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쓴 글


듀게가 좋긴 좋아요. 연어님만 짐을 지지 않았으면 해요.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2&document_srl=12467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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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흐름을 다 따라온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들과 과거사에 관련된 사람들이 감정의 골이 깊다는 건 알겠습니다.

당연히 당사자들이 원한다면 해결을 봐야겠지요. 그 와중에 타인이 개입할 수도 있고요.

우리가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단순히 그 개인이 상처받거나 기분이 상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과 합의를 해서 상처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타인도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이런 사적 개입과, 의지를 모아 공적인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비록 과거의 사건이 바탕이 되었다고는 하나, 투표를 하고 규칙을 만드는 일은 미래의 모습을 선택하는 일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오직 과거의 조건들이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투표 자체를 방해할 때만 그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투표가 끝나고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는, 사적이고 감정적인 발언들은 딱 그만큼의 장애물이 되겠지요.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은 매일 매일 어제와 단절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soboo님이 남기신 마지막 글은 사태와 거리를 두고 자신과 관련된 의문을 풀어내는데만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soboo님은 투표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는 안 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soboo님 개인을 투표자 한명 그 이상으로 고려하면 안됩니다.

소급 적용까지 원하면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연어님은 돌아오셨지만 표현의 무례함을 주장의 강함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듀게를 이용하는 모두가 함께 '언어 폭력은 안된다' 하고 생각해야합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든, 그 판단이 얼마나 정당하든 마찬가지입니다.

비아냥이나 Sarcasm이 듀게의 정체성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글쓴이와 조회수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재미를 고려하며 부작용을 재가면서 무례를 허용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면허 딸 실력이 안되면 차를 몰지 말고, 면허가 있어도 사고를 내면 차를 몰지 말아야 합니다.

듀게는 냉소와 촌철 이후에 이용자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탄력성을 잃어버렸습니다.

듀게가 고요한 날을 가지는 까닭은 죽은 닉네임들의 시체가 파도에 쓸려가버렸기 때문입니다.

톨레랑스는 정치, 종교, 도덕, 학문, 사상, 양심 등의 영역에서 의견이 다를 때 논쟁은 하되 물리적 폭력에 호소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이념을 말한다(위키백과)고 합니다.

톨레랑스는 참는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참는 것이냐? 바로 무례함과 비아냥같은 언어 폭력을 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듀게가 보고 있습니다. 막말을 자제해 주십시오.. 라고 하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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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내일 투표를 진행한다고 하니, 눈팅하시는 분들이든 감정이 격해진 분들이든, 찬성이든 반대든 자기 목소리를 내 주십시오.

투표와 규칙 제정의 본질은 게시판 내 소통의 안전함을 위해 이용자들의 자율권을 조금 제약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듀게는 안전하지 않고, 이용자들은 안전을 위해 막말할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듀게에 글을 써 본적이 없는 분이라고 하더라도 부디 투표에 참여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이후에 이런 기회가 또 없을거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다들 지긋지긋해하고 있어요. 덤벼들어서 이것저것 하기에는 귀찮고 여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피하고 떠나기에는 이 게시판이 귀하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어요.

다들 지긋지긋해하고 있다고요. 눈팅만 하는 분들, 참여해 주세요.


투표가 어떻게 끝나든 저는 기회가 되는 대로 '꽃밭듀게론'을 제창하고 다니겠습니다. 하하하.


ps. 아래 연어님 글에도 나와 있지만, 내일 투표는 '제재 규칙을 만드느냐, 마느냐' 하는 투표입니다. 만들기로 결정 되었으면 어떤 잘못에 대해 어떤 제재를 가하는지는 다음에 결정합니다. 많이 투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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