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먹던 간짜장에는 고온에 튀기듯이 조리한 계란후라이가 올라갔었죠. 물론 속은 반숙입니다. 계란이 올려진 간짜장 그릇을 받으면 뭔가 좋은 음식을 먹는구나 하는 실감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배달 중국집이 많아지면서는 간짜장에 계란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배달 안하는 오래된 중국집에 찾아 가면 아직은 후라이가 올라간 간짜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요즘도요. 제 고향은 제주도입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달걀후라이를 올려주는 간짜장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안타깝습니다. 90년대 말쯤까진 간간히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정말 못보겠어요.
홍대의 영빈루가 반숙달걀을 올려주기는 하지만 그곳 짜장면은 조금 취향이 맞지를 않고... 그래도 집에서 하천 하나 건너가면 소박한 중국집에서 원하는 달걀후라이가 나와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엊그제 간만에 가보니 달걀후라이 대신 삶은 메추리알이 올려져 있더라고요. 슬펐습니다. 가격은 천원 내렸습니다만.
물론 간짜장에 계란을 올리려면 손이많이 갈 것입니다. 웍도 하나 더 써야 할 거구요. 그래도 나름 오래 되고 정성 아끼지 않는다는 집들도 이렇게 계란을 빼는 흐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단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간짜장 소스와 반숙계란이 실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 맛이라든지.

어릴 때 기억 때문인지 아무리 잘 만든 간짜장도 계란이 올라가지 않으면 아쉽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서울에 반숙후라이 올려주는 중국집 어디 아시는 곳 있나 질문글을 올려봅니다.
서울에서 서쪽이나 남쪽이면 더욱 좋구요.
아는 집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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