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9 15:02
매회마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던 최정문이 역시 희생자가 되었네요.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고 권장받는 지니어스에서 '배신자'로 찍혀 탈락한다는게 조금은 역설적이게 느껴집니다.
저로선 그 모습이 얄밉다기보다는 강대국 사이에서 실리를 찾는다는 약소국의 균형외교란게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멤버들 숫자도 반으로 줄었고 게임 특성상 연합의 필요성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홍진호, 김경란 팀에게 살짝 기대를 해봤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의 목표가 분명치도 않았고 마지막 최정문에게도 확신과 동기부여를 못해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네요.
아쉬운 건 중반 즈음에는 양쪽 그룹에 발 걸치고 있던 장동민의 지배구조 체제가 와해되는게 아닌가 싶던 장면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홍진호-김경란 조와 틀어지면서 오현민도 살짝 불편해하고 반대편 김경훈과 이준석-최정문 조에게 자신이 우승을 해야겠다라고 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싸늘하다 못해 판이 깨지겠구나 싶었는데....
왠걸 홍진호의 도움으로 숨돌린 최정문이 정신 차려 현실적 선택을 하고, 반대로 꼴지를 강요받은 김경훈이 순순히 받아들이는 지니어스스럽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막이 내리고 말았어요.
이 와중에 두 그룹 사이에서 겜돌이 역할이나 하던 오현민은 이번에도 생명의 징표를 받았구요.
상당히 긴장감이 넘치던 회였음에도 한편으로는 김 빠지는 승부였어요.
김경란이 보여주는 '의리'나 장동민이 예능적인 요소로 해왔던 '배신'같은 단어가 이번회에선 조금 부담스럽게 와닿던터라 이번회에서 장동민 주도의 연합의 정당성이란게 완전히 깨지고 마는게 아닌가하는 기대를 조금 했었거든요.
문제는 그 빈틈을 홍진호나 이준석으로서는 도저히 채울수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장동민은 길게 봐서 여전히 전략적으로 오현민이 필요하고 홍진호,이준석은 그 둘을 떼어낼 능력이 없으니 제작진이 개인전 성격이 더 강한 게임을 깔아주거나 김경훈이 더 분발하는 수 밖에 없을거 같아요.
2015.08.09 16:34
2015.08.09 22:38
2015.08.09 23:42
그냥 장동민은 필사적이고 아주 명확한 계획내에서 플레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은 우승으로 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단 데려갈 나의 팀과 배제할 팀을 정해둔다.
배제되는 팀이란 자신과 함께 가고자 했으나 배신했던 사람들.혹은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 어제까지 줄곧 배제시킨다고 점찍은 두사람은 최정문과 이준석이었고요. 둘은 남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확실히 자기본위적인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우승까지 가는데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상대들이기도 하고요.
어차피 한명은 탈락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장동민의 판짜기가 비난받을 선상인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다들 각자의 큰틀에서 누구는 배제하고 누구는 함께 해야지 여기며 움직일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를 막을 수 있는 까다로운 플레이어가 탈락하면 좋겠다.하는 생각도 모두가 가지고 있겠죠.
게다가 판을 짠 이후 장동민의 플레이는 꽤 지능적이거든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끌만큼 누구보다 계산 빠르게 정하고 지휘해요. 그리고 자신을 따라야만하는 명분들을 만들고 설득하는데도 탁월하고요.시청자들은 정황을 보며 장동민은 사람 내치는데 주저함이 없고,꼭두각시로만 여긴다고 비판하지만 시즌3나 시즌4나 장동민과 실제 함께하는 그들은 아무도 자신이 장동민에게 이용되었다 버려졌다고 여기지 않죠.
이번화에서 장동민이 최정문,이준석에게 배신을 한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화에서 장동민은 애초 최정문과 이준석을 제외한 나머지와 연합을 맺길 원했고, 실제 두 사람(최정문,이준석)에게는 어떤 딜도 하지 않았어요. 다만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팀이라 여겼던) 홍진호와 김경란과 갈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옆에 있던 최정문과 이준석과 정보공유가 이뤄진것이죠.어차피 오와 김은 장동민의 끄나플이었으니... 장동민은 한.두판 자신의 패와 자신이 알고 있는 패를 이준석과 최정문에게 흘리지만 이건 연합이 아니었습니다. 최정문도 <장동민과 하고 있지만 연합이 된건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언급하죠. 장동민은 <이번판에 내가 저들에게 말해서 다 죽으라고 한것이다. 그건 내가 먹는다는 전제에서 그런것이니 너희들-최정문,이준석-도 죽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이후 나는 저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이건 연합된 상황이 아니라고 여기니 언급하는 겁니다. 장동민이 이준석등과 연합을 했다면 왜 자기가 이번판에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런 명분을 찾을 이유가 없는것이죠.이 상황은 그저 장동민이 가진 정보를 적에게 주고 자신도 그들의 정보를 취하며 일단 관망하는 상태로 보입니다.
전략적인 정보공유는 언제나 있어왔죠. 다만 이후 최정문의 돌발행동과 홍진호의 미스판단이 장동민으로 하여금 위악적인 판짜기로 종용하게 만들었던것 같고요.
사실 한명을 미리 지정하고, 연합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어요.시즌1부터..그게 가장 도드라졌던게 시즌2였는데 장동민의 플레이가 시즌2의 양상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아요.
제가 봤을때 가장 큰 문제는 장동민을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이 큰틀에서 장동민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거에요. 자연스럽게 편이 갈리고 그들간의 세력다툼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순간 그냥 모두 장동민만 바라보고 있어요. 오현민은 말할 것도 없고, 한때 대치하기 좋아했던 이준석도 위기의 상황이나 돌파구가 필요할때는 장동민을 무방비적으로 수용합니다.이상민을 그렇게 잔인하게 보내던 김경훈은 어찌된 일인지 장동민의 수족이 되어서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요.
물론 모두 장동민이 위기의 순간에 봉착하게 되면 가감없이 내칠수 있는 사람들일거라 여겨지는데 그런 상황이 생기질 않는거죠.장동민이 그들의 머리 꼭대기에서 전체 틀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까요.
2015.08.09 23:53
모든 영광과 이익은 우승에 몰려 있는만큼, 그 과정에서 에피소드간 작은 승리들이 큰 의미가 없죠. 현재 지니어스가..그래서 다들 끝까지 생존하고 살아남는게 목표가 되고, 그러다보니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만 각 게임들을 풀려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서로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게 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아무도 이제 에피소드 게임의 승리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데스매치에 가지 않는게 더 중요하죠.
우승의 방법을 서바이벌 형태가 아니라 에피소드에서 가장 승리가 많았던 두사람을 선정해서 한다거나 하는식으로 뭔가 변화를 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그냥 장동민의 플레이가 제가 느끼기에도 최선의 방법 같거든요.그런데 그걸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들이 점차 속출하는걸 보면..
많은분들이 시즌1때 5:5같은 개인플레이로 해결하는 게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하시지만 이건 지니어스가 처음 공개되던 그 당시에나 유효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게다가 연합이 없다면 변수도 없어서 방송분량을 빼기도 어렵겠죠.
2015.08.1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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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문의 처세가 시즌 내내 영리하지 못했고 이러한 정치력에서의 약점을 커버할만한 게임 능력도 없었다는 점이 최정문이 매회 희생양으로 찍힌 원인이자 이번에 결국 제거가 된 이유임은 분명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장동민의 태도와 행동은 그 이전부터 장동민에 대해 불편하게 느껴왔던 지점들이 극도로 두드러진 형태였습니다. 처음부터 장동민/오현민의 우승과 생징이 아닌 이준석, 최정문 데스매치 보내기를 목적으로 연합을 짜려고 한 것도 이전부터 이어진 한두명 왕따시켜 데매 보내기(그 와중에 은근슬쩍 우승과 생징은 장동민, 오현민 차지)의 연장이었고 이후 최정문이 팀을 배신했다고 분노하며 대스매치 보내자는 전략 변경은 애초에 자신이 최정문, 이준석을 팀원으로 데려가는 척 하면서 이 둘을 데스매치 보내려고 했었으니 배신은 사실 자신이 먼저 계획한 것인데 전형적인 내가 세상을 배신하는건 상관 없지만 세상이 날 배신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마인드이고...정말 서열주의 꼰대 군기반장의 모습이 너무 명확해서...사실 시즌 3는 안봐서 그떄 캐릭터도 이랬나 싶은데 여하튼 4시즌 기준으로는 불편함을 넘어 제발 빨리 탈락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받겠습니다 따위 농담도 하나도 재미 없고, 인상 쓰고 버럭거리는데 정말 꼴보기 싫네요.
홍진호는 이번 시즌에는 이전의 총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이번 시드포커는 초반에 김경란과 연합하여 나름 좋은 전략을 보이며 게임을 장악하는 듯 했으나 최정문 데매를 확정하고 가는 왕따 분위기가 싫어서 꺵판 한번 놓았다가 결국 또다시 망했네요. 최정문 입장에서는 생징이라도 확보되지 않는 이상 마지막에 자신이 1로 15를 먹고 김경란 우승시켜봐야 어차피 장동민 팀에게 배신자로 찍혀 데매 지목 확정이라, 이 그림만 놓고 보면 최정문의 홍진호 배신이라기 보다는 홍진호의 삽질과 최정문의 현실적인 선택.
당분간은 김경훈만 믿고 보는 지니어스. 김경훈이 빨리 장동민은 데스매치로 끌고 가서 탈락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인상 쓰고 왕따질 하는거 그만좀 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