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말에 수의대 교차지원 허용 소문에 수학을 한달간 깨작거렸던 일을 듀게에도 올렸기에

그걸 기억하시는 분들은 저 인간 아직도 저러나? 싶으실 것 같은데, 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이러고 있습니다.

젊음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고 그냥 다음날 눈 뜨면 만 65세 연금 생활자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20대 끝물 직장인은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아 역시나 또 수의대 목표로 이과 수능 준비하는 중이에요.

 

올해가 제가 수능 친지 딱 10년 되는 해인데 10주년 기념 재수로구나- 라는

약간은 해탈한(?) 심정으로 이과 수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어 점수 믿고 까부는 인간인지라 국어 영어는 시작 단계에 기출문제만 딱 한회씩 풀어본 후

알량한 자기만족 하지 말고 수학 공부나 하라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지난 7주간 수학 과학 공부만 줄창했어요.(수1, 생1, 화1 EBS 강의를 총 105강 완강)

공부하다가 거실 나가서 뻗으면 부모님은 "뭐 한다고 공부하노, 놀아라!" 이러시지만

나름대로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이 있었나(당연히 있었겠지) 이러면서

스스로 놀라고 혼자서 대견해 하며 진도를 뺐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3월 모의고사를 풀어봤는데 이과 수학쪽은 아직 시작도 못해서 A형으로 풀었고,

10년 전 수능 점수 비스무리한 게 나왔습니다.(수능 당시 수리 나형, 82%)

1월 말에 공부 시작할 때 3월 모의고사까지 수학 기본값(?)이 복구가 안되거나 과학에 발목 잡히면 

진짜 손 떼리라 마음 먹었는데 다행히 6월 모평까지 달릴 자격이 생긴 셈이에요.

난생 처음 공부한 화1은 공부할 때도 생각보다 어려웠고 과연 틀리기도 많이 틀려서  32점으로 EBS 예상 3등급,

그래도 고 2 때까지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고 평소에도 좋아한 덕에 즐겁게 공부한 생1은 38점으로 2등급 턱걸이를 했지만

남은 세월 동안 차근차근하면 과탐 둘다 1등급 나오지 않을까 하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어제 수학 모의고사 풀이 강의까지 들었으니 이제 진짜 이과 수학의 세계에 발을 디딜 차례인데

자신은 없고 왜 12년 전에 이런 용기를 내지 못했나 하는 마음에 17살의 제 멱살을 잡고 싶기도 하고

이번주처럼 온갖 모임에 회식에 퇴근이 늦어지면 스트레스 폭발이라 오만 잡념과 근심을 안고 집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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