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자체를 반대합니다.

2015.06.17 21:34

DKNI 조회 수:1275

벌써 며칠 째 활활 타오르는 게시판을 보고 있자니 예전 서프라이즈, 일명 서프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많이들 아시는대로 서프에는 일정 수 이상 표를 받은 게시글을 해우소에 보내는 시스템이 있었고

지금은 아이디도 기억나지 않는 어느 유저분은 그 해우소의 단골고객이었습니다.

이 분은 어그로는 아니고 그냥 좀 생각하는게 남다른 분이었는데 상당 수의 유저들이 이 분을 싫어했습니다.

(사실 저도 이 분 글이 불편해서 수 차례 '해우소로' 버튼을 눌렀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분 때문에 서프가 그야말로 활활 불타오르게 되었으니.. 발단은 어느 여성 유저분이 유시민 (당시)의원과 함께 찍은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이 분과 친구인 듯 보이는 또 다른 여성분이 각기 한 쪽씩 유시민의원의 팔짱을 끼고 포즈를 취한,  즐거워 보이는 사진이었습니다만.


문제의 해우소 단골 유저분이 이 사진을 두고 '여성분 가슴이 유의원 팔에 닿았다. 이런 사진이 유의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는 글을 다소 시비거는 듯한 말투로 작성한 것입니다.

평소에도 게시글에 욕설은 없지만 이렇듯 다소 독특한 시각과 다소 도발적인 말투를 사용, 이미 상당수의 유저들에게 

'찍혀있던'터라 당장 많은 유저들이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 이 분의 강퇴를 주장하였습니다.

몇 몇분이 강퇴는 안 된다, 게시판의 민주성을 지키자 얘기했지만 수적으로 상대가 안되었죠.

게다가 문제의 사진을 올렸던 여성 유저가 해우소 단골분의 언사로 인해 자신이 입은 정신적 피해를 수 차례 호소하셨기 때문에

남성 유저분들의 마초이즘이 극한까지 끓어오르고.. 


저는 서프보다 더 이전인 노하우 게시판에서도 유사한 사건을 겪으며 게시판의 민주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지금 듀게에서도 그렇지만 서프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눈팅이나 하던 터라 당시의 논쟁에 내내 답답해만 하다가 

삼, 사일 쯤 되던 날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골자는 게시판의 민주성을 지키자, 강퇴는 안된다 였으나 '사진 올리신 **님께서 포르노도 한, 두 번 본 적 있어서 그 정도 언사에 크게 상처 받지 않는 

분이셨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썼던 부분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제 글 자체가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었지만 특히나 저 부분이 많은 남성 유저분들의 마초이즘에 휘발유를 끼얹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글을 쓴 저 또한 여자라는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한 여성 유저가 받은 다소 덜 심한 모욕에 분노하면서 또 다른 여성 유저인 저에게 막말하는 이중성을 지적하는 분이 계셨습니다만 가볍게 무시당하는게 당연했습니다.

한동안 이전에도 이후로도 들어본 적 없는 온갖 쌍욕을 먹었고 저를 욕하는 글이 베스트 추천 글에 오르는 영광도 얻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해우소 단골분은 강퇴되었고 저는 그 후로 황빠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존재감 없는 서프생활을 별 상처 없이 이어갔습니다.

사람들이란 원래 그런 것이고 인터넷 게시판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기에 제가 먹은 욕보다 해우소 단골분의 강퇴가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며칠째 이 게시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바라보는 저의 의견은 변함없이 '게시판의 민주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입니다.

각자 모두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을 오프에서건 온에서건 매일 보며 삽니다.

어느 곳이건 판 자체를 의도적으로 어지럽히려하는 시도만 아니라면 함께 맞서 싸우거나 무시하거나 타협하며 사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이번 일을 계기로 어그로가 아닌 불특정 유저의 어떤 면을 들어 페널티를 주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저는 게시판의 민주성을 떨어트리려는 분들또한 그 페널티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싶습니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