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11.23 14:06

여은성 조회 수:613


  1.요즘은 노력이라는 것에 대해 가끔 생각해보곤 해요.


 노력...노력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예요. 죽음보다도 싫어하는 건 몇개 되지 않는데, 그중 하나가 노력이예요. 노력이라는 말도 싫어하고 노력을 하는 것 자체도 싫어하며 노력하면서 살아간다는 이유로 자기가 남들보다 좀 낫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싫어하죠. 이건 아마 어렸을 때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반발심이 더 강해진 이유도 있겠죠. 


 한데 이세상의 법칙이 늘 그렇듯이 메시지보다는 메신저가 중요하잖아요. 가만히 보면 '그만 잠자고 노력해라, 돈을 쫓지 마라, 미쳐야만 한다 넌 목숨걸고 뭔가에 미쳐본 적 없는 것 같아서 참 한심하다'라는 말을 한 시간씩 해대는 사람들은 글쎄요...전혀 닮고 싶지도 않고 부러울 것도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정작 부러워할 만한 걸 갖추고 있는 녀석들은 절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하긴 당연한 거겠죠. 어린 꼬마를 붙잡고 몇시간씩 얘기를 하기엔 시간은 귀중한 거니까요.



 2.노력을 무작정 싫어하는 건 아니예요. 인생은 도박이고 노력도 도박 중 하나일 뿐이라고 보거든요. 돈 대신 시간과 정성이라는 칩을 배팅할 뿐 배팅한다는 점은 같죠.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엔 해당 기간동안 행복하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배팅해야 하고요. 어떤 기간동안 노력한다는 건 캔버스의 많은 부분을 하얗게 칠하기 위해 일정 부분은 검게 칠하는 걸 참아내는 것과 같다고 봐요.


 1~2년간 어떤 목표를 가지고 노력했는데 안 됐다면 미칠듯이 화가 날 거예요. 한데 여기엔 함정이 숨어 있죠. 이 세상이 마련해놓은 그런 것들은 대개 도전 기회가 계속해서 제공된다는 거죠. 그게 정말 무서운 거예요. 무언가를 가지려고, 또는 무언가가 되려고 2년을 배팅한 사람이 거기서 일어나 카지노를 나갈까요? 


 '이 카지노에선 2년만 쓰고 기분좋게 나가려 했으니까. 하하!'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본 적 없어요. 그들은 여기서 털고 나갈지 또 배팅을 할지 고민해요. 정확히는, 고민하는 척하죠. 고민하는 척을 끝내면 다시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칩으로 바꿔 배팅하는거죠. 



 3.언젠가 썼는지 모르겠네요. 이 세상이 우리에게 원하는 건 두가지뿐, 노력하는 것과 경쟁하는 것이라고요. 그것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결국 결론은 한가지예요.


 어떻게 하면 세상이 마련한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거죠. 미로의 위층으로 가든 아래층으로 떨어지든 미로 안에 있다는 점은 같잖아요. 미로 안에 있는 한 이 소름끼치는 세상이 잘 돌아가도록 돕고 있는 거니까요.


 모르겠네요 이 글을 왜 썼는지. 아마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네요. 인생이라는 도박장에서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칩으로 바꾸는 것까지는 좋다고 봐요. 어쨌든 밑천은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칩을 잃었을 때 보상해줄 마음도 없는 녀석들이 옆에서 '이 도박장에서 이기는 법은 내가 잘 알아. 너보다 여기서 굴렀어도 몇 년은 더 굴렀거든. 그 칩은 저기에 배팅해야 해. 안 들으면 후회해. 내말 들어.'이러는 걸 보고 있는 게 짜증나서 쓴 거 같아요. 



 4.휴.



 5.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진지하죠. 적어도...진지하기는 한 거예요 그들은. 더 짜증나는 놈들은 위에서 그걸 내려다보며 킥킥거리는 녀석들이예요. 그 웃음소리는 늘 들릴 듯 말 듯하게 여러 소음에 섞여서 들려오기 때문에 들린다고 주장해 봐야 소용이 없죠. 가끔씩 들려오는 그 웃음소리가 내가 아직 도박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죠. 



 6.언젠가는 도박장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니...여기서 데리고 나가고 싶은 사람 한명 아니면 두명...데리고 나갈 수 있을만큼 데리고 나가는 상상을 하곤 해요.



 7.만약 나이를 먹고 정신을 차려보니 도박장을 떠도는 유령이 되어있다면 글쎄요...걱정이 되네요. 도박장을 떠도는 유령이 되어있는 게 걱정되는 게 아니라 도박장을 떠도는 유령 신세를 끝낼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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