겠죠. 


 현대 사회에 태어나서 다행이예요. 생존하는 것에서는 보람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냥 살아있다는 것...가진 게 생명뿐이라는 것...가끔은 이게 최악의 고통일 수도 있으니까요.


 

 2.헤이트풀8의 이야기 전개 자체는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단순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신은 정말 좋았어요. 내가 마지막 신을 연출했다면 큰 실수를 저질렀을 거예요. 여기까지 왔으면 마지막 순간에는 '신파'라는 조미료를 조금 써도 되지 않을까 하고 그만 조미료를 쳐버렸겠죠. 내가 만들었으면 대략 이랬을 거예요.


 매닉스가 마르퀴스의 (가짜)링컨 편지를 읽은 다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이 편지가 정말로 링컨이 형에게 쓴 거였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해요. 그러자 마르퀴스도 울먹이며 가끔 너무 나쁜 기억때문에 잠을 잘 수 없을때마다 그 편지를 꺼내서, 링컨이 정말로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스스로 되뇌이며 읽곤 했다고 대답하죠. 그게 너무 위로가 됐고, 그래서 도머그년이 편지에 침을 뱉었을 때 너무 화가 났었다고 고백해요. 마르퀴스는 매닉스에게 소리내서 편지를 한번만 더 읽어달라고 하고 매닉스는 울먹이며 편지를 읽어 줘요. 그리고 숨을 몰아쉬며 '잘 자. 마르퀴스 형.'이라고 말하지만 마르퀴스는 대답이 없는 거죠. 매닉스가 마르퀴스를 돌아보니 이미 마르퀴스는 웃으며 죽어 있어요. 매닉스도 '아버지...전 옳았던거죠? 전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인 거죠?'라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고 이때 쯤 배경음악으로 찬송가가 깔리며 하늘에서 두 천사가 내려와 매닉스와 마르퀴스를 데려가며 스탭롤이 올라가는 거죠.


 ............................................................후! 써놓고 보니 엄청난 신파네요. 그냥 매닉스가 소리내서 편지를 읽는 장면만으로도 감동은 충분한 것 같아요. 마지막 신 하나만으로 타란티노의 모든 영화들 중 최고인 것 같네요.

 


 3.쉴드의 월튼 고긴스는 단일 개체로서는 빅 맥키를 가장 괴롭힌 놈이 아닐까 해요. 뭔가 짜증나는 놈이면서도 램에게 폭탄을 던진 후 울면서 합리화할 때, 6시즌에서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휘발유를 뒤집어쓰고 인질이 되겠다고 할 때의 연기는 정말 좋았어요. 실드의 고긴스(셰인)을 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 아닐까 했어요. 좋았다가 나빴다가 스스로를 합리화했다가 하며 살아남는 모습이요. 


 인간의 가죽 껍데기 안에는 어떤 검은 것이 끓어넘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그것은 그저 찌질하게 조금씩 흘러나올 뿐이죠. 그 검은 것을 줄줄 흘려대며 다니는 사람이거나 아예 혼자서 있을 때조차 가식적인 사람이 좋아요. 어중간한 녀석들은 싫은...건 아니지만 그들에겐 1초도 쓰고 싶지 않아요.



 4.휴.



 5.3번 항목의 천사 캐스팅은 미샤 콜린스와 세바스티안 로체가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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