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8 00:35
제가 고양이 키우는것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고양이 이름만 해도 벌써 몇개를 지어두었고 그 중에 몇개는 정말한 훌륭한 이름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다른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한테 도용 당할까봐 꼭꼭 숨기고 있습니다.
(혹시 궁금하시면 몇개 쪽지로 보내드릴게요.. 고양이 이름 지으시거나 바꾸실 분들만 가능..)
그런데 문득 저에게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타투를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타투를 5년 넘게 고민 하다가 결국 몇 년 전부터 몇 군데 하기 시작하긴 했는데 그 뒤로도 타투 시술이 불법이 아닌 싱가포르 등으로 출장을 갈때마다 타투샵을 기웃거리게 되더군요.
한국은 타투가 블랙마켓 아래 있어서 비쌉니다..
얼마전에도 싱가포르에 출장을 갔는데 2년을 벼르던 타투는.. 결국 못하고 왔습니다.
전에 했던 타투 옆에 다른 타투를 하려고 하니까 좀 밸런싱이 안 맞는 것 같아서 결국 못 하게 되서 지금은.. 다른 위치에 하려고 마음을 먹고.. 다음 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제가 몇년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계속 고민 하고 있는게 타투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타투를 하면 그게 평생 가잖아요.. 물론 엄마한테는 50년뒤면 말끔히 지워지는 거라고 둘러대긴 했지만..
암튼 그래서 타투를 하는걸 그렇게 오래 고민했었는데..
그런데 고양이도 한번 키우기 시작하면 적어도 10년은 책임져야 하는데 그게 자신이 없어서 매번 기회가 생길때마다 망설이고 그러다 기회를 놓치는 것 같습니다.
몇달전에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회식을 하는데 그 조개구이 식당에서 고양이 새끼를 분양 하길래 엄청 고민을 하는 중에 이미 다른 고양이를 키우는 동료 직원에게 선수를 빼았겼습니다.
뭐.. 사실 전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 직원이 먼저 선수를 치지 않았어도 전 입냥을 안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집 앞에 새로 생긴 커피숍에서 바로 이 녀석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요놈들은 남자 녀석들인데 저는 얘네들은 보기전에 웬지 '고양이는 암컷이어야지..' 이런 편견 비스무리한 것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마 카카오톡의 고양이 '네오'때문 인 것 같습니다)
한번 보고나서 완전 반해 버렸습니다.
특히 요기 치즈 녀석 말고 회색 줄무늬 녀석이 한칸짜리 계단에서 뒹굴 굴러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완전!!!! 반해 버렸습니다.
2015.06.18 00:45
2015.06.18 00:59
타투랑 비슷하네요.. 제가 타투하고나서 처음 거울을 보고 왜 이걸 중학교때부터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2015.06.18 00:50
고양이는 자주 목욕이나 산책 시킬 필요가 없고 모래만 구비해주면 대소변도 알아서 해결하지요 관리측면에서 볼 때도 고양이는 진리입니다
2015.06.18 00:54
2015.06.18 00:56
이 정도로 장시간 숙고를 거듭할 정도의 신중함이라면 충분히 고양이와 생을 함께할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같은데요? 저는 멍뭉이를 업어다 키우는데요. 처반 적응기 거치고 나니, 삶의 질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지금도 가족이 다른 데 가 있어 혼자인데, 멍뭉이와 카톡이 함께 해서 그런지 외롭지가 않아요. 정신적으로 훨씬 든든하구요. 기분 다운됐을 때 위로가 되기도 하고 좋은 점이 많아요. 전 고양이는 너무 독립적이라 별로,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개님을 선택했는데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아주 만족합니다.
2015.06.18 01:01
안그래도 새로 생긴 동네 공원에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느라 공원을 개판(?)으로 만들어 버려서 개에게도 마음이 가지만.. 역시 고양이!!! 가 되더군요.. '멍뭉이' 라고 하니 더 귀엽네요ㅎ
2015.06.18 01:00
2015.06.18 01:15
2015.06.18 12:24
2015.06.18 01:25
전 10년 넘게 키우던 고양이가 2년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로는 간간히 길냥이들 임보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나 말고 다른 생명을 그것도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책임진다는건 힘든일이지요
굳은 다짐을 했더라도 막상 닥치게 되면 갑자기 생기는 변수들도 있구요
먼저 고양이를 아직 한번도 키워보지 않으셨다면 갑자기 입양을 하시는 것보다는 지인의 고양이를 1,2주 탁묘를 하시거나
근처 지역 캣맘협회에서 길고양이 임시보호를 먼저 해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냥이 털 많이 빠진다 말로만 듣는것과 실제로 직접 겪는건 상당히 다른 일이거든요
우선은 1,2주 함께 다른 고양이와 지내보시고 알러지나, 털 등 겪어보시고 지낼만하다는 생각이 드시면 그때 입양을 하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입양하기전엔 먼저 이런 경험을 해보는게 결정하시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2015.06.18 02:32
5년 키운 애와 겨울에 구조한 업둥이로 입양을 못가고 주저앉은 애 둘 , 최근 현관까지 따라 들어와 버티다가 출산해 집을
아기동물 포육장으로 만든 애까지 현재 총8마리가 함께 있습니다.
(이사하고 묘구수가 확 늘었습니다. 고양이가 따라오기는 고사하고 잘 보기도 힘들었는데 동네 탓입니다)
큰 애들은 늘 잡니다. 이불 책상 의자에 하나씩 놓인 쿠션같은 존재감입니다. 다 큰 집고양이처럼 느긋하고 손 안 가는 동물이 또 있을까요.
그에 비해 한달 사이 태어난 아기들은-이제 젖도 거의 떼고 입양보낼 곳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터
달린 솜털뭉치같아요. 운동능력이 이미 아기수준이 아니지만 너무 작아서 뭘 어지르지도 못하고 보고 있으면 그냥 말도 못하게 귀엽기만 해요.
아직 손바닥만 하고 울음소리는 삐약삐약이고요.
무튼 고양이랑 사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집이 바로 고양이 카페요 petting zoo
얘들이 본의 아닌 수고와 아주 간혹 피해를 끼치는 것을 살아있는 동물과 지내는 것이니 당연하다 여길 수 있고, 평생을 같이 해줄 여건과
확신만 있다면요.
2015.06.18 05:54
2015.06.18 14:55
2015.06.18 09:04
턱시도 뚱띠(미안하다..ㅡㅡ)냥 8년차 집사로써 말씀드리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집니다. 고양이는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동물'이지만
집사입장으로 보면 '공동체'로 느껴지지요..말은 못하지만 서로서로 체온을 공유할 수 있다는 뿌듯함..^^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가 집에서 병을 앓으실적에 어머니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우울증에..폐렴까지 앓으셔서 어머니가 한동안 힘드셨는데, 우연히 텃밭에서 아기냥을 주워온 이후...마음의 안정을 많이 찾으셨습니다.
2015.06.18 09:17
2015.06.18 11:06
2015.06.18 12:18
타투를 늘 하고싶어하면서 용기가 없어서 예쁜 타투 사진만 모아놓고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4개월차 집사로서 이 글 몹시 공감 가네요 ㅎㅎㅎ
타투를 지르신 결단력도 부럽구요!
비파님 댓글에 있는 '괴로운 감수꺼리는 초반에 몰빵'이란 말에 몹시 공감입니다. 하지만 포기해야 할 게 많은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대부분 저는 포기해도 상관없는 것들이라서 (주로 집안 인테리어나 여행의 기회 등등.. 원래 집순이인데다가 인테리어에 관심없음) 괜찮았지만..
만약 나중에 본가로 들어갈 가능성이 1%라도 있으시거나 막연하나마 15년 안에 결혼 계획이 있으시다면 반려자를 만날 때도 그런 걸 고려해야겠지요. (결혼과 동시에 버려지는 동물들을 종종 보아서..)
하지만 정말 첫 댓글처럼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행복해질 거에요. 아침마다 고양이 촉촉한 코에 잠깨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왜 진작 키우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도 매일 느끼고 한편으로는 키우지말걸 하는 기분도 들어요. 너무 행복해서 이 행복이 사라지면 어떻게 살지? 싶어서요 ㅠㅠ
제 경우엔 아깽이를 데려와서 초반에는 24시간 매사가 고양이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조금 큰 지금은 제 생활도 정상 궤도를 되찾아서 더 행복하네요.
2015.06.18 15:12
에미넴이 어린이들한테 그랬죠.
아무도 타투하고 후회하지 않는다!
2015.06.18 12:28
고양이는 늪이에요. 빠지면 못 나와요. 생각이나 일이 다 고양이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고 사람은 별로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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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라는 것이 다 그러하겠고 아직 개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지실 겁니다
그리고 왜 진작 키우지 않았나 후회하게 되실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